▲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거들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아마 제가 민생 입법을 방해하는 거기에 대해서 비상재정경제명령, 긴급재정경제명령 같은 거를 제가 대수비(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얘기를 하고 장관도 아마 들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했을 때 만약에 거대 야당이 반대를 해서 불승인을 하게 되면 또 이게 전부 사상누각이 되는데 이런 계엄 같은 거를 하는 상황에 국민들의 여론이라든가 이런 게 좀 바뀐다면 이런 걸 한번 검토해 볼 수 있지 않나, 저도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는 몰랐는데 오늘 얘기하는 거를 보니 그런 거는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상누각이라는 말은 '모래 위에 지은 집'이란 뜻으로, 부실한 건축물뿐 아니라 사상이나 논리가 탄탄하지 않을 때에도 비유적으로 쓴다. 윤 대통령이 '사상누각'을 언급한 것은 긴급재정경제명령이 가진 한계 때문으로 보인다.
긴급재정경제명령은 국회 승인 없이 발령할 수 있지만, 국회의 사후 승인을 얻지 못하면 그 명령은 효력이 정지된다고 헌법에 규정돼 있다.
'국가비상 입법기구는 긴급재정경제명령 준비 조직이다'라는 김 전 장관의 증언을 사실로 인정한다고 해도, 국회의 승인이 없다면 물거품이 될 조치를 하기 위해 준비하라고 쪽지를 준 셈이다. 다시 쪽지로 돌아가, 쓰여 있는 문장을 보자.
"국가비상 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내리는 데에 별도의 예산이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명령은 기존 정부 부처가 준비하면 되고, 별도의 조직을 만들 필요도, 예산을 크게 들일 일도 없다. 왜 굳이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는 쪽지를, 그것도 비상계엄을 하는 긴박한 와중에 기재부장관에게 주었을까?

▲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가 비상계엄 당일 윤 대통령에게 받았다는 쪽지.
MBC화면캡처
예산 편성에도 시간은 걸린다. 따라서 예산을 편성하라는 것 자체가 하루이틀 일회성으로 하는 일이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인력을 들여 상당한 기간 동안 추진하는 일이라는 얘기가 된다. 국보위든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이든, 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은 상당 기간 국회가 작동하지 않을 것을 전제한 것이다.
가장 큰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이 쪽지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거들고 나선 일이다. 김 전 장관이 직접 타이핑했고 윤 대통령은 검토도 하지 않았다는데, 그 내용이 국보위 유사 조직인지,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인지 어떻게 확신해 '지금 보니 그런 것 같다'는 식으로 장황한 설명을 하겠다고 나섰을까.
자기가 봐도 '비상입법기구=긴급재정명령' 주장은 '사상누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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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입법기구=긴급재정명령? 김용현 거드는 윤석열의 '사상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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