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새가 찾은 곳에 이런 화려한 관광교량은 완전히 이질적 요소다.
정수근
여기에 '경관명소'와 '관광활성화 도모'라는 추가 목적까지 덧붙이고 있다. 평가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본 사업은 관광보행교 설치를 통하여 조망되는 달성습지의 자연보호에 대한 교육과 관광객들의 생태관광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며, 대명유수지, 화원유원지 등의 문화관광 자원을 강정보 디아크 주변 일대와 연계하여 생태환경교육 및 문화관광 거점으로 조성하여 대구지역의 경관명소 창출 및 관광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생태환경교육'과 '문화관광 거점 조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하고 있다. 생태환경교육이라 함은 달성습지의 아름다움과 이곳을 찾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통한 교육일 것인데, 이곳에 화려한 조명을 설치하고 분수까지 쏘면서 생태환경교육을 말하는 것이 의아하다.
따라서 두 마리(연결성 확보와 관광)를 넘어 세 마리(연결성 확보와 관광 그리고 생태교육) 토끼까지 잡으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으로 애초의 목적인 '연결성 확보'와 '생태교육'이라는 두 가지를 목적으로 삼아 공사를 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것이다.
그런 기조라면 굳이 금호대교 하류인 달성습지 쪽으로 치우쳐서 교량을 건설할 필요가 없고, 금호대교 상류에 교량을 설치해 연결성을 확보하고, 생태교육의 장으로 그 교량을 활용하면 좋다는 것이다.

▲ 앞에 보이는 저 금호대교 상류에 새로운 교량을 건설하라는 것이다.
정수근
순천시 통해 배우자... 달성습지를 진실로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이곳은 달성습지의 영역이다. 그래서 대구 달서구청은 이곳에 먹이주기 행사까지 벌이면서 철새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참에 우리도 겨울 동안만이라도 이곳에 야생동물 먹이 나누기 행사라도 벌여서 달성습지를 찾는 겨울철새들과 야생의 친구들을 위해 봉사할 필요가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이승렬 공동의장의 제안이다. "교량 공사 유무 이전에 이왕 이렇게 달성습지와 크게 인연이 됐으니 이곳을 찾는 배고픈 겨울철새들과 역시 배고픈 야생동물들을 위해서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는 제안인 것이다.
이처럼 달성습지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 야생의 영역에 가까운 곳이다. 인간보다는 야생의 존재들이 더 많고 더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 관광이라는 용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태교육'이란 목적이 더 어울리고 그를 위해 '하천의 연결성 확보'라는 목적이 더 부합한다.

▲ 공사현장 부근 금호강을 찾은 흰비오리. 깜찍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겨울철새
정수근
따라서 대구시는 모든 정책을 수립할 때 철학이 수반된 가치 판단에 따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달성습지라는 야생의 영역에 대한 철학적 비전에 바탕을 둔 정책적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야생의 영역이므로 관광보다는 생태교육에 초점을 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광의 요소까지 확대한다면 그것은 '생태관광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박호석 공동대표는 말한다.
"달성습지라는 세계적 습지에 화려한 관광교량은 너무 이질적 요소다. 그러지 말고 달성습지도 살리고 '생태교육'을 통한 '생태관광'의 거점으로 삼으려면 현재의 위치가 아닌 금호대교 상류로 이전해 시공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달성습지를 활용한 '생태관광'이라는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는 길이다."

▲ 공사현장 앞에 현수막이 내걸렸다. 금호강 르네상스 삽질을 멈추고,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수근
14일 현재 공사는 중단돼 있고, 아마도 겨우내 공사는 재개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니, 그 기간 다시 심사숙고해서 제대로 된 바른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순천시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순천만이라는 대자연과 그곳을 찾는 흑두루미를 활용한 '생태관광'의 묘미를 살리고 있는 순천시를 따라서 달성습지와 이곳을 찾는 다양한 겨울철새라는 생태적 자원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의 위치에 교량을 건설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란 것이다.
현재의 위치에 관광교량을 설치하는 것은 이곳을 찾는 겨울철새들을 모두 내쫓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시의 생태적 각성을 통한 정책의 수정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그것이 더 '금호강 르네상스'에 진실로 부합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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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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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된 금호강 르네상스... 달성습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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