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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중대결심? 하야라면 불명예 피하고 동정심 유발하려는 꼼수"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신인규 변호사

등록 2025.02.16 11:06수정 2025.02.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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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하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새해 들어 반등하더니 2월 현재는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여론조사도 나오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탄핵 심판 진행되던 때와는 다른 흐름을 보인다. 이유가 뭘까?

8차까지 진행된 탄 심판과 함께 정치권의 흐름을 짚어보기 위해 지난 14일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인 신인규 변호사와 전화 인터뷰 진행했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자기주장만 하는 윤석열, 파면 거의 확정적이라 본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했다. 헌법재판소 제공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변론이 8차까지 진행되었는데 어떻게 보고 계세요?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이 지금 8번 진행 되고 기일을 더 잡겠다고 하는 건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본인의 정치적 의견을 피력하는 정치적 활용의 장으로 변질된 느낌을 받았고요. 헌법이나 법률상 중대한 위반이 우리 탄핵 심판의 요건으로 되어 있죠. 그런데 그 요건과 무관한 내용들로 주를 이루면서 헌재의 변론은 내용면에서 실효성 없는 변론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상당히 우려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나요?

"예를 들면 재판관들에 대한 도 넘은 공격이죠. 그 공격도 사실 어떤 재판관에 대해 정상적인 문제 제기를 한다기보다 연좌제와 같은 문제 제기가 주를 이루었고 또 최근에 문형배 대행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지나친, 도를 넘은 의혹들이 있었잖아요. 헌법재판에 대한 정당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하나의 전술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나와서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계엄에 대해 본인이 정당성을 주장합니다만 그 논거는 대지 못하고 결국 계엄에 이르게 된 계기라든지 배경에 대해서만 장황하게 자기주장을 하죠. 이런 식의 변론이라면 대통령 파면은 거의 확정적인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질이 낮은 재판으로 보였습니다."

- 국민의힘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서두른다고 주장해요. 변호사님 보기에는 어떤가요?


"탄핵 심판이 180일 이내에서 하게 돼 있는 거고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에 비하면 사실 졸속으로 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윤석열 대통령 측이 본질 본질에 집중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니고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전략을 취한 것 같아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증인으로 나온 사람 중에 주목한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홍장원 국정원 제1차장이 굉장히 눈에 많이 들어왔어요. 단호하게 본인이 아는 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계엄에 대해 핵심 중의 핵심이 유력 정치인들에 대한 체포 부분인데 여기에 대해 홍장원 차장이 일관되게 진술을 해줘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 측은 홍장원 차장과 곽종근 사령관이 탄핵 공작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소위 말해서 홍장원, 곽종근 같은 사람들이 공작으로 본인을 탄핵시키려고 한다고 주장 하는데, 순서에 따라 보더라도 계엄이 먼저고 탄핵이 이후거든요. 자기가 임명한 사람들이 자신을 탄핵시키려고 공작한다는 것 자체는 순서에 맞지 않는 면이 있고요. 무엇보다 계엄이 먼저 있었고 그 계엄을 선포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거든요. 자신이 불법적인 계엄을 선포해 놓고 오히려 거기에 대해서 본인이 공작당했다고 주장하는 건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지고 뻔뻔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 8차 헌재 변론에서 드러난 것 중 하나가 김건희 여사와 조태용 국정원장이 계엄 전날 문자 주고받았다는 거죠. 이건 어떻게 보세요?

"조태용 국정원장과 대통령 배우자가 연락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이상한 상황인 거고요. 그게 밝혀졌기 때문에 김건희까지도 이 계엄 상황에 윤석열 대통령과 서로 교감이 있지 않았을까 해요. 그렇다면 공범으로서 수사받아야 되죠."

- 윤 대통령 대리인단이 중대 결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중대결심이라 하면 대통령직 사임을 상정할 수 있는데 그게 맞다면 파면의 불명예를 피하고 정치적 동정심 유발하려는 꼼수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보여온 반법치와 반헌법적 행보로 국민을 극단적 분열로 만든 그 책임은 반드시 끝까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말로만 하는 대국민 겁박인지 모르겠으나 내란 행위로 파면이 유력한 대통령 측에서 국민들께 할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 20일 10차 변론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데요. 한덕수 총리, 홍장원 차장,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증인 채택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세요?

"헌법재판소가 추가로 한덕수 총리까지 불러서 심리하겠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더 들어볼 만한 변론의 필요성은 없는데, 홍장원 차장 같은 경우는 한 번 더 부르는 거거든요. 이런 일은 상당히 이례적이죠. 아무래도 헌법재판소가 지금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탄핵 불복 프레임을 염려한 나머지 조금 더 의견을 들어서 승복 가능한 결론을 내보겠다는 의지로 보여요. 근데 증인 신문을 11번 하든 12번 하든 횟수에 상관없이 불복하려는 사람들은 어쨌든 불복할 걸로 보입니다. 때문에, 눈치 볼 거 없이 법과 원칙대로 헌법재판소가 본연의 기능에만 충실하는 게 맞지 않나 합니다."

- 국민의힘이 헌재를 공격하잖아요. 탄핵 인용 결정이 나왔을 때 불복하기 위한 빌드업이라고 보세요?

"저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에 대한 공격,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마치 편파적인 재판을 하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움직임들이 헌재의 결정에 불복하기 위한 하나의 빌드업으로 봅니다."

- 13일 MBC에서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에 대한 보도가 있었어요.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보면 체포 명단에 500명 정도 있었다고 나오던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윤석열의 내란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보고요. 지금도 내란에 대해 윤석열 측에서 부인하고 있는데 그걸 부인하기에는 관련자들의 복수 증언이 너무나도 차고 넘칩니다. 이런 관련 물증과 주변 증언에 의할 때 저는 윤석열의 내란 행위는 충분히 입증이 된다고 보고요. 500명 명단이라는 것도 매우 충격적이면서도 그 자체가 이 내란 행위를 직접적으로 입증해 주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심 우선하는 김문수, 대선 경쟁력 얼마나 있을까"

- 최근 여론조사 동향을 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오잖아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양당제를 취하고 있고 사실상 3지대가 선전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양쪽으로 팽팽하게 붙는 건 한국 정치 지형을 그대로 반영해 준다고 보고요. 민주당의 부족한 부분들에 대한 국민들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더 본질적으로 국민들이 윤석열의 내란 진압에 더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정당 지지율은 별로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파면 이후 대선 국면으로 갔을 때 나오는 정당 지지도와 인물 가상 대결들이 훨씬 더 유의미한 지표가 아니겠나 합니다."

-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 높잖아요. 대선에서 시대정신은 뭘까요?

"저는 다음 시대 정신은 일단 내란 진압이 먼저일 것 같고요. 내란 진압에 성공함과 동시에 지금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여러 가지 위기들을 지켜봤을 때 다음 대통령이 되려는 분이 시대정신을 명확하게 던지셔야 될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시대정신은 기회 다원주의 모델에 따라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목소리를 최대한 받아들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AI가 지금 거의 우리 피부에 다가와 있기 때문에 AI 거버넌스를 누가 구축할 것이냐에 대한 마스터 플랜을 던지는 것을 시대정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갑)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시갑)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유성호

-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힘이 자정 능력을 잃어버렸고 극우 아스팔트와 손을 잡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당연한 귀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당심을 우선하는 김문수 후보를 뽑았을 때 대선 경쟁력이 얼마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감이 분명히 올 거라고 봅니다. 룰 세팅 자체를 당심을 더 반영하는 쪽으로 간다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전혀 밝지 않다고 봅니다."

- 지금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과 선 긋기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탄핵 심판 후 선 긋기가 가능할까요?

"이미 국민의힘은 전광훈 세력 내지는 아스팔트 보수의 극단적인 강경 노선에 붙잡혀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자정 작용을 통해 민심을 반영하는 정상 정당으로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봅니다."

- 야 6당이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했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명태균 특검법은 김건희의 이슈 중에서 일부를 발췌해서 특검법 발의한 거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전략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명태균 특검법이 국민의힘의 향후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명태균과 관련이 없는 한동훈계나 김문수를 지지하는 쪽에서 충분히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전보다는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2.3윤석열 내란 사태를 사전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체포 리스트에 정치인을 비롯한 방송인이 포함된 것에 대해 “황당무계한 정말 끔찍하고 잔인한 계획을 세웠던 게 드러나고 있다”라며 “대체 이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이냐”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2.3윤석열 내란 사태를 사전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체포 리스트에 정치인을 비롯한 방송인이 포함된 것에 대해 “황당무계한 정말 끔찍하고 잔인한 계획을 세웠던 게 드러나고 있다”라며 “대체 이게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이냐”고 말했다. 유성호

- 최근 이재명 대표가 우클릭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이재명 대표도 이제 대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통합의 행보를 이어갈 거라고 보고요. 아무래도 당내에서 비명계들이 정치적인 공격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얼마만큼 원칙 지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품어내느냐에 대한 과제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대선을 앞두고서는 지금과 달리 더 적극적이고 조금 더 통합 지향적인 행보를 할 거라고 봐요. 소위 말하는 우클릭 전략도 더 많은 국민들을 자기의 지지자로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이기 때문에 저는 매우 좋게 평가합니다."

- 이재명 대표가 의원 소환제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세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 중심으로 하면서 예외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직접 반영하기 위해 국민투표제는 이미 도입되어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국민발안제와 더불어 국민소환제가 검토되어 왔는데요. 달라진 기술환경과 다양한 국민들의 의사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국민소환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개헌이 필요한 사안으로 검토되므로 개헌 시에 반드시 국민소환제 도입하여 국민이 배제된 정치를 정상화하는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앞으로 한 달이 대한민국에서 중요할 거 같은데, 관전 포인트 짚어주세요.

"이제 조기 대선으로 가는 국면인데 아무래도 파면이 이루어지는지가 첫 번째로 중요할 것 같고요. 파면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민주당이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판결 결과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아요. 보수에서는 과연 단일 후보를 낼 수 있겠느냐가 중요하겠죠. 지금도 친윤이니 친한이니 개혁신당이니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하나의 단일 대오를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신인규 #탄핵심판 #국민의힘 #윤석열 #홍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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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연재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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