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항소심 선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사건 항소심 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이정민
18일 삼성과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세 가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늘 전해진 뉴스가 중요한 것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일반 개인 투자자의 관심과 함께, 삼성 오너 이 회장의 그룹 내 입지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죠.
우선, 삼성전자 주식 이야깁니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 5월 16일까지 3개월 동안 자기주식 총 3조 원어치를 사들인다고 발표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보통주 4814만9247주, 우선주 663만6988주를 사들입니다. 사실 이번 3조 원어치 주식 매입과 소각은 예정돼 있던 겁니다. 작년 11월에 삼성전자는 '주주 보호와 이익'을 위해 대대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발표합니다. 1년 동안 무려 10조 원어치를 3개월씩 쪼개서 사들이기로 합니다. 첫 번째 3조 원어치 주식은 오는 20일 소각됩니다.
사실 당시 삼성전자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던 것은 시장의 압력이 컸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3년 한때 8만 원에서 9만 원까지 내다봤던 주가는 작년 11월 4만9900원으로 5만 원대가 무너졌습니다. 주가가 가장 높았을 때의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무려 200조 원 이상 날아간 셈이었습니다. 450만 명에 달하는 일반 주주들의 불만과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죠.
회사가 자기 돈을 들여가며 시장에 유통중인 주식을 사들인 후 없애버리면(소각), 주가는 오르기 마련입니다. 삼성의 10조 원어치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발표에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죠. 하지만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5만 원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게다가 오늘 발표한 3조 원어치 자사주 매입 발표 가운데, 5000억 원어치는 임원들에게 줍니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일종의 보너스로 지급되는 임원 성과급을 주식으로 주기로 했거든요. 아마 앞으로 매입하는 자사주도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10조 원어치 자사주 매각과 소각에 따른 주가상승 기대는 떨어지게 됩니다. 또 삼성전자는 이번에 사들인 2조5000억 원어치 자사주 소각 여부도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오늘 900원 올라, 5만69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재용 회장에 관한 소식도 눈에 띕니다. 오늘 오전 삼성전자 이사회가 열렸는데요. 다음 달(3월)에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 올릴 안건 등을 심의했습니다. 사내외 이사 등 경영진 변동이 큰 이슈였는데요.
이 회장은 지난 3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사건 항소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올해 삼성전자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일종의 '책임 경영' 차원입니다. 그동안 재벌 오너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그룹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도, 법적 책임은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죠. 이 회장도 마찬가지였는데,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등기이사 선임은 없던 일이 됐습니다.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 이사로 이름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죠.
나머지 소식은 이 회장이 받는 배당금과 관련돼있습니다. '삼성전자 회장'이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이 회장은 '등기 이사'는 아니기 때문에 회사에서 월급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주주로 배당금을 받습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텍스가 오늘 내놓은 자료를 보면, 작년 이 회장이 받은 배당금이 3465억 원 입니다. 2023년에는 3237억 원을 받았는데, 1년새 228억 원 늘었습니다.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일하고 있다'는 이 회장은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습니다. 삼성전자 주가와 큰 상관도 없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올해가 삼성전자의 역사 속에서 도약과 성장의 한 해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면서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요. 정말 그렇습니다. 중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는 사실상 없어졌습니다. 대만 TSMC와 SK 하이닉스 등과의 인공지능을 위한 차세대 반도체 생산 및 기술 격차는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발 반도체 규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삼성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10조 원어치 주식을 사들여서 없앤다고 해놓고,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주식을 나눠주고, 오너 일가는 매년 수천억 원씩 배당금을 받아갑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속이 탑니다. 삼성전자, 정말 믿어도 됩니까?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있다. 왼쪽부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최 권한대행, 최태원 대한상의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뉴스.
작년 말 가계 빚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부담으로 여겨온 가계 부채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를 보면,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3000억 원입니다. 2002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합니다. 특히 작년 4분기에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빚이 계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그나마 금융당국과 은행권에서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빚 증가 속도가 주춤한 정도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가계 빚 2000조원 시대가 곧 옵니다.
이처럼 가계 빚이 많아지면, 소비는 위축되기 마련입니다. 실제 통계에서도 드러났습니다. 통계청이 오늘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지역경제 동향'을 보면, 작년 전국 소매 판매가 2.2% 줄었습니다. 특히 작년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전국 17개 모든 시도에서 소매 판매가 전년보다 감소했습니다. 모든 시도에서 소매 판매가 감소한 것은, 가계 빚과 마찬가지로 통계청에서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 이래 처음이라고 합니다. 전반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 여기에 작년 말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소비 부진에는 고물가의 영향도 있죠. 요즘 서울 웬만한 유명 식당에서 냉면이나 자장면 한 그릇 먹으려면 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이를 두고 '면플레이션'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면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데, 그만큼 고물가를 상징하는 말이 됐죠. 이같은 면플레이션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종합포털을 보면, 자장면 한 그릇 평균 가격이 7500원으로 올랐습니다. '평균' 가격입니다. 냉면과 칼국수는 평균 가격이 각각 1만2000원, 9400원이 넘습니다. 냉면으로 유명한 우래옥, 봉피양, 평가옥 등의 식당 냉면 한 그릇 값은 1만6000원입니다. 이젠 자장면, 칼국수 한 그릇도 맘 편히 먹기 어렵게 됐습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회사들이 공장을 지으면 세제 혜택을 주는 법이 추진중인데요. 오늘 국회 상임위에서 이른바 '케이(K) 칩스법'이 통과됐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서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올려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이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은 15%에서 20%로, 중소기업 25%에서 30%로 높아집니다. 또 각종 반도체 연구개발 세액공제 적용 기한도 길게는 7년 연장됩니다. 국민들이 세금으로 기업 지원에 나선 만큼, 이제 기업들은 일자리와 성과로 보답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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