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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중심에서 여성의 관점으로 보는 제주4.3의 고통

관객이 기획해 4월 3일 전국 100개 상영관에서 볼 수 있는 4.3영화

등록 2025.02.23 14:10수정 2025.02.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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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다룬 기록(Documentary)영화는 여럿 있으나 여성을 다룬 영화는 거의 없다. 지난 22일 상영된 <목소리들>은 감독(지혜원)과 제작자(김옥영)도 여성이고, 출연자인 피해자(김은순, 김용열, 고정자, 홍순공 등)도 구술 채록 담당자(조정희)도 여성으로 이뤄진 4.3영화다. 이 날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유료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번 시사회는 제주4.3항쟁 제77주년 추념식이 있는 4월 3일 전국 각지에서 '나만의 영화제'를 열 관객추진단 모집을 위해 기획됐다.

제주4.3피해자 여성을 다룬 '목소리들' 시사회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을 한을 담은 영화 '목소리들' 제작진과 관람객과의 대화
▲제주4.3피해자 여성을 다룬 '목소리들' 시사회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을 한을 담은 영화 '목소리들' 제작진과 관람객과의 대화 박진우

제주4.3 당시 마을의 젊은 여자들이 남성으로 구성된 군인과 경찰에게 끌려간 뒤 돌아오지 못했다. 한 소녀는 밤마다 항아리 속에 들어가 몸을 숨겨야 했고, 한 소녀는 자신의 눈 앞에서 죽어간 언니의 죽음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언니와 함께 끌려갔던 다른 소녀는 결국 혼자서 살아 돌아온 뒤 말을 잃었다.

7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소녀들은 노인이 됐다. 여전히 당시의 기억을 던져 버리지 못한 채, 공포와 두려움이 체념이 되어버린 지금, 침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제주 구좌읍 세화리 습격사건 때 큰고모할머니의 살해를 목격하고 철창으로 일곱 군데를 찔려 후유장애인이 된 1931년생 홍순공 삼춘(남녀 구분없이 어른을 표현하는 제주어)과 표선면 토산리 달빛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1934년생 김은순 삼춘, 애월읍 하귀리 비학동산에서 임산부 살해 사건의 목격자인 1942년생 김용열 삼춘, 아버지와 언니가 토벌대에 학살되고 난 후 '폭도 딸'로 손가락질을 당하며 살아야 했던 1932년생 고정자 삼춘. 제주 여성들의 고통스런 삶의 모습은 제주4.3 여성 연구자인 조정희씨의 면담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지금까지 제주4.3 영화는 가해자를 밝히는 데 주력해왔다. 당시 무고한 양민 수만여명을 죽인 살인자가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췄던 결과다. 가해자가 공권력이라고 밝혀졌지만 명령권자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의 고통을 밝히는 과정도 더 늦출 수 없는 시점이다. 피해자들이 이승을 떠나고 있고 생존자가 몇 사람 없기 때문이다. '목소리들'은 그중에서도 여성 생존자를 깊이 바라본다.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의 고통을 담은 영화 자보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을 사람의 고통을 다룬 영화 '목소리들'을 알리는 자보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의 고통을 담은 영화 자보 제주4.3의 피해자인 여성을 사람의 고통을 다룬 영화 '목소리들'을 알리는 자보 김옥영

2024년에 전주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상과 EBS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언급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목소리들>은 12세 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상영시간은 88분이다.

지혜원 감독은 "제주4.3을 늦게 알아 미안함이 컸다. 여성의 피해 그 자체보다 4.3의 가해가 아직도 진행형임을 알리고 싶었다"라며 "제주 여성들은 여성이어서 받은 고통도 컸지만, 대부분의 남성들이 죽임을 당한 현실에서 부모와 형제, 자식을 위한 생계를 위한 노동의 주역이 됐고 마을을 재건하는 데도 나서야 했다. 그리고 가해자들의 사과가 없는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영화 속 할머니들의 면담자로 참여한 조정희씨는 "제주의 할머니들은 4.3의 피해를 어머니, 아버지, 오빠 등 가족의 죽음으로만 이야기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기억들은 혼자서 감내해야 할 공포와 수치심이 돼 버렸다"라며 "공허한 눈빛, 긴 한숨, 말라버린 눈물과 침묵으로 말할 수밖에 없었던 그녀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여성의 피해를 4.3이라는 국가폭력의 피해 범주에 어떻게 담아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볼 때"라고 밝혔다.

이 영화의 기획자이며 작가이기도 한 김옥영 제작자는 제주4.3항쟁 제77주년 추념식이 열리는 4월3일 당일 전국 100개 극장에서 '목소리들' 상영하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김옥영 제작자는 "영화는 관객과의 대화다. 때문에 관객을 만나야 한다. 그런데 독립영화가 상업영화와 같은 배급방식으로는 관객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 극장에 의존하는 배급이 아니라 관객이 주도하는 참여형 배급을 시도하게 됐다"라며 "관객이 직접 영화관을 열어 이웃과 함께 하는 이 방식은 일종의 문화운동으로, 역사적 진실을 확산시키는 담론의 장을 넓혀갈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00개의 극장 상영 기획에 '4.3기억영화제'란 이름을 붙였다. 올해 4월 3일에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4.3의 기억을 공유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우리 동네에서도 '4.3기억영화제'를 유치하여 이 영화를 보고 싶다면 '관객이 여는 100개의 극장' 페이지에 접속해 관객추진단으로 신청하면 된다( https://www.ohmycine.com/%EC%98%81%ED%99%94/moksoridle.html ).

제주4.3은 미국의 군사정부가 통치하던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로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하자 분노한 제주도민들은 총파업으로 대응하자 무자비한 탄압으로 시작한다. 이후 한민족이 두 개의 나라로 쪼개지는 것을 반대하며 투표 불참 운동을 하자 대통령이 된 이승만은 섬 제주도에 초토화 작전을 전개하며 1954년까지 야만적인 탄압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134개 마을이 사라지고, 제주도 인구의 1/10 ~ 1/3(3만명~10만명 추산)이 희생된 국가 폭력이다.

2003년 10월 31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했고, 2006년부터 추념식에 여러 대통령이 참석하여 사과했다. 문재인 정부인 2019년 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광화문 광장에서 연 제주4.3 제71주년 추념식장에서는 민갑룡 경찰청장이 "무고하게 희생된 모든 분들의 영정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했고 국방부는 "제주4.3특별법의 정신을 존중하며 진압 과정에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애도를 표한다"는 보도자료로 입장을 표명했다. 그날 오후에 광화문 광장 추념식장에 서대석 국방부 차관이 방문하여 유족들에게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고, 무고한 희생에 대해 사과의 마음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 외에는 학살과 진압을 명령한 가해기관이나 가해자들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43 #제주43 #목소리들 #관객추진단 #100개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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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보장된 정의의 실현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실천하는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이 지속될 때 가능하리라 믿는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토대이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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