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 한국 갯벌 위협"... 사이언스 2월호 게재

국내외 환경 연구·활동가 작성한 서한... 생태계 피해와 항공 안전에 대한 경고 담아

등록 2025.02.22 14:44수정 2025.02.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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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 2월호 중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기사(잡지 갈무리)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 2월호 중 새만금신공항에 대한 기사(잡지 갈무리) 사이언스

"공항 계획이 한국의 갯벌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는 최근 위와 같은 제목의 서신을 싣고 한국 정부가 계획 중인 새만금신공항이 중요한 갯벌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고, 심각한 항공 안전 위험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이언스' 2월호에 실린 이 서신은 박태진(미국 베이지역환경연구소)·최영래(미국 플로리다국제대학)·고예강(미국 오레곤대학)·김나희(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오동필(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나일 무어스(새와생명의터) 등 국내외 생태·환경 연구자·활동가들이 작성한 것이다.

이들은 편지에서 "대한민국 만경강 유역의 수라갯벌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연안 매립 계획 중 하나로 부터 살아남았다"면서 "신공항 계획이 지금 이 중요한 생태적 피난처를 위협하고 있고, 2025년부터 2029년까지로 계획된 이 공항 건설은 수라갯벌이 부양하는 생물다양성과 사회경제적 활동의 비가역적인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항 건설 예정지인 수라갯벌은 만경강 하구에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진행된 새만금 간척사업 이후 유일하게 남은 갯벌이다. 수라갯벌이 위치한 새만금은 409㎢에 달하는 간척지로, 33.9km 길이의 방조제로 둘러싸인 세계 최장의 해안 방조제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수라갯벌의 도요새 무리(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수라갯벌의 도요새 무리(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오동필

하지만 국내외 생태·환경 연구자·활동가들은 이 편지에서 대규모 간척사업의 폐해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수라갯벌이 위치해있는 매립 지역인 새만금은 과거에는 광활한 유역 생태계였다. 새만금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서 핵심 기착지로 기능했고, 매년 최소한 33만 개체의 도요물떼새를 부양했다.

그러나 간척, 매립 및 이와 관계된 각종 건설사업은 새만금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서비스를 붕괴시켰다. 이처럼 심각한 환경 위기 중에도, 수라갯벌은 여전히 멸종 위기의 동식물, 특히 철새들을 부양해 왔는데, 이 중에는 59종의 국가 법정 보호종과 27종의 지구적으로 위기에 처한 종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특히 "신공항 계획은 사회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 계획은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되었기 때문에 예상 이익이 환경 위험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보여줄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군산공항은 신공항 예정지에서 1.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이용객 부족으로 저사용되는 곳"이라면서 신공항의 경제 효과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서한의 공동저자인 최영래 교수는 지난 2022년 9월에 1,308명의 원고가 제기한 법원 소송에서 "이 공항의 비용 편익 비율(BCR)은 0.479에 불과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 무리의 충돌 순간
수라갯벌 상공에서 전투기와 민물가마우지 무리의 충돌 순간 오동필

지난해 12월에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사회적으로 항공기의 조류충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들은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수라갯벌의 보존 가치가 확인되었고, 조류서식지 근처의 다른 공항과 마찬가지로 수라갯벌에서의 조류충돌이 심각한 항공 안전 위험을 야기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2021년 국토교통부의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2021년)에서, 새만금신공항 부지가 조류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최대 636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은 우리 정부의 모순된 행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 갯벌의 절반은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이 개발계획은 한국 갯벌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국제 사회에 납득시키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깎아내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특히 "수라갯벌은 세계유산 구역에서 단 7km 떨어져 있고, 한국 정부는 또한 2022 UN 생물다양성 협약(COP15)에서 2030년까지 지구적 생물다양성 손실을 중단시키고 멸종위기종의 멸종을 막기 위한 긴급 행동을 취하기로 약속한 188개국 중 하나"라면서 "정당화될 수 없는 또 하나의 공항을 만들기 위해 수라갯벌을 희생시키는 것은 환경 보전을 약속한 한국의 결의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서신에 적시했다.

따라서 이들은 "이러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는 철저하고 독립적인 타당성, 환경영향 평가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공항 계획을 멈추어야만 한다"면서 "유네스코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세계유산의 온전성에 대한 공항의 영향을 평가해야 하고. 과학 전문가들은 대안들을 제시하여 보존을 촉진하고, 수라갯벌의 대체불가능한 사회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드러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생물다양성협약 등의 기구는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생태파괴적이고 위험한 개발 계획들을 멈출 국제법적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수라갯벌의 위중한 현 상황은, 종종 개발 우선주의에 밀려 손상되고 마는, 정부의 선의에 의지하는 주류적 보전 패러다임"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2월 10일,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출범 기자회견 생중계(https://www.youtube.com/live/TViPYgoSOa0?si=CFhi_eY1p9vp2eD5)



#새만금신공항 #갯벌 #사이언스 #수라갯벌 #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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