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스테이에서 어야
이보슬
- 다음스테이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나요?
"대표적으로 <완주에서 살아보기>를 운영했어요. 청년들에게 100만 원 규모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6주간 지역 탐색과 아이디어 실험 기회를 제공했죠. 프로그램을 통해 완주로 이주한 청년들이 생겼어요.
또, <고봉밥 THE RED>라는 커플 캠프도 진행했어요. 요즘 나는 SOLO 같은 연애 프로그램이 인기잖아요? 2박 3일 동안 요리, 전통주 체험, 사주 궁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두 커플이 탄생했어요. 운영진이 되고 싶다는 분들도 있었죠.
그 외에도 중장년층 대상 <재도전 지원 프로젝트>, 명상, 전통주, 북바인딩을 체험하는 <고봉밥 캠프> 등을 운영했어요. 프로그램은 다음스테이 SNS에 공지하고, 일반 여행객 숙소 예약은 네이버 숙박예약 시스템을 통해 가능해요."
-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한 분이 떠오르네요. 에티오피아 커피 투어리즘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은 전문가였어요. 한국과 에티오피아를 오가며 커피 행사마다 대사관과 현지 관계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하고요.
재작년에 <재도전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완주에 오셨고, 이 동네에 푹 빠지셔서 지역 청년들과 자연스럽게 협업하게 됐어요. 지역의 일러스트레이터 기대와 함께 에티오피아 커피 세리머니를 쉽게 풀어낸 그림 작업을 진행하고, 다른 나라 친구들이 놀러 오면 다음스테이로 함께 오셔서 한국의 시골을 느끼게 해주시기도 하셨어요.
다음스테이에서는 자전거 대여가 가능한데요, 오실 때마다 항상 같은 자전거를 고를 정도로 익숙해지셨어요. 에티오피아와 이곳 완주가 닮은 부분이 달리기 좋고,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라고 하시며, 에티오피아에서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시기 위해 연습 중이라고 하셨어요. 이분을 보며, 도전과 연결을 쭉 이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다음스테이에서 대여 가능한 자전거
이보슬
일러스트레이터 기대 이야기

▲ 기록가 기대
이보슬
- 서울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서울에 가기 전까지는 충남 아산에서 지냈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 서울에 대한 로망으로 언니 집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5년간 서울에서 살았죠. 건축 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학교에서 배운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졸업 후엔 워킹 홀리데이를 계획했지만 코로나로 무산되면서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다 문구점에서 노트를 보고 '나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이어리를 제작해 펀딩을 진행했어요. 비록 큰 성공은 아니었지만,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되었죠."
- 완주는 어떻게 오게 됐나요?
"2022년, 대학 선배인 어야가 참여 중이었던 완주 체험 프로그램 <농촌에서 살아보기 1기>에 놀러 오라고 연락을 줬어요. 완주에서의 삶이 저와 어울릴 거 같다고 이야기하면서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참여해 보니, 느리게 살며 사람들과 교류하는 완주의 삶이 마음에 들었어요.
결국 주최 측에 요청해서 머무는 기간을 연장해 더 살았고, 이후 <농촌에서 살아보기 2기>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며 총 6개월을 지낼 수 있었어요. 완주의 일상을 경험하며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울에 올라가 한 달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뒤 완주로 내려왔어요."
- 완주에서 주거와 경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처음엔 군 운영 셰어하우스에서 살았어요. 보증금 없이 월세가 5만 원으로 서울의 1/10 금액으로 살 수 있었어요. 지금은 삼봉 지역의 LH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어요. 수익은 디자인 작업, 리플릿 제작, 완주 내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외주 활동으로 얻어요. 북 바인딩 교육도 하고요. 이번 겨울엔 친구들과 주말마다 시장에서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어요. 서울에 있을 때는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하기 쉽지 않았는데, 붕어빵을 팔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재미를 알았어요."

▲ 기록가 기대
이보슬

▲ 기록가 기대의 기록물
이보슬
기록을 통해 소통하다
- 기록가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기록하나요?
"주로 드로잉 일기와 레시피 드로잉, 여행 기록을 써요. 단순한 정보뿐만 아니라 생각, 감정, 가치관까지 그려내며 솔직하고 친근한 기록을 하죠. 디지털보단 아날로그 기록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최근엔 만년필이나 딥펜을 사용해 손으로 직접 기록하고 있어요. 잉크가 번지지 않는 종이를 구입해서 직접 바인딩 한 노트를 사용하기도 하죠.
처음에는 불안을 해소하려고 기록을 시작했지만, 점차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었어요. 단순한 일지를 넘어, 제 기록이 누군가에게 가치관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개체가 되고, 더 나아가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이 큰 기쁨이 되었죠."
-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다양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어요. 실패가 괜찮은 분위기. 도전과 실패가 편안하다면 모두가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되니, 다양성이 보장될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그것을 건강한 사회라고 여기기도 하고요.
그래서 실패를 키워드로 브랜드를 만들고, 기록을 매개체로 세상과 소통해나갈 생각이에요. 전시, 교육, 기록 프로젝트 등을 운영하면서요. '기대'라는 이름처럼, 기록의 대가가 된다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나겠죠?"

▲ 완주 청년들의 놀이터 '노랑집'에서 은도(좌), 기대(중), 어야(우)
이보슬
천천히 사람들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채워가는 기대와 어야. 그들을 보며 중요한 것은 어떤 삶을 선택했느냐보다, 그 선택을 어떻게 의미 있게 가꾸어 나가느냐임을 깨닫게 된다.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해가는 그들의 이야기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우리에게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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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 머물며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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