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1844년 독일 작센주 뢰켄에서 태어나 루터교 목사의 아들로 성장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가톨릭교의 주교에 해당하는 루터교회의 감독관이기도 했다. 그러나 독실한 신앙심 속에서 자란 그는 반항이라도 하듯 "신은 죽었다(Gott ist tot)"는 말로 세상을 비판했다.
아직까지도 그의 말은 단순 신앙에 대한 부정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가 아닌 인간인 사도 바울에 의해 제도화된 기독교를 겨냥하고 비판한 것이었다. 이는 한계에 다다른 당시의 시대상을 종식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한국 기독교는 1884년 알렌 선교사의 입국 이후 약 241년 동안 많은 도전과 시련을 극복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고인물로 정체되고 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기독교 계파를 초월해 주일날 야외에서 연합 예배를 드리기도 하며 정치적 발언을 하는 목사의 발언에 '아멘'으로 화답하기도 하고 오로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예배 중 단체로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제창을 하는 대형 교회의 모습을 보며 이제 한국 교회가 신앙의 순수성을 잃은 게 아닌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전주 서부중앙교회의 노재석 목사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시간에 태극기를 흔들며 예배의 자리에 국가가 들어앉아 있는 것이 과연 올바른 예배인가"라며 한국 교회의 무분별함이 극에 달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처럼 한국 교회는 현재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일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목사들로 인해 종교 본연의 순수성과 신뢰도가 훼손되고 있다. 만일 니체가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면, 작금의 우리 모습을 보며 또다시 "신은 죽었다"고 말할 것 같다.
이제는 변화와 개혁이 절실히 필요
이제 한국 교회는 리부트(Reboot)가 필요하다. 물론 신의 영역인 종교를 컴퓨터 하드웨어의 유지보수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리부트란 단순히 컴퓨터 시스템을 재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장시간 전원을 끄지 못하고 운영 중인 컴퓨터의 잘못된 부분과 오류를 점검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과정 중 하나이다.
오직 하나님을 향한 예배를 위한 신앙심을 회복하고 예배의 본질을 되찾음으로써 한국 교회가 다시금 우리 사회와 신앙인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상징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이다. 옛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종교적으로 접근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옛 속담이지만, 상한 술을 마시고 취한 듯 폭주하며 극우로 치닫고 있는 몇몇 한국 교회들은 부디, 정치적 극단주의와의 결탁을 끊고 본래의 순수한 목적인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 신앙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그들에게 찬송가 527장의 가사를 전해본다.
어서 돌아오오 어서 돌아만 오오
지은 죄가 아무리 무겁고 크기로
주 어찌 못 담당하고 못 받으시리요
우리 주의 넓은 가슴은
하늘보다 넓고 넓어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신은 죽었다' 말한 니체와 한국 기독교의 위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