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현습지의 깃대종이자 터줏대감인 수리부엉이 팔이와 현이가 팔현습지 하식애 이들의 둥지에서 번석에 성공 세 마리이 새끼가 성공적으로 부화시켰다.
대구환경운동연합
"핵심구역에 대한 관리는 기본적으로 절대 보존을 원칙으로, 인위적으로 훼손된 입지에 대한 서식처 기반의 복원과 소극적 이용이란 생태우호적 전략이 필요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얼룩새코미꾸리 및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를 포함한 법정보호종 20종이 서식하고 있음에도 인근에 보도교 건설이 추진돼 논란인 팔현습지 일대에 대한 '물길 식물 식생조사사업'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열린 '금호강 팔현습지 물길 식물 식생조사사업' 발표회에서 김종원 박사(전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는 이번 연구의 배경과 목적에 대해 "숨은서식처를 중심으로 하는 금호강 팔현습지 일대 식생(현존 식물상과 식물군락)에 대한 '서식처 기반(Habitat-based)식물사회학적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토지 관리방안 개발"이라고 밝혔다.
이 일대는 그간 '시민 이용 편리성 제고'를 앞세우며 보도교 건설을 진행하려는 대구시-환경부와 "절대 보전해야 하는 곳"이라는 환경단체가 첨예하게 대립한 현장이다. 이번 연구는 과연 이곳이 대구시의 바람처럼 시민이용 중심의 공간으로 개발할 곳인지 아니면 환경단체들이 주장대로 절대적으로 보전되어야 할 곳인지를 살펴보기 위해 시작됐다.
(사)세상과함께의 공모사업 형태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이 전체 사업을 맡았고 김종원 교수 연구팀이 조사분석을 맡았다. 조사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금호강 가천잠수교~ 화랑교 구간에서 이뤄졌다.
김종원 박사 연구팀은 먼저 현존 식물상 및 현존 식물군락 분석과 지형도(입지도)기반 현존식생도 분석을 통해 금호강 팔현습지 일대의 보전생태학적 관리방안 개발을 도출해내고자 했다. 식물상조사뿐 아니라 그 입지도와 식생도를 통해 공간구획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군락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총 출현종수 353분류군(87과 227속 332종 3아종 17변종 1품종)으로 밝혀졌다.
구체적으로는부유식생(생이가래-좀개구리밥군집), 부엽식생(노랑어리연군집, 마름군집 등), 수중식생(대가래군집), 수변식생(달뿌리풀군락, 줄군락 등), 일시식생(여뀌군집), 하변림식생(왕버들-버드나무군락), 범람원식생(물억색군락), 하식애식생(부처손-애기석위군락)으로 구분됐다.

▲ 노란색 꽃을 피우는 노랑어리연꽃군락
김종원

▲ 팔현습지 수중식물인 실말군락
김종원
또한 이 지역에 오랜 세월 있었던 팔현습지 잠재자연식생 주요분자로는 왕버들 노거수와 참느릅나무, 팽나무, 모감주나무, 좀목형이 확인됐다. 이 지역만의 독특한 식생(목본)인 것이다. 이외에도 팔현습지를 생물다양성 핵심 서식처 개념으로 나누어 여울서식처, 물웅덩이서식처, 하식애서식처, 물터물길서식처로 구분했다.
아울러 이 일대를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 프로그램(MAB: Man and the Biosphere Programme)을 통한 관리전략 서식처 기반 공간구획'인 조닝(Zoning)기법으로 분류해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나눈 뒤 핵심구역은 절대 보전을, 완충구역은 자연친화적 토지이용과 재자연화 전략을 밝혔다.
팔현습지의 핵심구역과 완충구역

▲ 팔현습지의 핵심구역와 완충구역. 이렇게 공간구획이 가능하고 핵심구역은 절대로 보전이 되어야 한다.
김종원
김 박사는 핵심구역에 대해 "고수위권(高水位圈) 이하의 중점 유수(流水) 공간"이라며 "하도내 습지 다양성이 아주 높은 금호강 팔현습지 생태계의 기반으로, 본 조사면적의 64% 차지한다. 연중 고수위 홍수를 1회 이상 경험하는 하천 시스템의 자연적 기작(mechanism)을 수렴하는 구간"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핵심구역에 대한 관리는 기본적으로 절대 보존을 원칙으로, 인위적으로 훼손된 입지에 대해선 서식처 기반의 복원과 소극적 이용이란 생태우호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홍수터(고수부지)에 자리하는 수성구 수성파크골프장은 잠재범람원(potential floodplain)"이라며 "재자연화 모색을 위하여 미지형 및 토양에 최적화된, 그리고 최소한의 생태공학적 복원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강촌햇살교로부터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좌안 홍수터에 대한 소극적 야생 생태탐방의 설계와 추진이 요구된다"면서 "팔현습지의 깃대 서식처인 하식애와 수리부엉이의 지속가능한 삶을 보장하는 동시에 시민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탐방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선과 구체적인 탐방 행동 수칙 마련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또 "완충구역은 핵심구역의 자연성을 지지하는 공간으로 본 조사권역의 35%를 차지한다. 금호강 좌안 쪽 제내지 일대"라면서 "숲정이 산지식생과 수성패밀리파크(수성팔현파크골프장 포함)와 논밭 경작지로 이루어진다"라고 소개했다. 따라서 "자연친화적 토지이용과 재자연화의 일환으로 수성패밀리파크를 중심으로 하는 입지에 '1934년 지형도 기반 식생입지도' 기반의 한국 전통 문화 '임수(林藪)'를 재현하고, 이를 거점으로 생태탐방교육, 그리고 제외지에 있는 수성파크골프장을 여기에 이전하는 일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 팔현습지 물길 식물 식생 조사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원 박사(전 계명대 교수)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정수근
그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금호강 팔현습지를 "대구광역시 동대구 핵심 생태축"으로 규정한 뒤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 박사는 근거로 습지보전법 제8조를 들었다. 해당 법은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과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이 서식·도래하는 지역, 특이한 경관적·지형적 또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 등을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보고 있는데, 팔현습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수리부엉이 서식처인 팔현습지 하식애를 천연기념물로 시급히 지정할 것도 촉구했다. 김 박사는 "문화재 보호법 2조 천연기념물(자연유산) 지정 다섯가지 요건인 자연의 독특성, 생태학적 지질학적 독특성과 생물다양성, 특정 생물의 서식처이거나 다양성 보존에 기여와 과학적 가치, 학술적 중요 정보 제공과 문화적 가치, 문화적 역사적 가치와 보존 가능성, 자연유산으로서 적절한 보존의 가능성 이렇게 다섯 요소를 모두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 팔현습지 전경. 습지 한가운데 파크골프장이 들어와 있다. 저 파크골프장을 제내지(인간 삶터)로 빼내야 한다.
정수근
김 박사는 앞으로 "금호강 팔현습지 일대에 대한 정밀 식물군락 기재, 1934년 지형도 기반 식생입지도 및 현존식생도 최초 기록, 팔현습지 생태적 가치 재조명, 도심권 생태핵심지역으로서 장기 모니터링 기반 구축, 시민 자긍심 증진, 지역 생태자산 교육-홍보를 통해 팔현습지의 가치가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가 제시한 팔현습지 절대적 보전을 위한 향후 과제는 아래와 같다.
금호강 팔현습지 국가 습지 보호 지역 등재 추진(응급과제), 금호강 팔현습지 하식애 숨은서식처 천연기념물(자연유산) 지정 추진(응급과제), 탐방 지도자 및 시민과학자 능력배양 프로그램 구축과 운영(응급과제), 시민 참여형 금호강 팔현습지 활용방안 구축(단기과제), 금호강 팔현습지 장기생태모니터링 시스템(Ecologically Long-term Monitoring System) 구축과 운용(중기과제), 금호강 팔현습지 통합관리 전략 구축(중장기과제)

▲ 지정토론에 나서고 있는 수성구의회 정경은 의원
정수근
김 박사의 발표를 듣고 지정토론에 나선 수성구의회 정경은 의원은 "수성구에서는 망월지의 두꺼비를 상징하는 '뚜비'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홍보하고 있다"며 "두꺼비와 더불어 수리부엉이를 수성구의 또 다른 캐릭터로 만들고 수리부엉이 가족에 관한 스토리텔링을 한다면 생태 감수성도 높이고 수성구를 알리는 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밝혔다.
그러면서 "팔현습지에는 여러 예술가가 모여서 팔현습지를 주제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많은 시민이 팔현습지 탐방에 나서기도 한다. 이렇듯 팔현습지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문화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수성구는 지난해 문화도시 특구로 지정되었다"며 "앞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이 이루어지고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게 될 것이다. 이곳 팔현습지는 수성구가 문화도시로 나아가는 데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정 의원은 "팔현습지 자체가 가진 다양성은 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줄 것이고 팔현습지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예술 활동이 수성구의 문화예술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 강조하면서 "팔현습지가 국가습지로 지정된다면 이 또한 수성구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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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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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현습지, 국가습지로 지정하기에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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