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 연설 문익환은 장준하의 죽음으로 역사의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단법인 통일의 집
1989년 6월 항쟁은 파스시트 전두환을 처단하지는 못했으나 6.29선언으로 독재아성을 허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인권·여성·평화·남북문제 등이 큰 이슈가 되었다. 노태우가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총선에서 집권 민정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는 등 정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노태우는 대북정책 특별선언(7.7선언)을 발표하고, 8월 15일 전대협의 남북학생회담 출정식을 경찰을 동원·봉쇄시켰다.
제24회 서울올림픽이 개최되고 일해재단 청문회가 열리면서 11월 23일 전두환·이순자 부부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백담사로 들어갔다. 문익환 목사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부설민족민주운동연구소의 <민족민주운동> 창간호(1989년)에 '잠꼬대아닌잠꼬대'를 발표했다. 그는 시의 말미에 "1989년 설날 0시 30분"이라 썼다.
3.1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구속되는 등 4차례 옥고를 치루면서 민통련 의장으로 선임되어 재야·종교계의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왔다. 그는 이 시 '잠꼬대 아닌 잠꼬대'를 발표한 후 1989년 3월 25일 도쿄에서 중국 민항기편으로 베이징을 거쳐 평양에 갔다. 그리고 3월 27일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4월 13일 갈 때와는 역순으로 귀국, 기내에서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10월 5일 선고공판에서 문익환은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이 선고되었다.
그는 이 시에서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 이건 진담이라고" 했지만 이를 진담으로 받아들인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실행하고 10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잠꼬대 아닌 잠꼬대
난 올해 안으로 평양으로 갈거야
기어코 가고 말거야 이건
잠꼬대가 아니라고 농담이 아니라고
이건 진담이라고
누가 시인이 아니랄까봐서
터무니없는 상상력을 또 펼치는 거야
천만에 그게 아니라고 나는
이 1989년이 가기 전에 진짜 갈거라고
가기로 결심했다구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 있지 않아
모란봉에 올라 대동강 흐르는 물에
가슴 적실 생각을 해보라고
거리 거리를 거닐면서 오가는 사람 손을 잡고
손바닥 온기로 회포를 푸는 거지
얼어붙었던 마음 풀어버리는 거지
난 그들을 괴뢰라고 부르지 않을 거야
그렇다고 인민이라고 부를 생각도 없어
동무라는 좋은 우리말 있지 않아
동무라고 부르면서 열 살 스무 살 때로
돌아가는 거지
아 얼마나 좋을까
그땐 일본 제국주의 사슬에서 벗어나려고
이천만이 한 마음이었거든
한 마음
그래 그 한 마음으로
우리 선조들은 당나라 백만 대군을 물리쳤잖아
아 그 한 마음으로
칠천만이 한겨레라는 걸 확인할 참이라고
오가는 눈길에서 화끈하는 숨결에서 말이야
아마도 서로 부둥켜안고 평양 거리를 뒹굴겠지
사십사 년이나 억울하게도 서로 눈을 흘기며
부끄럽게도 부끄럽게도 서로 찔러 죽이면서
괴뢰니 주구니 하며 원수가 되어 대립하던
사상이니 이념이니 제도니 하던 신주단지들
부수어버리면서 말이야
뱃속 편한 소리 하고 있구만
누가 자넬 평양에 가게 한대
국가보안법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다구
객쩍은 소리 하지 말라고
난 지금 역사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
역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산다는 것 말이야
된다는 일 하라는 일을 순순히 하고는
충성을 맹세하고 목을 내대고 수행하고는
훈장이나 타는 일인 줄 아는가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구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
맨발로 바위를 걷어차 무너뜨리고
그 속에 묻히는 일이라고
넋만은 살아 자유의 깃발을 드높이
나부끼는 일이라고
벽을 문이라고 지르고 나가야 하는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서울역이나 부산, 광주역에 가서
평양 가는 기차표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는 일이라고
이 양반 머리가 좀 돌았구만
그래 난 머리가 돌았다. 돌아도 한참 돌았다
머리가 돌지 않고 역사를 사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나
이 머리가 말짱한 것들아
평양 가는 표를 팔지 않겠음 그만두라고
난 걸어서라도 갈 테니까
임진강을 헤엄쳐서라도 갈 테니까
그러다가 총에라도 맞아 죽는 날이면
그야 하는 수 없지
구름처럼 바람처럼 넋으로 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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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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