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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아직도 '소설로 세상 읽기'가 가능할까요?

[신간 리뷰] 이경재의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

등록 2025.02.27 17:36수정 2025.02.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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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재 신간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
이경재 신간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 도서출판 득수

"최근 출간된 소설을 대할 때면, 가장 먼저 느끼는 건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직접적인 감각이다. 그것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서도, 카프카의 소설에서도 맛볼 수 없는 오직 '요즘 소설'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소설에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만이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문학평론가 이경재(숭실대학교 국문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여전히 '소설'을 통해 세상을 읽어내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제는 드물어진.


소설은 허구로 만들어진 창조물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세상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 쓴 것'. 그러나, 소설 속 거짓이 많은 인간을 '진실'에 가까이 다가서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게 바로 소설의 힘이자, 문학의 효용이 아닐까?

지난 시절, 비단 문학청년만이 아닌 수많은 독자들이 소설과 시를 통해 인간과 세계를 해석하려 했다. 문학이 가진 보편과 전형의 힘을 믿었던 시대였으니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인터넷 소통과 극장과 TV에 넘쳐나는 영화와 드라마, 연예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세상을 감각하고 느끼는 세대들이 21세기 주류로 떠올랐다.

시간의 흐름과 세태의 변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할 수 있다.

친절한 해설로 독자와 공감하는 읽기 쉬운 비평서


상황이 이러하니 지난 20일 출간된 이경재의 신간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도서출판 득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로 독자들에게 다가온다.

책은 이 교수가 근간에 나온 36편의 소설을 읽고 그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서는지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숭실대 신문 <숭대시보>에 2023년부터 올해 초까지 연재된 비평문을 보강해 맥락에 따라 묶어낸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에서 언급되는 소설가와 작품은 그 프리즘이 넓다. 남녀와 노소, 주제와 소재가 다양한 것은 물론, 소개되는 소설의 형식 또한 각기 다르다.

이 책에서 이경재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에서부터 서성란, 김애란, 심윤경, 조해진, 황정은, 정용준 등의 작품을 두루 읽고, 그 작가들이 자신의 소설을 매개로 사람과 세상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다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에서 사용된 문장과 문체는 모두 '친절'하다. 평소 딱딱한 비평서를 써온 학자답지 않은 말랑말랑한 문구로 편한 책읽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어렵지가 않다는 이야기다.

책 속에서 발견한 걸로 예를 들자면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나'라는 장벽을 부수고 '너'와 하나가 될 수 있으니까요"라는 문구, 또는 "어쩌면 인간은 벌레를 넘어 키오스크가 되어 가고 있지만, 그런 시대일수록 우리에게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타인의 얼굴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문장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휴대폰으로 SNS 속 짧은 영상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헌데, 가끔은 책을 통해 세상과 인간을 들여다보는 시간도 우리에겐 필요하지 않을까?

소설가 김강은 "많은 책과 작품들 속에서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는 독자가 있다면 잠시 이 책의 목차를 들여다봤으면 한다. 목차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의 시간을 잠깐 멈추게 하는 '요즘 소설'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말로 이경재의 출간을 축하했다.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 - 시대의 감각을 깨우는 서른여섯 번의 노크

이경재 (지은이),
득수, 2025


#이경재 #요즘 #소설이 #궁금한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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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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