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이재명(비명)계 대권 주자로 꼽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조기 대선 승리를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내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임 전 실장은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듣기 좋은 소리보단 쓴소리를 많이 하고 싶다",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지지한다"라며 이 대표를 향한 직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체제' 각 세운 임종석 "연합정치 필요성 돌아봐야"
임 전 실장은 27일 낮 12시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내 한 중식당에서 이 대표와 만나 "내란 세력을 제지하고 탄핵이 완성되려면 이 대표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면서도 "앞으로 대표에게 듣기 좋은 소리보단 쓴소리를 많이 하고 싶다. 가까이서 못하는 소리, 여의도에서 안 들리는 소리를 가감 없이 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당내 비명계 인사들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더 넓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 박수치고 싶다"라며 "민주당의 구조에서 이 대표와 경쟁해 보려는 용기를 내고 이재명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성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필요한 일"이라고 호응하며 임 전 실장의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10분 가까이 언론에 공개된 회동 초반부터 임 전 실장은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임 전 실장은 이 대표에게 "많은 분들이 양당 구조의 대통령제가 무한 대립 정치를 반복하지 않느냐고 걱정한다"라며 "민주당이 여기에 대해 입장을 가질 수 있게 힘써주시라"라고 부탁했다. "다양성에 기반한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는 고민도 많이 익어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한번 돌아보셨으면 좋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주요 의제로는 지역균형을 거듭 강조했다. 임 전 실장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 민주당의 한 축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이런 철학과 의지가 약화된 것 같다. 대표께서 확고히 재정립해 주셨으면 한다"라며 "선거 일정과 무관하게 행정수도 완전 이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은 조금 일찍 구체화해 제시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처럼 당내 다양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임 전 실장의 문제의식에 대해 이 대표는 "정당이라면 다양성을 존중하고 당연히 할 얘기들을 해야 하고 언제든 극복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경쟁은 일상적이어야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다양성을 얘기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는 것이지 제지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심성을 잃지 않고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역할들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운동장을 넓게 쓰자"라며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의 말을 차용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박용진 "지지층과 불화 내 책임, 민주당 왼쪽 담당 고민" https://omn.kr/2cczt).
최근 실용주의 이미지를 강조해 온 이 대표는 이날도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는 다음 얘기"라며 이념적 구분을 따지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 대표는 "세상의 기본 원칙과 질서가 유지돼야 한다는 보수의 가치를 완전히 무시하는 파괴적 폭동 행위가 일상이 되면서 국민과 지지자들의 걱정이 크다"라며 "임 전 실장께서 할 역할이 상당히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 전 실장은 "개인적으론 별다른 욕심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임종석 "조기 대선 막판 어려워" 이재명 "공감"
1시간여 회동이 마무리될 무렵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 모두 힘을 합쳐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라며 "이 대표는 '본질은 하나고 뿌리도 하나'라며 확장을 위해선 격렬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임 전 실장은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거 막판이 빡빡하고 어려울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고 이 대표는 "공감한다"라며 "결코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임 전 실장은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며 "헌법개정 등 연합정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견수렴 기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내란(극복)에 집중할 때지만 해당 제안에 대해 고민하겠다"라고 답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이 언급한 부울경 메가시티 법안과 예산 지원에 대해서도 "자치와 분권은 이 시대의 핵심 과제이며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화답했다.

▲ 이재명(오른쪽)더불어민주당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회동이 끝난 오후 1시 20분께 식당 입구에서 만난 임 전 실장은 '보수 세력 내 탄핵 찬성파까지 이 대표가 만나고 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이 대표에게도) 그렇게 말씀드렸고 대표도 충분히 공감하고 유념하고 계시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임 전 실장은 "이런 나라의 상황을 극복하려면 민주당의 집권만으론 부족하다. 훨씬 폭넓고 온전한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오는 3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오면 이 대표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임 전 실장은 "드릴 말씀이 없다"라며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고 법원 판단 이후에 얘기할 문제이지 지금 예단할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서울 중·성동갑에서 임 전 실장을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현 민주당 최고위원)을 전략공천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두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 탓을 하고 있다"라며 최근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직격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임 전 실장을 비롯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2월 13일), 박용진 전 민주당 의원(2월 2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2월 24일) 등 비명계 인사들과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만날 예정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임종석, '당내 통합' 공들이는 이재명에 "쓴소리하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