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이화인’ 주최 탄핵반대 시국선언이 열린 가운데, ‘이화여대 긴급행동을 준비하는 재학생 졸업생’들이 쿠데타 옹호를 규탄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안정권 벨라도 대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등 윤석열 지지자들이 시국선언 참가자들을 보호하겠다며 교내에 들어와 쿠데타 옹호 규탄 시위 참가자들앞에 드러누워 방해하고 있다.
권우성
그런데, 권 교수가 제안한 해결책 중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대목이 있다. 미래 초등학교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의 교수이자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견해라 '무게감'이 남다르긴 하다.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남자아이들을 27년 동안 만나온 현직 교사로서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는 준동하는 극우 유튜버들에 맞서려면, 건전하고 민주적인 가치관을 가진 2030 남성들이 유튜버를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출된' 자녀의 말을 빌려, 극우 유튜버들은 많은데 진보 유튜버는 적다는 거다. 그마저도 요즘 아이들에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고 했다.
권 교수는 극우적 사고에 물들면 헤어나기 쉽지 않다면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극우 유튜버들의 '비민주적 개소리'를 저격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 매력적인 유튜브 방송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썼다. 아이들이 즐겨 찾는 유튜브가 '입시 콘텐츠' 일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자녀 '구출기'에 무릎을 치며 공감하고 제안에 대부분 동의하면서도, 이점만큼은 목에 걸린 가시처럼 못내 불편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대응처럼 느껴져서다. 진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구독자 수를 늘려 만연한 극우 유튜브에 대항한다는 전략은, 장담컨대 필패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존 그레셤의 법칙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곳이 유튜브 생태계다. '선한' 유튜브는 '악한' 유튜브를 절대 이길 수 없다. 바꿔 말하면, '진실'을 말하는 유튜브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유튜브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거다. '정의는 승리한다' 금언은 적어도 유튜브 생태계에선 통하지 않는다.
구독자를 더 늘리고, 그만한 영향력을 지닌 유튜브를 새로 개설한다고 해서 극우화를 막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착각이다. 되레 극단적인 반목과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극우 세력이 간절히 바라는 바다.
적어도 아이들에겐 진보적 유튜브는 선하고 극우 유튜브는 악하다는 이분법적 사고도 위험하다. 유튜브는 태생적으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를 무기로 쓸 수밖에 없다. 즉석에서 '좋아요'와 '슈퍼챗'을 받고,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선 불가피하다. 진보든 극우든 재미없고 밋밋한 건 '죄'다.
단 음식이 몸에 해롭고,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다. 이는 유튜브에 가장 부합하는 금언이다.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 유튜브만 쳐다보는 아이들 중에 '건전하고 민주적인 가치관'을 지닌 올곧은 시민으로 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를 두고 극우 유튜브가 많은 탓이라며 진보 유튜브를 늘리는 게 해법이라고 말하는 건 지나치게 납작한 인식이다.
차라리 아이들이 유튜브에 연연하지 않도록 방구석에서 뛰쳐나오게 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올바른 해법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도서관을 찾거나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 사회가 발 벗고 나서는 게 맞다. 그게 기성세대가 해야 할 일이다.
이미 대세 된 유튜브 '문법' 따르자는 건 무책임한 일
유튜브에 의해 생긴 문제를 유튜브로 해결하려는 건 적절하지 않다. 이는 종일 유튜브를 보며 지내는 아이들의 일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한, 일종의 '패배 의식'이다. 기성세대도 유튜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마당에 아이들만 나무라자니 뒤통수가 따갑다는 푸념도 곳곳에서 들린다. 종국에 승자는 유튜브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 한 곳뿐이다.
유튜브의 위력에 기성 언론이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린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선 인터넷 포털이 유튜브에 무릎 꿇은 지 이미 오래다. 그들은 유튜브를 통해서 공부도 하고, 휴식을 취하며, 세상과 소통한다. 유튜브 접속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유튜브를 끄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미 대세가 된 유튜브의 '문법'을 따르자는 건 무책임하다. '사람 났고 유튜브 났지, 유튜브 나고 사람 나지 않았다'. 콘텐츠의 내용과 이념 성향을 떠나 유튜브 채널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무런 제도적 통제 장치 없이 마루 날뛰도록 방치하는 건 서너 살짜리 아이의 손에 칼을 쥐여주는 것과 같다.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힘을 기르는, 이른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아이들이 극우 유튜브에 길드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법적 '방화벽'을 마련한 뒤라야 아이들이 유튜브를 선용할 수 있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이는 권 교수나 나의 몫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이 우선 책임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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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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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구출' 권정민 교수 해법, 한 가지는 동의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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