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서 최후 진술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지난 12월 3일 이후, 우리는 하루 하루 불안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과연 이 불안정한 계엄정국은 언제 끝날 것인가!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그 변호인단의 구차한 변명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듣는 것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낍니다.
'의원이 아니라 요원이었다', '인원이란 말을 결코 쓴 적이 없다', '2시간짜리 비상 계엄이 어디 있나', '반국가 세력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고 국민에 대한 계몽령이었다',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지 않느냐'라는 등 윤석열 측의 궁색한 주장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 그가 최소한의 양심과 부끄러움을 아는 자인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마저 듭니다. 이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자가, 이 나라 최고 지도자란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억울하고 분통할 뿐입니다.
모든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 넘기에 급급한 그의 모습에선, 한 나라 최고 지도자로서의 품격과 위엄은 고사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와 덕목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말도 안되는 치졸한 변명과 위선과 비루한 거짓의 언어를 듣고 한숨지어야 하는지, 답답함과 분노를 넘어, 이제는 한 인간에 대한 슬픔과 연민마저 느끼게 됩니다.
사사건건 윤대통령을 비호하기에 바쁜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는 참으로 가관입니다. 그러니 국민으로부터 '내란당'이란 비난을 듣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더욱 분통 터지는 것은, 누구보다도 윤석열의 자질과 역량을 오래 전부터 익히 잘 알고 있었던 친윤세력, 소위 '윤핵관'들의 행태입니다.
지금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전락한 이들에게 반성은커녕, 이런 사태에 대한 성찰은 전무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국민을 속였습니다고 봅니다. 그들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도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숨김 없이 제공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윤석열의 '실체'를 철저히 숨겼습니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의 저서 <검찰의 심장부에서> 나오는 대목은 우리의 눈을 의심케합니다. 윤석열은 대검 간부들과의 한 회식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만일 육사에 갔더라면 쿠테타를 했을 것이다". 좀체 믿기지 않는 말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지난 대선 당시 유세현장에서 윤석열이 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지난 수 십 년의 혹독한 군사독재정권을 겪으며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저 공짜로 주어진 게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과 희생으로 이룩한 민주주의인지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는 지도자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습니다.
그는 내면에 이미 그런 '파시스트'로서의 무모한 성정과 기질을 능히 갖춘 자였다고 봅니다. 그런 위험한 자를 국민의힘과 '윤핵관'들이 유권자로부터 철저히 감추고, 의롭고 정의로운 검사로 포장한 것 아닐까요.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엄중한 탄핵정국에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점은 지금은 여야의 정쟁이나 진보 보수의 싸움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지금은 누가 '정의'의 편이고, 누가 '불의'의 편인지를 명백히 가려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해방 직후 삼팔선을 넘나 들며 어떻게 해서든 민족의 분단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셨던 김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떤 중요한 일을 처리할 때는 그것이 현실적이냐, 비현실적이냐를 따지기 보다는, 그 길이 바른 길(정도)이냐, 그른 길(사도) 이냐를 따져서 결정하라".
그렇습니다. 진리는 언제나 단순 명쾌합니다. 지금은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불의인지를 분명히 가려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금 누가 정도를 걷고 있고, 누가 사도를 걷고 있는지를 명확히 밝혀줘야 합니다. 이 혼란한 시기에 과연 무엇이 '역사의 정도' 인지를 생각합니다. 현대사의 숱한 우여곡절 끝에 당도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금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민주냐 반민주냐? 부디 헌법 재판소 재판관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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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과 탄핵심판, 정의가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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