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권우성
- 한국교회의 문제일까요?
"한국교회의 오래된 문제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해방 직후로부터 시작이 돼요. 문제는 결과적으로 강대국에 의해 해방이 이뤄졌고,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한반도가 분단된 데서 시작됩니다. 그러다 결국 비극적인 한국전쟁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선교, 군사 그리고 경제적 차원에서 미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왜곡된 반공사상과 미국식 자본주의가 기독교 신앙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그릇되게 확신하는 이들이 태동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대형 교회를 세워가는 데 성공하면서 결국 한국교회의 확실한 주도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회가 크다고 주도권을 갖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강한 게 옳은 건 아니니까요. 오히려 약한 것이 옳을 때가 더 많죠. 하지만 대형 교회들이 확실한 주도권을 갖게 됐고 그들을 통해서 앞서 언급한 대안학교가 지금 확실히 믿고 있는 그 잘못된 신앙이 전수된 거죠."
- 목사가 설교할 때 사회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목회자가 설교 시간에 정치적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조심할 점은 있습니다. 목사는 마이크를 쥐고 일방적으로 말하는 위치에 있고 설교 듣는 사람 중엔 정치 사안에 대해 목사와 다른 입장 갖고 있는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아주 겸손하게 그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배려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진솔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것조차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설교 시간엔 원칙적인 이야기만 하고, 따로 대화시간을 마련해 구체적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러면 목사와 성도가 상호 경청하면서 진리와 정의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극우 메시지를 전하는 것보단 낫잖아요.
"그렇죠. 지금 사실 극우 목사들이야말로 예배 시간에 엄청나게 정치적인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런 목사들에게 정말 묻고 싶은 것이 하나 있어요. 정교분리 원칙하에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그리스도인들을 핍박했던 과거에 대해 정말 깊이 반성한 적이 있냐는 거죠.
지금 설교 단상에서 암묵적으로 혹은 노골적으로 극우 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과거의 잘못된 전통을 성실하게 따랐던 이들입니다. 이제 와서 아무런 깊은 반성과 통렬한 회개도 없이 갑자기 '정치적 책임은 그리스도인의 책임이다'라고 주장하는 건 정말 양심 불량이에요.
그러면 왜 입장을 바꾼 걸까요? 신학적 깨달음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가 전복되었기 때문입니다. 군부독재 시절에는 가만히 있거나 기도만 해주어도 정치권력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나라를 운영했거든요. 그런데 당황스런 변수가 생긴 거죠. 1987년 민주화 이후 2000년 대 초에 이르면서, 진보적인 정치세력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게 됩니다. 이에 두려움과 위기의식을 느낀 기독교 주류 세력은 더 보수화되고 급기야는 극우세력으로 진화하게 된 겁니다."
- 어떤 목사는 지금 기도하라고 하는데요.
"궁색하고 비겁한 도피입니다. 그런 분이 설교 시간에 공개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면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비판적 입장 표명했거든요. 국회에서 논의되는 정치적 사안에 분명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죠.
그런데 왜 비상계엄령과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서는 옳고 그름을 유보하고 기도하라는 거지요? 그건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목회적 계산에 근거한 것이지 성경적 신학에서 비롯된 게 아닙니다. 지금 비상계엄령과 탄핵 사태에 입장을 표명했다가는 교회 분열이 일어나고 교인들의 반감을 살 것이 두려웠던 거죠. 참 슬픈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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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에 대해 옳고 그름 유보하고 기도하라? 궁색하고 비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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