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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군, '임성근 전역' 한 달여 앞두고 뒷북 징계 검토

비상계엄 선포·박정훈 무죄 판결 후 공수처에 "자료 협조" 요청... 해군 "회신 못 받아 징계 제한"

등록 2025.03.06 10:57수정 2025.03.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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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7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선서 거부 이유를 밝히고 있다.
2024년 7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선서 거부 이유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해군이 채상병 사망사건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전역을 약 한 달여 앞두고 징계절차를 명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자료 등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자료 요청 시점이 12.3 윤석열 내란 실패 이후여서 "정권 눈치만 보다가 징계 시기와 절차를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해군 측은 "법과 규정에 따라 징계절차 진행여부를 검토하였으나 해당 인원이 전역하기 전 수사결과를 통보받지 못해 징계 검토가 제한된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3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해군본부 법무실이 공수처에 보낸 '사실조회(자료제공) 요청' 공문과 '사실조회 재요청' 공문을 확보했다.

해군본부 법무실은 지난 1월 13일 내부 결재를 거쳐 발송한 사실조회 요청 공문에서 "공수처서 수사 진행 중인 대상자(임성근)에 대한 수사결과 및 관련 자료 확보 후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때는 임 전 사단장의 전역을 43일 앞둔 시점이었다.

해군본부 법무실은 '군인사법 제10장(징계)과 군인 징계 관련 법령' 등을 근거로 공수처에 수사진행 중 확인된 비위사실과 관련 증거자료를 요청했으나, 공수처는 "수사 진행 중"이라며 제공을 거부했다. 이에 해군본부 법무실이 임 전 사단장 전역 5일 전인 지난 2월 20일 재차 공문을 발송해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임 전 사단장은 지난 2024년 11월말 정책연구관으로 발령받아 전역이 사실상 예고된 상태였다. 정책연구관의 임기는 최대 3개월로, 장성급 장교는 보직기간이 끝난 뒤 다른 직위를 부여받지 못 할 경우 예편해야 한다(군인사법 제16조의 2 제2항). 임 전 사단장은 해당 법령에 따라 지난 2월 25일 전역했다.

즉, 임 전 사단장 전역이 예정된 상황에서 해군본부 법무실은 ▲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 2025년 1월 9일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1심 무죄 판결 이후에야 징계 논의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고, 이마저도 거부당해 징계 논의조차 하지 못한 셈이다. 다만, 전역한 군인이라고 하더라도 재직 중 저지른 범죄가 사법부를 통해 확정되면, 연금 지급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대통령 눈치 본 해군, 내란 실패 후 공문 요청하며 늑장 대응"

 고 채수근 상병이 속한 해병대 1292기의 전역 날인 2024년 9월 26일 오후, 채 상병의 대대장이었던 이용민 중령이 대전 현충원의 묘를 찾아 전역모를 전했다.
고 채수근 상병이 속한 해병대 1292기의 전역 날인 2024년 9월 26일 오후, 채 상병의 대대장이었던 이용민 중령이 대전 현충원의 묘를 찾아 전역모를 전했다. 김화빈

전문가들은 임 전 사단장의 사례처럼 수사가 지연될 경우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예외조항을 적용해 징계 논의를 개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징계 논의에 반드시 수사의 완결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며 "해군의 늑장 대응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에 따르면, 군은 소속 인원에 대해 조사나 수사개시 통보를 받을 경우 징계 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다만 수사지연 등 특별한 사유의 경우 징계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제23조 제2항).

군 법무관 출신 강석민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군의 지휘부나 인사권자의 의지가 있다면, 훈령의 예외 조항을 적용해 군 법무관의 조력을 받아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임 전 사단장을 조사하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수사자료를 요구했으나 받지 못 해 징계할 수 없었다는 건 쉬운 해명"이라고 말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사실상 해군이 제때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며 "채상병 사망사건 발생일로부터 현재까지 임 전 사단장이 (채상병이 속한 부대의 하천 투입을) 지휘한 증거가 차고 넘치게 있는 상황에서 징계 판단을 하기 어려울 만큼의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히나 해군이 징계절차 개시를 위해 공문을 요청한 시점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위쿠데타 실패와 박정훈 대령 1심 무죄 판결 이후"라며 "이는 군이 대통령 눈치만 보며 징계절차를 손 놓고 있었다가 뒤늦게 나섰다는 걸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추미애 의원도 "해군의 늑장 대응으로 임 전 사단장의 징계절차는 논의조차 되지 못 했다"며 "그 결과가 임 전 사단장의 무사전역"이라고 질타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남소연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비상계엄·박정훈 무죄와 무관"

해군 관계자는 5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해당 인원(임성근)에 대한 수사기록 요청은 비상계엄 선포나 박정훈 대령 무죄 판결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사건 진행을 위해서는 징계혐의사실 특정이 필요한데, 민간 수사기관으로부터 받은 수사개시 통보 내용만으로는 징계혐의사실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인원을 피의자로 (수사한) 민간 수사기관(경북경찰청)에선 '혐의없음', '각하' 결정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사진행 상황과 해당 인원의 전역 시점 등을 고려해 수사기관에 수사자료 및 수사진행 중 확인된 '비위사실'에 대해 확인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 했다"며 "(이러한 사정 등으로) 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제한됐다"고 부연했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024년 7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채상병 유족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대구지방검찰청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악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엄벌하라 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온 해병대예비역연대(회장 정원철) 회원들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수석대변인)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전역날인 2월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악인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을 엄벌하라 고 채상병 사망사건 및 수사외압 의혹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온 해병대예비역연대(회장 정원철) 회원들과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수석대변인)이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전역날인 2월 2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김화빈
#123윤석열내란 #채상병사망사건 #임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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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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