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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5.03.05 11:55수정 2025.03.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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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있는 장약국.
무주신문
추위가 한창이었던 일요일 오후,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있는 장약국을 찾았다. 일요일에도 약국에 나온다고 한다. 동네의 젊은 약사들을 대신에 무주약국과 번갈아 일요일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한단다. 44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 이곳은 이제 단순한 약국이 아닌 무주의 랜드마크가 됐다. 장시조(73) 약사는 취재진을 반갑게 맞았고, 잘 정돈된 약국 안에서 익숙한 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신광약방'을 아시나요?
1979년, 이곳에서 시작된 장약국의 역사는 무주와 함께 호흡해 왔다.
"아버님께서 도청에서 약사 감시 업무를 하셨어요. 그때부터 우리 가족과 약업의 인연이 시작됐죠."
장 약사의 회고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신광약방'의 뒤를 이어 약사의 길을 선택한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족의 역사가 지역사회와 얼마나 깊이 연결될 수 있는지를 새삼 깨달았다.
인터뷰 중에도 약국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약사님, 저번에 주신 약이 참 잘 듣더라고요." 한 손님의 말씀에 장 약사는 반가운 미소로 화답했다. 처방전을 건네받으며 "운동은 열심히 하고 계시죠?"라고 묻는 그의 모습에서 단순한 약사를 넘어선 '건강 동반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장 약사의 활동은 약국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무주읍 청년회 초대 회장, JC회장 등을 역임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힘 써왔다. "당시에는 어른과 젊은 세대 간 소통이 너무 부족했어요. 청년회를 통해 그 간극을 좁히고 싶었습니다."그의 말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변화하는 시대, 변화하는 약국

▲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있는 장약국.
무주신문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직접 약을 조제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처방전에 따른 조제와 함께 건강 상담이 주요 업무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콘드로이친, 오메가3, 칼슘 제제 등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장약국에도 새로운 변화가 찾아왔다.
"면역력 강화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비타민C, D, K 등 영양제 문의가 부쩍 많아졌죠."
맞춤형 건강 상담을 통해 올바른 건강관리법을 제시하는 그의 모습에서 전문가다운 면모가 돋보였다.
약사 그리고 가장으로서

▲ 전북 무주군 무주읍에 있는 장약국.
무주신문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장 약사(세례명 도미니코)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뉴욕에서 슈즈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딸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아들 이야기를 할 때면, 그의 눈빛이 한층 더 빛났다. "현재 함께 일하는 직원의 딸이 약학대학을 졸업했어요." 미래를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희망이 묻어났다.
장약국 사거리를 거닐다 보면 이곳이 단순한 약국이 아님을 금세 알 수 있다. 주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건강 상담소로 자리 잡은 이곳에서, 지역사회의 살아있는 역사를 만났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 약국 앞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르신들이 계시는 한 저희 장약국은 계속될 겁니다"라는 장 약사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다. 44년의 역사를 이어온 장약국은 앞으로도 무주의 건강과 함께 숨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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