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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항일독립지사 문양목·문찬성 부부, '유해봉환' 가능해졌다

캘리포니아 주 산호퀸카운티 지방법원 '문양옥-문찬성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

등록 2025.03.06 15:13수정 2025.03.0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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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목과 문찬성 우운 문양목 선생과 가족사진. 지난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딩에 위치한 문양목 선생의 유일한 혈육이었던 윌리엄문(2020년 8월 별세)을 만났을 당시 기자에게 전해준 문양목 선생의 가족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문양목 선생. 그 옆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이 부인인 문찬성 여사.
▲문양목과 문찬성 우운 문양목 선생과 가족사진. 지난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레딩에 위치한 문양목 선생의 유일한 혈육이었던 윌리엄문(2020년 8월 별세)을 만났을 당시 기자에게 전해준 문양목 선생의 가족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문양목 선생. 그 옆에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이 부인인 문찬성 여사. 김동이

민족대표 33인의 한 분인 옥파 이종일 선생과 함께 충남 태안의 대표적 해외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인 우운 문양목 선생의 유해봉환이 모든 법적 절차를 마쳤다. 연내 고향으로의 귀환이 가능해졌다. 올해 우운 선생의 유해가 봉환이 되면 선생이 고국을 떠난 지 120년, 광복 80주년을 맞는 해에 고향의 품에 안기게 된다.

특히 우운 선생의 유해발굴 청원 승인에는 3년 3개월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이 걸렸다. 직계후손이 없어 법원의 청원 절차 등 10년의 세월이 걸린 황기환 지사(2023년 4월 순국 100년 만에 귀환)의 유해봉환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따라서 우운 선생 사례는 직계후손이 없는 해외 애국지사들의 유해봉환의 모범적 선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법원, 청원인 브라이언문‧국가보훈부‧파크뷰묘지‧우운기념사업회에 책임 명시

우운문양목선생 부부 유해발굴 승인한 미 법원 캘리포니아 주 산호퀸카운티 지방법원의 에스메랄다 젠데야스(ESMERALDA ZENDEJAS) 판사 명의의 ‘양목문의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 이 판결문에서는 우운 선생의 손자이자 마지막 직계혈족이었던 우운 선생의 막내아들인 윌리엄문의 차남인 브라이언문을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우운문양목선생 부부 유해발굴 승인한 미 법원 캘리포니아 주 산호퀸카운티 지방법원의 에스메랄다 젠데야스(ESMERALDA ZENDEJAS) 판사 명의의 ‘양목문의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 이 판결문에서는 우운 선생의 손자이자 마지막 직계혈족이었던 우운 선생의 막내아들인 윌리엄문의 차남인 브라이언문을 책임자로 임명한다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했다. 이수연 제공

기자가 입수한 캘리포니아 주 산호퀸카운티 지방법원의 에스메랄다 젠데야스(ESMERALDA ZENDEJAS) 판사 명의의 '양목문의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사건번호 STK-CV-UCP-2024-0005084)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2월 28일부로 우운 문양목 선생과 그의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해발굴과 화장 및 인도 과정 전반에 대한 책임자로 우운 선생의 마지막 직계 혈족이었던 윌리엄문(2020년 8월 4일 타계)의 차남이자 우운 선생의 손자인 브라이언 문(Brian William Moon)을 임명했다.

파크뷰 묘지 측에서 현행 캘리포니아 주법상(Ca.Health and Saf.Code7526) 묘지 이장 신청 권한은 망자의 생존하는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로 제한한다는 유권 해석에 따라 우운 선생의 후손 증손자, 증손세대는 '법원 판결'을 받아야 유해발굴 등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2021년 12월부터 법원의 청원 절차가 시작됐고, 법원이 브라이언 문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우운 선생의 묘지 옆에 그의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골함이 묻혀있다고 설명하는 파크뷰 묘지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주 맨티카 시 파크뷰 묘지를 찾아 문양목 선생의 묘소에 참배한 뒤 태안신문 취재진이 묘지관리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묘지 관리인에 따르면 우운 선생의 묘비 바로 옆(원안)에는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해도 함께 묻혀 있다고 묘지관리인은 전했다.
▲우운 선생의 묘지 옆에 그의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골함이 묻혀있다고 설명하는 파크뷰 묘지 지난 2016년 캘리포니아주 맨티카 시 파크뷰 묘지를 찾아 문양목 선생의 묘소에 참배한 뒤 태안신문 취재진이 묘지관리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묘지 관리인에 따르면 우운 선생의 묘비 바로 옆(원안)에는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해도 함께 묻혀 있다고 묘지관리인은 전했다. 김동이

법원은 "문양목과 문찬성의 유해발굴 청원을 심의한 후 캘리포니아 주 파크뷰 묘지에서 대한민국에의 재매장을 위해 청원인인 국가보훈부, 브라이언문, 새크라멘토 한인 커뮤니티, (사)우운문양목선생기념사업회가 제기한 청원이 캘리포니아 주법(Ca.Health and Saf.Code7526, 아래 HSC7526)에 따라 나타나는 정당한 원인"이라고 판시하면서 브라이언문과 국가보훈부, 파크뷰 묘지 측에 각각의 책임을 명시했다.

먼저 브라이언 문에게는 "파크뷰 묘지에 유해발굴, 회장 및 인도 과정 전반에 걸쳐 지침을 제공하고 추가 명령을 내리는 책임자로 임명한다"라고 판시했다.


대한민국 국가보훈부에는 "문양목 부부를 한국으로 이송하고 재장례하는 데 드는 모든 수수료와 비용을 지불할 재정적 책임이 있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우운 선생 부부가 묻힌 파크뷰 묘지 측에는 "문양목과 그의 아내 문찬성의 시신을 발굴하도록 명령하고, 파크뷰 화장터에서 문씨 부부의 유해를 화장하도록 명령하는 한편, 파크뷰 장례식장에 청원인인 브라이언문에게 문 부부의 화장한 유해가 담긴 유골함을 넘겨주도록 명령한다"라고 판단했다.


"고무적인 결과"... 주법 유권해석 깨고 손자 브라이언 문을 책임자로 인정

리들리 독립운동 발상지 찾은 임정택 샌프란시스코총영사에게 설명하는 이수연 상임이사 지난해 11월 임정택 샌프란시스코총영사가 리들리 독립운동 발상지 현장답사시 사단법인 우운문양목선생기념회의 이수연 상임이사가 장인환?전명운 열사 비석 옆에 우운 문양목 선생의 비석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리들리 독립운동 발상지 찾은 임정택 샌프란시스코총영사에게 설명하는 이수연 상임이사 지난해 11월 임정택 샌프란시스코총영사가 리들리 독립운동 발상지 현장답사시 사단법인 우운문양목선생기념회의 이수연 상임이사가 장인환?전명운 열사 비석 옆에 우운 문양목 선생의 비석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이수연 제공

이번 산호퀸 지방법원의 '문양목 및 문찬성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이 확정되자 그동안 미국을 오가며 무료변론에 나선 최홍일 변호사와 청원 절차를 대비하면서 교포사회에 유해봉환 공감대를 형성해 온 (사)우운문양목선생기념사업회의 이수연 상임이사는 "고무적인 결과"라고 환영했다.

이 상임이사는 "이번 법원의 판결은 브라이언 문에게 묘지 이장 권한 책임을 준 것이고, 국가보훈부에는 재정적 책임(financial)을 지도록 했고, 파크뷰 묘지측에는 유해를 발굴해서 화장하고, 묘지 내에 장례원이 있는데 유골함을 브라이언 문에게 잘 인계해달라는 것"이라며 "각각의 청원인에게 공동의 파트너십으로 역할 분담을 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법원의 주법인 HSC7526 조항, 즉 주법에 손자손녀에게는 묘지 이전 신청 권한이 없어 청원을 내 판결을 받은 것으로, 10년이 걸린 황기환 지사에 비하면 3년 3개월 만에 이뤄낸 고무적인 성과"라면서 "한인회, 기념사업회 그리고 수임료를 마다하고 기꺼이 무료변론에 나서 준 최홍일 변호사의 헌신과 노력이 이뤄낸 결실"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이 상임이사는 "미국에서의 절차는 최홍일 변호사가 묘지 측을 방문해서 판결을 통보하면 묘지 측에서 이장을 전제로 한 일반적 가이드라인이 진행된다. 인허가 권한이 있는 주 행정기관인 산호퀸카운티를 방문해 판결문을 보여주고 행정적인 절차인 인허가 처리 절차를 거쳐야 얼마의 시간이 소요될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만났을 당시 주정부를 챙겨보겠다고 했고, 국가보훈부 이희완 차관이 주정부의 장관을 만나서 협조를 얻었기 때문에 법원에서 판결이 난 이상 유해봉환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덧붙여 "유해봉환 시기가 적절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급하게 서두를 건 아니고, 다른 이슈에 묻히지 않게 국민적인 영접 분위기 속에서 모셔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태안신문 에도 실립니다.
#우운문양목 #유해봉환 #캘리포니아주산호퀸카운티지방법원 #파크뷰묘지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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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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