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복지톡17화

복지국가위원회,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말하다

[복지톡] 남기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위원장

등록 2025.03.06 18:51수정 2025.03.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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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정당을 막론하고 '복지국가'라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들이 말하는 복지국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그렇다면, 진정한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사회복지사들과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을까? 특히, 협회 내 복지국가위원회는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꿈꾸는 복지국가는 어떤 모습일까? 이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의 남기철 위원장을 만났다.

 2025년 2월 11일, 참여연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남기철 위원장
2025년 2월 11일, 참여연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남기철 위원장 참여연대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남기철입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협회 내 복지실천연구소 비상임 소장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사회복지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에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고, 2002년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 활동을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기도 합니다.

- 예전부터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시민단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셨어요?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느낀 것은 배우는 내용이 지나치게 사회복지사 중심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시민들의 삶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그 구조적 원인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특히 그 당시의 보수적인 학풍 속에서는 이러한 폭넓은 시각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고, 대자적인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았죠. 저는 시민들의 욕구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다는 생각에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지금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시민단체 활동과 정치 참여의 중요성, 그리고 사회복지를 시민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고민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기철 교수는 참여연대의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 캠페인의 전문가 지원단으로 2004년과 2010년 활동했다.
남기철 교수는 참여연대의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희망UP' 캠페인의 전문가 지원단으로 2004년과 2010년 활동했다. 참여연대

-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노숙과 주거 빈곤을 전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고등학생 시절에는 뚜렷한 목표라고 할 것이 없었습니다. 당시 전두환 정권의 막바지였고, 복지국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사회복지의 전망이 밝아 보였죠. 그런 흐름 속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되었지만, 막상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니 진학지도 당시 들었던 이야기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고, 당시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1~2학년 때는 학업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죠. 그러다 전역 후 4학년이 되면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자유의 집이라는 노숙인 시설에서 잠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이 계기가 되어 노숙과 주거 빈곤을 주전공으로 삼게 되었죠. 사실 노숙인 시설에서 일하게 된 것은 완전히 우연이었습니다.

당시가 IMF 외환위기 직후였는데, 저는 조교로 자원봉사관리와 상담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노숙인 상담을 맡을 자원봉사자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것에 반해, 정작 노숙인 현장에서 봉사하려는 학생들은 매우 적었어요. 그러다 보니 당시 자원봉사 관리를 맡고 있던 제가 노숙인 현장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노숙인 지원업무도 도우면서 현장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자선조직화'라는 과거 역사에나 어울리는 상황을 다시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노숙인이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은 주거 문제인 게 분명한데 왜 이 문제를 항상 구휼의 관점에서만 접근하는지 고민하게 되었죠. 하지만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답을 내는 국내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직접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고, 이후 노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주택 문제에서 비롯된 사회적 문제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죠.

- 현재 활동하고 계신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사회복지사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전문직능협회입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들의 권익 보호만을 강조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본래 역할과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반성 속에서, 2017년 복지국가위원회가 특별위원회로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사회복지사의 처우 개선과 현장 부조리 해결에 집중해왔다면, 복지국가위원회 출범 이후부터는 국민의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7년 대선 당시 복지국가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사회복지사들의 정치 참여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죠. 2020년에는 복지국가위원회를 상임위원회로 개편하면서, 사회복지사 정치세력화, 복지국가 지향성 고취, 사회복지사 의식 고양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현재 복지국가위원회에는 교수, 복지재단 종사자, 기자, 복지관 관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5명이 소속되어 있고요.

- 복지국가위원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2023년부터 복지국가 포럼을 분기마다 꾸준히 개최하고 있고,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국회와 협력해 포럼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복지국가 패러다임, 소득보장, 공공부조, 돌봄, 기후, 지방자치 재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며 토론을 이어왔습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사회복지사의 정치세력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선거에 출마한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후보자 중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당수가 후보자가 된 이후 자격증을 취득한 사례입니다. 즉, 실제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경험이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를 보며 사회복지사로서 오랜 현장 경험을 쌓아온 이들이 정치에 진출할 필요성이 크다는 문제의식이 생겼고, 출마 의사가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모아 스터디를 운영하며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차원에서 지원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추천하는 비례대표'와 같은 활동도 진행했었고, 지금도 사회복지사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2025년 2월 12일 '빈곤과 복지국가'를 주제로 제2차 복지국가 포럼을 개최하였다.
2025년 2월 12일 '빈곤과 복지국가'를 주제로 제2차 복지국가 포럼을 개최하였다. 남기철

- 복지국가위원회에서 추진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활동 중에서 특히 인상적이거나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복지국가 포럼은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중요한 활동 중 하나입니다. 자체적으로 포럼을 개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더 중요한 점은 사회복지사의 정치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치인들과 공동으로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포럼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정치인들의 사회복지 의제에 대한 관심도와 정보 수준에 큰 격차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회복지 정책에 관심을 보이는 의원들은 많지만, 정작 정보가 부족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죠.
처음에는 정치인들이 사회복지 의제에 대해 다 알고 있으면서도 반대하는 줄 알았는데, 포럼 이후 받은 질문들을 통해 사실관계 자체를 몰라 반대하는 경우도 상당수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상호 교류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변화도 가능하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고요.

한편, 사회복지사들 내부에서도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강한 것이 현실이지만 포럼을 지속하면서 이러한 냉소를 조금씩 해소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도 보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정치에 진출하면 이를 개인적인 욕심으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지만, 결국 정치도 정책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했을 때, 과연 우리가 바꾸고 싶은 것들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도 있고요. 앞으로 더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열린 마음으로 복지국가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복지국가위원회 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진행하는 여러 활동 중에서 사회복지 현장의 반응이 가장 많이 엇갈리는 것이 바로 복지국가위원회 활동입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국가위원회의 활동을 사회복지사 개인의 정치적 권력욕과 연결 짓고, 단순한 개인적인 행보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정치 권력과 관련된 논의를 부담스러워하고, 가능하면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국가위원회 활동의 취지는 정치적 권력 추구가 아닌, 사회복지사 역시 적극적인 정치적 활동이 필요한 직업군이라는 점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인식을 바꾸고 소통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느낍니다.

- 복지국가위원회에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의미 있다고 느끼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한 가족의 구성원 전체가 노숙하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가족은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복지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죠. 그러던 중 사례관리를 통해 그 가족의 아이를 만나게 되었고, 장학 제도를 안내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해 지금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당시 이 가족은 노숙인 복지, 모자 복지, 청소년 복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시민단체와 복지 법인 등과 협력하며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에, 결국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안정적인 삶을 찾을 수 있었죠. 크고 거창한 일은 아니었지만, 누군가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중 하나입니다.

또한, 제가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거주지가 없는 홈리스는 주거복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홈리스를 위한 주거복지도 조금씩 만들어졌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기부터 주거 취약계층 업무 처리 지침을 통해 홈리스도 공공임대주택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정책의 현황을 OECD에 보고해야 할 정도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상황이고요. 이러한 변화들을 직접 경험하며 우리의 활동이 그동안 외면받았던 약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정책 변화까지도 끌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이에 큰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사회복지 의제나 이슈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돌봄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돌봄은 국민의 삶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제이고, 그만큼 우리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양극화가 심화하며 사회적 박탈과 피해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연대 구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 시간의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적 균열도 심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자율적인 시간 주권이 사회복지에서 더욱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상황입니다.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무가 흔히 발생하고 있고,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것은 돌봄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돌봄의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노동 시간, 사회적 배제,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돌봄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복지국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새롭게 알게 된 사회복지 현장의 어려움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사회복지사 양성 과정과 실제 현장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합니다. 현장에서는 실습 교육과 시험을 강화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많지만,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대학은 극히 드문 상황입니다. 최근 많은 대학이 융합 교육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사회복지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수업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에 현장에서는 사회복지를 보다 깊이 공부한 사람만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논의가 내부 이해관계 문제로만 해석되면서 실질적인 해결책을 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이 더욱 심화하지 않도록 보다 통합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의 깊은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성장중심 사회에서 복지 확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특히 정치권에서도 복지국가 실현의 가치를 등한시하고, 경제 발전과 고속 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국가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열악한 처우와 환경 속에서 오랜 시간 고생해왔지만, 아쉬운 점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역시 다른 전문직 협회들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협회가 내부 구성원의 이해와 요구를 조율하는 데 집중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의 목소리를 시민들의 복지 요구와 연결하며 저변을 넓혀왔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계속 있었죠. 그래서 앞으로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가 시민 옹호 활동의 비중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부 구성원들도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국민의 복지 욕구를 실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원하는 복지를 대변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죠. 더불어, 사회복지사들은 성장 담론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성장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그리고 대한민국의 성장 과정에서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사회복지사들은 기존의 성장 담론과는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성장 담론에 완전히 종속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맡겨두면 많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시장에만 의존할 경우 원활하게 운영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 때문에 공공의 통제가 필수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공공이 개입해야 할 범위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복지 욕구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연대 속에서 표출될 수 있도록 시민권을 옹호하는 활동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민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고 해서 단순히 이민자만을 대상으로 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이 정도의 권리는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겠죠. 사회복지사는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시민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사회복지사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시민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라고 있고요.

- 시대적 변화와 함께 복지에 대한 개념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복지 운동도 과거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안과 근거를 제시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변화와 도전을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시민단체가 정부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모든 문제를 떠맡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적 변화는 물론 받아들여야 하지만, 시민단체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역할과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결국 근본적인 책임은 어디까지나 정부와 정당에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저는 시민단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물론 시대에 따라 부각되는 다양한 사회복지 이슈를 논의하고, 시민들에게 이상적인 복지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죠.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치열한 토론을 거쳐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정책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정당의 역할이어야 합니다.

현재 정당의 힘이 약해지면서 시민단체의 부담과 역할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당이 수행해야 할 역할까지 시민단체가 대신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흐름도 우려스럽고요. 물론 많은 시민이 시민단체에 대한 기대를 하는 만큼 이를 일정 부분 수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성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위원장님께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복지국가는 어떤 모습인가요?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변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복지국가는 시민들의 일상에서 사회적 연대성이 구현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시장에만 맡겨둔다면 일부 계층에 대한 착취가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권력은 공공성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연대성이 개인의 삶 속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최근 들어 사회적 균열이 심화하면서 연대의 기반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사회적 연대성을 배척하고 적대시하는 극우 세력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연금, 의료, 소수자 문제를 혐오의 시각이 아니라 포용하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 연대성의 핵심이며,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대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대의 원칙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구현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사회복지사들은 개별 지원과 사례관리는 체계적으로 잘 수행하고 있지만, 개인과 집단을 옹호하는 활동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입니다. 이는 이러한 역할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회복지사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는데요. 하지만 앞으로는 사회복지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인과 집단의 권리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역할을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복지국가위원회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소득보장, 돌봄, 기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포럼을 분기별로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사회복지계의 요구를 반영하고 관철하는 것이고요. 특히, 현재는 현장 경험을 가진 사회복지사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치적 이슈를 제기하는 활동도 함께 추진해 나갈 계획이고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참여연대에도 실립니다. 이 기사는 월간 <복지동향> 3월호에 실린 인터뷰를 축약한 글입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전은경, 장지희 활동가가 인터뷰하고 정리했습니다.
#복지동향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회 #남기철 #복지국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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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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