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권적 외국인보호소 운영 중단하라”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지난 2022년 2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5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들을 추모하며 반인권적인 외국인보호소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해당 개정안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 등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 채 표결에 임했다"라며 "저희의 잘못된 판단이 이주구금제도 개선을 위해 애써오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서 "이주구금제도로 고통받고 싸우고 계신 분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찬성 표결이 옳지 않았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라며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다. 제가 부족했다.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정안을 준비해 발의하고 이 문제로 싸우고 계신 이들의 목소리를 자세히 듣고 함께 연대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선 별다른 논의가 없는 상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4일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진보당·사회민주당 등 진보 야당에서 사과 메시지를 냈는데 오늘 민주당 회의에서 논의된 게 있나. 당 입장이 어떻게 되나'라는 <오마이뉴스> 질문에 "그 부분은 오늘 (회의에서) 논의된 적 없다"라고 답했다. 당 입장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같은 질문에 대해 "당에서 특별히 다른 얘기는 없었고 아직 당내에서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지 않고 있다"라며 "(개정안이 통과되기) 전후로 당 안팎에서 우리한테 얘기된 바가 없었다. 정책위 단위에서도 그 문제에 대해 피드백이 없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법 통과와 관련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떤 상황인지 당 차원에서 한번 들여다 보겠다"라고 답했다.
이정문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6일 통화에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통과 이후) 정책위에서 따로 추가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라며 "이미 정부나 여당이나 야당이 다 협의해서 처리된 법안에 대해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의) 경과를 살펴보니 법사위 단계에서 나름 여러 가지를 고려했더라. 정부안(기본 구금 기간 18개월, 최대 36개월)보다 (기본 구금 기간을) 줄여서 9개월로 하고 난민 신청 절차가 실무적으로 18개월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난민 신청자의 경우 구금 최대 기간을) 20개월로 정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법원이 아닌 법무부 내 외국인보호위원회에서 (구금 기간) 연장 여부를 승인하도록 한 것은 강제퇴거 명령 집행과 관련된 것이라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에서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 같다"라며 "외국인보호위원회를 설치하는 대신 위원 수 과반을 외부 인사로 하고 위원장도 외부 위원으로 해서 객관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박균택·박주민 의원이 지난해 9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바 있다. 특히 박주민 의원이 낸 개정안은 구금 기간 상한을 최대 100일로 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20일을 기본 범위로 하되 관할 지방법원 판사의 허가를 받아 40일 범위에서 두 차례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개정안들은 정부안을 포함해 병합 심사 후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대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폐기(대안반영폐기)됐다.
헌법불합치 2년 만 개정인데... "헌재 위헌 결정 취지 정면으로 거슬러"
시민사회는 이번 개정안이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을 여전히 외국인보호소 무기한 구금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화성외국인보호소방문시민모임 '마중'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개정안은 형식상 구금의 상한이 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재보호'를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무기한 구금의 여지를 남겨두었다는 점에서 기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래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①구금 기간 최대 100일 이내 ②구금 개시와 연장에 대한 법원의 통제와 거리가 멀다"라며 "개정법 역시 외국인의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적법절차 원칙에 어긋난다는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나 새우꺾기(가혹행위) 고문 사건 같은 인권침해가 과연 없어질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이한재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통화에서 "적법절차 원칙 위반으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위헌의 핵심인데 이때 적법절차란 영장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위원회(외국인보호위원회)를 만들어서 영장도 재판도 없이 20개월까지 가둬도 괜찮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신을 구속할지 말지에 대한 판단은 이민판사 등 전문성 있는 판사가 해야 하는데 지금대로라면 (구금된 외국인의) 사정을 들어보고 가장 불쌍한 사람 한두 명을 풀어주는 식의 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헌재 결정 취지에도 정면으로 반한다"라고 말했다.
원외 진보정당들도 "개정 법안은 난민 신청자를 비롯한 비국민을 영장 없이 9개월에서 20개월까지 강제 구금하는 것을 합법화한다"(2월 28일자 녹색당 논평),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것은 외국 기준으로는 극우 정당 의원들이나 하는 행동"(2월 28일자 노동당 논평), "헌재 결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인권이 아닌 통제를 우선으로 하고 있어 난민협약·자유권규약 등 국제법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3월 3일자 정의당 성명)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공유하기
진보정당 반성문 쓴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논란,민주당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