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단 양오봉 전북대 총장, 이해우 동아대 총장,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종태 이사장 등과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교육 정상화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3.7
연합뉴스
- 전공의 상황은 어떤가요?
"당연히 전공의들도 복귀할 수 있는 계기와 여건이 주어진다면 복귀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요구해 온 여러 사안 중 해결된 부분이 매우 적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수록 양측의 매몰 비용이 점점 더 커지게 되고, 매몰 비용이 증가할수록 복귀는 더욱 어려워집니다.
우선적으로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6일 당정이 3058명의 정원 문제에 대해 원점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은 조치가 앞으로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전공의는 기본적으로 피교육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로서, 의료 시스템 내에서 취약한 집단 중 하나입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얽혀 있으면서도 병원 내 노동의 가장 힘든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전공의들은 노동자보다는 피교육자의 역할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고, 전공의가 없더라도 상급종합병원 운영에 문제가 없도록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동안 전공의들은 피교육자이자 노동자로서 저렴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력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그러한 인력에 의존하지 않고 의료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 지난해 12월 불법 비상계엄 포고문에 미복귀 전공의는 처단한다는 내용도 있었죠. 교수님 입장에서도 섬뜩하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상황이 정말로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문구가 들어감으로써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되었으며, 이러한 일이 전공의 세대에게 남길 트라우마 또한 매우 우려됩니다. 전공의 중 일부는 시장으로 나가 필수 의료와 무관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필수 의료와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인생을 바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정부나 정권에서 이들을 대상으로 '처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들의 의욕을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는 모든 의사가 경제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로 많은 의사들은 환자를 진료하거나 생명 살리는 데서 큰 보람과 만족 얻는 비경제적 동기로 움직입니다. 이처럼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이 길로 오지 말라'고 말한 것과 다를 바 없는 메시지를 준 것입니다."
- 의대 학장들은 정부를 직접 설득하겠다며 학생들에게 복귀를 요청했습니다. 학생들이 돌아올까요?
"아니요. 당연히 학장님들은 선생님의 입장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돌아와서 공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며, 그러한 말씀을 하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학생들이 나가 있는 이유는 정부의 정책 때문이므로, 학생들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학장님들께서 말씀하시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학장님들의 의견은 존중받아 마땅하고 중요한 논의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달려 있습니다."
- 정부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일단 작년에 추진된 정책은 과격한 수준의 급격한 변화였습니다. 이러한 급변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유감을 표명하거나, 최소한 전향적인 입장 표명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의료 인력 수급 추계 위원회 같은 논의들이 장기적으로 이루어질 텐데, 의대 정원 확대라는 문제는 사실 15년 뒤를 바라보고 이야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15년 정도가 걸리거든요. 그러면 우리가 15년 뒤의 재정 상황, 부양 구조, 그리고 경제적 미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논의해야만 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매우 장기적이고 긴 호흡으로, 점진적인 변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물론 한 번에 구조 개혁을 이루어서 깔끔하게 업적 남기고, 세상이 정상화되면 가장 좋겠지만, 의료라는 문제는 너무나 복잡합니다. 의료가 현재 GDP의 거의 10%를 차지하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단지 한두 가지 정책이나 과격한 몇 번의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이미 너무 오래된 문제가 되었고, 갈수록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지만, 저는 이 문제가 본질적으로 매우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강보험이든 국민연금이든 미래 세대가 현재 세대를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 이 문제의 근본에 숨어 있다고 봅니다.
현재 세대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자신들이 기여해 온 바가 있으니 가능한 많은 혜택 누리고 유지하려는 관점에서 접근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미래 세대 입장에서는 현재 세대가 자원을 지나치게 소모하게 되면 자신들이 쓸 자원이 부족하게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관점 차이가 바로 의정 갈등의 가장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부양 부담을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인 것이죠.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늘 성공해 왔습니다.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고,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아지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나라였지만, 앞으로는 정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모두 가져야만 이 문제를 제대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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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복귀시 처단? 전공의들 의욕 떨어뜨리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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