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 강력한 캐릭터로 돌아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제정세를 휘젓고 있다. 관세 보복을 무기로 국경을 막고 가자지구에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휴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제 그의 시선이 아시아로 향할 것이 자명하다.
트럼프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여줬던 미중 무역전쟁과 대중 봉쇄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은 탄핵국면으로 정신이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숨이 막히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도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야 한다.
이 글에서는 트럼프가 몰고 올 동북아 정세 변화를 정리하고 우리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본다.
동북아 정세, 판이 바뀌고 있다
트럼프가 추구하는 동북아 전략은 무엇일까? 트럼프는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관리하는 미국의 역할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의 세계전략은 '세계'를 위한 '미국'이 아닌 '미국'을 위한 '미국'이다. 트럼프는 아메리카 대륙을 떠나 여타 대륙, 예를 들어 유럽과 아랍에서 관여를 통한 질서 유지에 돈을 낭비할 생각이 없다.
남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트럼프지만 중국은 다르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는 도전국으로 중국에 대한 봉쇄는 미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는 전 세계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정리하며 러시아에 다가서고 있다. 1970년대 미국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 다가선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 봉쇄를 위해 러시아에 다가서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트럼프와 김정은의 브로맨스(Bromance)다. 혹자는 이들을 독재자들의 '케미'로 비웃거나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에 목메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또한 대중 봉쇄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동북아에서 중국을 감싸고 있는 동맹국 북한이 친미 국가가 된다는 것은 트럼프적 시각에서 가장 달콤한 역습일 것이다. 그가 여전히 김정은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대화를 이야기하는 것을 그의 기괴한 취향 정도로 치부해선 안 된다.
대략의 그림이 그려졌다. 트럼프는 동북아에서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봉쇄하고 북한을 중국으로부터 떼어내려 한다. 러시아와 북한이 준(準) 동맹조약을 체결하면서 중국 봉쇄의 기초작업이 이미 끝났다. 여기에 미국은 일본에게 군사 대국의 길을 터주며 동북아 거점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는 트럼프의 시각에서 그린 동북아 전략을 단순화한 것이다. 특히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그리고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변화의 여지가 존재한다. 우선 중국의 대응은 방어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전쟁 당시와 같이, 중국은 미국의 봉쇄전략에 힘으로 대응하기보다는 타협과 버티기로 대응할 것이다. 중국이 미국에 도전하는 패권 도전국이라 해도, 현재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군사적이든, 경제적이든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 중국은 다시 한번 미국의 공세를 버텨내야 한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한국이다. 지금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큰 변수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선택, 용미통북(用美通北)의 지혜가 필요하다

▲합의문 서명 후 발언하는 트럼프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2018년 6월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합의문에 서명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대열전이 시작되고 있다. 과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국의 대응 방안은 크게 두 가지 길이 있다. 첫 번째 길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대북 강경정책으로 한미일 연합을 통해 북한을 봉쇄해 굴복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 길은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이를 지렛대로 한반도 평화를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먼저 첫 번째 길은 미국의 대북 접근 속에 우리 스스로를 소외시킬 수 있다. 또한, 남북의 갈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문제는 동북아에서 북한을 끌어들여 중국 봉쇄하려는 트럼프의 구상과 충돌할 뿐만 아니라 전쟁을 낭비로 생각하는 트럼프가 한반도 분쟁을 마냥 반기지만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길은 북한에 접근하는 미국을 이용해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한반도 문제를 주도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북한뿐만 아니라 트럼프 또한 북미관계에서 한국을 주변부로 밀어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용미통북(用美通北)의 지혜가 필요하다. 북한은 무엇보다도 대북 제재 해제를 원하고 있다. 여기서 한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한국이 대북 제재의 조건부 해제(스냅백)를 주도하며 북한의 출구를 찾아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유엔 안보리의 추가적인 대북 제재는 러시아와 중국의 비토권 행사로 불가능하다. 한국이 대북 제재의 일부 해제를 지렛대로 북미대화와 남북관계 복원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한반도 평화와 갈등의 갈림길에서
한국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 한국의 선택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된다는 가정 하에 조기 대선으로 결정될 것이다. 결국 이번 조기 대선은 한반도 평화와 갈등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선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을 국내 정치에 끌어들여 탄핵의 명분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관련 기사:
윤석열 탄핵과 내란세력 구속은 끝이 아니다, https://omn.kr/2bu8i). 과연 남북의 갈등과 적대로 얻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두 번 다시 남북의 갈등을 자양분 삼아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정부가 들어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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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북한 사회통제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한반도 평화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리빌딩 전략 2025], [한반도 오디세이], [평양학개론], [북한경제는 죽지 않았습니다만], [속삭이다, 평화],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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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위한 '미국' 외치는 트럼프, 한국은 이렇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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