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2024년 10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국민권익위원회가 방송통신심의원회 측에 류희림 '청부 민원'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위원장과 관련된 사건을 방심위 측에서 제대로 조사할지도 의문이고, 조사 결과 또다시 문제없다고 나오더라도 권익위가 취할 조치는 마땅치 않다.
앞서 지난 7일 장경식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팀장은 국회에 출석, 지난 2023년 류희림 위원장 가족과 지인이 <뉴스타파>의 '윤석열 검증 보도'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를 심의해 달라고 민원을 낸 사실을 류 위원장에게 사전 보고했다고 밝혔다. '청부 민원' 의혹의 핵심은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이 낸 민원임을 사전에 알고도 심의에 참여했느냐는 것이었는데, 류 위원장의 사전 인지 사실을 입증할 결정적 증언이었다.
이명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10일 브리핑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사적 이해관계자 신고, 회피 위반 관련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재조사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청부 민원 사건을 방심위 측에 송부해, '의도적 면죄부' 결정이란 비판을 받았다. 방심위는 지난 2월 10일 '류 위원장이 가족 민원 신청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조사를 권익위에 통보했는데, 이번 의결은 방심위 측에 '재조사'를 하라는 결정이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5일 국회 과방위에서 참고인 중 1명이 방심위장 가족의 방송심의 민원 신청 사실을 방심위원장에게 보고하였다고 진술하여서 기존의 우리 위원회와 방심위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을 번복한 점을 보았을 때 방심위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추가 조사 확인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류희림 청부 민원' 의혹에 대한 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건을 조사하는 주체는 의혹 당사자가 기관장으로 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고, 사건 재조사를 맡게 될 감사 관련 부서 직원들도 대부분 류 위원장이 보직 임명한 직원들로 이뤄져 있다. 방심위 안팎에서 재조사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김준희 전국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방심위가 조사를 한다는 건, 사실상 류 위원장에 대한 '셀프조사'나 다름없고, 앞서 이미 한 차례 면죄부 결정을 내린 바 있다"라면서 "방심위 재조사 역시 제대로 조사가 이뤄질 거라고는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심위가 또다시 면죄부 결정을 내리더라도, 권익위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재조사 결과에 대해 또다시 이의신청을 하는 등의 절차가 없고, 권익위가 직접 조사할 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재조사 결과에 대해선 다시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면서 "어쨌든 방심위에서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할 것이고, (재조사 결과가 기존과 같은 결과로) 그렇게 안 오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해 7월 사건을 방심위로 넘기기로 한 권익위 결정이 부실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판에 대해 이 관계자는 "(비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저희로서는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확인해서 결과를 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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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청부민원' 재조사 요구, 또다시 면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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