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2 한화오션 재해 현황 (안전보건공단, 202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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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직접생산의 80% 이상을 하청노동자가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대재해 통계처럼 하청노동자의 재해율이 정규직노동자보다 훨씬 더 높아야 한다. 그런데 정반대로 하청노동자 재해율은 정규직노동자의 절반 정도이다. 하청노동자의 실재 재해자 수는 최소한 통계의 두 배 이상이며, 그만큼 산재은폐가 심각하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
한편, 노동자가 일하다 현장에서 쓰러져 사망했다고 하더라도 뇌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작업 관련성을 입증해서 산재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이번 A씨 사망 사고의 경우에도 한화오션은 '개인 질병'이기 때문에 회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심지어는 A씨가 '급체'로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소리의숲>과의 인터뷰에서 "A씨의 사망은 산재가 아니고 개인 질병으로 돌아가신 건데 (원청) 응급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관계자는 "원청은 24시간 상시, 신고 접수되면 개인 질병이든 사고든 사내 응급 구조사와 출동을 하는데, 하청업체 쪽에서 신고도 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내 소방대와 응급차량은 보건복지부에 신고되어 감독을 받고 있는 구급차량이며, 회사는 사내 직원들의 신고는 원청, 협력사를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받고 있다"며 "한화오션 사업장에서는 안전 사고발생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없다. 건강에 이상이 있을 시에는 즉시 사내 응급시스템인 2119에 연락해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편집자 주, 관련 기사 :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급성 심근경색' 사망…"지역 의료공백 문제 되풀이")
한화오션에서 하청노동자가 일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슷한 사고가 2024년에도 발생했다. 2024년 3월 4일 오후 4시경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B씨가 구토 증상을 보여 사내 병원에 갔으나 차도가 없어서, 혈액 검사 등을 위해 사외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결국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즉 1년 만에 거의 똑같은 급성 심근경색 사망 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또한, 이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앞으로도 비슷한 내용의 급성 심근경색 사망 노동자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짧으면 30분에서 길면 2시간 정도의 골든타임 안에 스텐스 시술 등 제대로 된 응급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양대 조선소에서 최소 4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고, 그 노동자의 나이가 대부분 40대 중반이거나 50대인 상황에서 거제시에는 급성 심근경색 발생 시 응급치료가 가능한 의료시설과 인력이 없다. 그래서 1시간 넘게 걸리는 부산, 창원, 진주 등 인근 지역으로 가야만 응급치료가 가능하다.
빠른 대응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데
즉 지역의료체계 공백도 조선소 노동자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하는 사고를 반복시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지역 의료공백을 탓한다고 해서 기업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24년에만 한화오션이 2379억 원, 삼성중공업이 50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5년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흑자가 예상된다. 또한, 한화오션은 중대재해가 급증하자 3년에 걸쳐 2조 원을 안전에 투자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이 거제시, 경상남도와 협력해 이 같은 돈의 일부만 노동자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하더라도 거제시에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응급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설과 인력을 마련하는 일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또한, 의료시설과 인력 준비에 시간이 걸린다면, 최소한 급성 심근경색 환자 발생 시 응급 이송 방안과 매뉴얼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지난 2024년 5월 22일 종가 기준 9조 2800억 원에 달했다(한국거래소).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던 2022년 2조 원 대에서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그에 힘입어 한화그룹 전체 주식 시가총액이 재계 7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이렇게 자본은 조선업 초호황에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계속 죽어간다. 이런 죽음을 막기 위해, 기업도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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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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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하청노동자의 죽음, 기업도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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