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골짜기 풍경, 이것부터 달라지네요

계절의 변화에 수긍하며, 서둘러 온 봄을 즐겨야겠다

등록 2025.03.11 15:06수정 2025.03.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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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찾아온 골짜기 풍경은 고요하지만 부산해졌다. 계절의 변화 속에 찾아온 봄은 골짜기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바람이 훈훈해졌고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달라졌다. 농사철에 접어든 골짜기, 농부들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투터운 부직포를 쓰고 있던 야외 수도가 옷을 벗었다. 감나무도 겨울옷을 벗어내고 햇살을 맞이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징조이다.


동물들의 울음소리도 달라졌다. 바람막이 속에 겨울을 보내던 닭들의 울음소리도 경쾌해졌고, 덩달아 동네 지킴이도 신이 났다. 봄이 오면서 활기를 찾게 된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달라진 것이다.

4월을 기다리는 수선화 봄이 찾아 온 골짜기는 부산하다. 산 새들이 찾아왔고 푸름이 서두르고 있다. 봄이 내려온 대지는 꿈틀대고 있다. 두터운 대지를 들어 올린 수선화, 멀지 않아 노란 꽃을 준비하고 있다.
▲4월을 기다리는 수선화 봄이 찾아 온 골짜기는 부산하다. 산 새들이 찾아왔고 푸름이 서두르고 있다. 봄이 내려온 대지는 꿈틀대고 있다. 두터운 대지를 들어 올린 수선화, 멀지 않아 노란 꽃을 준비하고 있다. 박희종

가끔 고라니가 찾아오던 산등성이가 조용하다. 휑한 산등성이를 지나 숲 속에 몸을 감추어도, 따사함은 살아난 모양이다. 고라니가 없어진 자리에 산고양이들이 자리했다. 따스함을 누리며 길게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한가롭다.

두런대는 사람들의 움직임 소리도 들려온다. 논밭을 오가는 트랙터 소리에 가끔은 경운기 소리도 섞여있다. 이웃집 어르신의 움직임 소리인데, 집 앞에 흐르는 도랑물도 봄을 알았다.

얼음 속을 흐르던 도랑물이 어느새 몸집을 불렸고, 옹알대던 소리는 명랑해졌다. 여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면서 쇠약해진 소리가 살아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냉이를 캐는 이웃들의 모습도 봄이 몰고 온 풍경들이다. 쑥이 올라오고 도랑가엔 미나리가 꿈틀거린다.


얼었던 골짜기 풀리는 소리

시골 농사는 구정이 지나면서 시작되는데, 입춘과 경칩이 지났으니 바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농사철이 시작되면서 거대한 농기구가 논길을 오간다. 추운 겨울에 집안에만 있던 어르신들 발길도 잦아졌다.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서성대고, 유모차에 기대어 마을길을 오가신다. 겨우내 몸관리는 어떻게 하셨을까? 골짜기의 겨울 추위는 혹독하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눈은 발길을 잡아 놓았고, 산동네를 꽁꽁 얼려 놓았었다.

눈보라가 몰려오는 골목길은 사람 발길이 끊긴 지 오래였는데, 아이들이 드물어 동네가 더 조용한 이유다. 겨우내 체력관리를 했어야 온전히 봄과 여름을 이겨낼 수 있다.

동네 곳곳에 운동기구가 있지만 어르신들이 운동하기엔 힘든 환경이다. 야외에 만들어진 운동기구, 어르신들이 근접하기에 너무 어렵다. 녹이 슬어 어설프기도 하고 엄두가 나질 않아서다.

겨울이 들려주는 소리는 또 있었다.

동네 이장님이 눈을 치우는 소리다. 젊은이보다 어르신이 많은 동네, 수북이 쌓인 눈을 치우기엔 버거운 삶이다. 추운 날씨에도 쌓인 눈을 치워주고 모래를 뿌려주니 한없이 고맙다.

수시로 내리는 눈에 골짜기는 발길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눈을 치워야 사람들이 오가고, 택배와 우체국 차량도 오갈 수 있다.

겨울임을 알려주는 진정한 모습은 장작 패는 소리와 보일러기름 채우는 풍경이다. 보일러 소리와 하늘 속으로 숨어드는 하얀 연기도 겨울 골짜기의 진풍경이었다.

무장정 오르는 물가에 어르신들의 삶을 버겁게 한다. 소란스럽던 산새들과 뛰어놀던 고라니도 소식이 없었다. 산식구들은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냈을까?

봄이 오는 골짜기는 바빠지기도 한다.

봄이 찾아 온 골짜기 풍경 봄이 찾아 온 골짜기는 조용하지만 부산하다. 꽃이 피고 새들이 찾아왔으며, 동물들의 삶이 달라졌다. 조용하던 대지가 꿈틀거리고 농사철이 찾아온 골짜기는 바빠진다. 작은 정원에 영산홍이 꽃망울을 맺었으며 산수유가 꽃을 피우려 서두른다.
▲봄이 찾아 온 골짜기 풍경 봄이 찾아 온 골짜기는 조용하지만 부산하다. 꽃이 피고 새들이 찾아왔으며, 동물들의 삶이 달라졌다. 조용하던 대지가 꿈틀거리고 농사철이 찾아온 골짜기는 바빠진다. 작은 정원에 영산홍이 꽃망울을 맺었으며 산수유가 꽃을 피우려 서두른다. 박희종

서서히 봄이 오면서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논길을 오가고 골목길을 드나드는 모습으로 봄을 실감한다.

사람들 발길도 많아졌다. 시골동네를 구경 오는 사람들, 전원생활을 꿈꾸는 도시 사람들이다. 차량을 몰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동네를 오간다. 시골집을 기웃거리고 이것저것을 묻는다. 하지만 전원살이가 쉽기만 할 수가 있을까?

파란 잔디가 아름답고, 먹음직한 삼겹살은 맛깔나지만 그 모든 게 어려움을 이긴 결과물이다. 힘겨운 시골살이를 견뎌내야 하고, 무던히도 자연에 적응해야 한다.

계절의 변화는 물론이고 이웃과 각종 벌레들과의 조우 또한 꽤 고단하다. 골짜기에서 늙어가는 고희의 청춘, 나 또한 그럴듯한 시골살이를 즐기지만 어려운 삶이었다.

시골에서 만나야 하는 새로운 환경과 이웃들의 눈치에 적응하고 어울림으로 극복해야 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야 하고, 봄을 맞이하기 위한 건강함도 유지해야 한다.

환절기를 넘기지 못하는 어르신들, 수없이 울려대는 부고장은 겨울을 벗어나며 빈번해진다. 추운 겨울을 지나 환절기가 시작되면서 맞이해야 하는 어르신들의 삶이다. 언제나 가슴속에 숨어 있던 시골살이가 봄이 오면서 살아났다.

꽃이 피어나고 산나물이 넘쳐나며 산 식구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집을 지으려는 산새들, 알을 낳고 부화하기 위한 집을 지어야 해서다.

뜰에도 봄은 이미 와 있다. 튤립이 고개를 내밀었고, 산수유나무는 벌써 꽃을 피울 태세다. 봄이 오면서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과 산악 오토바이 소리가 동네를 깨워 놓는다. 뜰에는 파랑이 고개를 밀어냈고, 산바람 향기도 부드러워졌다.

훈훈한 바람이 불어온 골짜기, 어느새 겨울을 뚫고 골짜기까지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골짜기 삶을 즐기려면 이런 계절의 변화에 수긍하며, 나 또한 서둘러 온 봄을 즐겨야겠다.


#골짜기 #시골살이 #봄 #계절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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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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