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현씨와 아버지, 다큐멘터리 <1포 10kg 100개의 생애> 스틸컷
다큐멘터리 <1포 10kg 100개의 생애>
기현씨는 아버지의 삶을 묻는 말에 이런 답을 했다.
"아버지는 균열 간 앞집 벽을 수리해 주는 것, 부서진 뒷집 계단을 고쳐주는 것. 느슨할지언정 이런 일을 너무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초로기 치매 국가책임제'는 언제쯤
정부가 치매 당사자와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치매 국가책임제'의 주요 수혜 대상은 60세 이상이다. 이 제도의 핵심 기관인 '치매 안심센터'가 초로기 치매 당사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 가운데, 최근 확대된 초로기 치매 특화 사업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2023년 서울특별시 강서구 치매안심센터에서 시작한 초로기 치매 당사자 대상 사업 '초록기억카페'가 올해 도봉구와 양천구로 확대됐다. 이 사업은 초로기 치매 당사자들에게 사회적 교류의 기회 제공을 위해 만들어졌다. 두 지자체의 초록기억카페는 각각 1월 7일과 17일에 문을 열었다. 개소식 이후인 1월 13일 취재팀은 도봉구 치매안심센터 '초록기억카페'를 찾았으나 준공 문제로 카페는 여전히 준비 중이었다. 개소식 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 양천구 초록기억카페와 달랐다.
몇몇 지자체에서 유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전국적으로 초로기 치매 당사자들이 분포되어 있는데,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은 소수다.
실제로 치매 안심센터에서 진행 중인 '치매 환자 쉼터 사업'이 있지만, 초로기 치매 당사자만을 위한 사업은 아니다. 2021년 3월 기준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중 59.8%인 153개소가 쉼터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초로기 치매 당사자를 위한 쉼터를 운영하는 기관은 단 15.2%인 39개에 불과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업의 '실효'다. 초로기 치매 당사자를 위한 사업이 단기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일시적인 참여만이 가능하거나, 기관의 사정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초록기억카페 역시 참가자가 3~4개월마다 교체되는 시스템으로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지자체 예산에 따라 지속 여부가 달라지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한 지자체의 초로기 치매 특화 프로그램 참가자는 "연말이 다가오니 예산이 부족해 사업이 끝났다"며 내년도 예산 편성과 사업 시작까지 참여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많은 사람이 초로기 치매를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책 결정자도 관심이 없는데 어떻게 '국가 책임제'를 실현할 수 있을까요?"
허선영 충북연구원 사회정책부 연구위원은 "초로기 치매 당사자가 자신의 증상과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지 미지수"라며 노인성 치매와 차별화된 프로그램, 돌봄 서비스 및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전반적인 인력 및 재정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중앙치매센터에서는 초로기 치매 당사자가 그동안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그리고 이들이 초기에 경험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인지기능과 신체기능, 사회적 기능 등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는 시범 운영 후 2023년 전국으로 배포될 계획이었지만 본격적인 시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초로기 치매 당사자와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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