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뒷산에 먼저 온 봄... 꽃망울이 통통하네요

등록 2025.03.12 17:16수정 2025.03.1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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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오랜만의 오전 산책을 한강으로 갈까 하다가, 날도 따뜻해졌고 '봄소식'을 관찰하고 싶은 마음에 동네 산으로 향했다. 나 말고도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았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도 봄기운에 걷기 좋게 녹진하게 녹아 있었다. 양지바른 쪽 매화나무는 벌써 꽃망울이 제법 통통해졌다. 오늘 같은 날씨라면 곧 향기로운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봄은 생동의 계절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준다. 겨울 추위가 물러나고 오늘처럼 포근한 봄볕이 대지를 감싸면 나무도 가지마다 물을 올리고 땅속에 움츠려 있던 싹들도 뾰족이 고개를 내민다.

산수유 봉오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산수유 나무는 겨울동안 달고 있던 빨간 열매를 노란 꽃봉오리로 바꿔달고 있다
▲산수유 봉오리 아파트 단지에 있는 산수유 나무는 겨울동안 달고 있던 빨간 열매를 노란 꽃봉오리로 바꿔달고 있다 김남정

계절의 변화를 잘 느낀다는 것은 이런 관찰력 덕인가 보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주변의 풍경과 문화, 식물, 지질학등 많은 분야를 세심하게 관찰하며 묘사했다.

독일을 출발해 로마로 가던 괴테는, 산의 높이가 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고는 이렇게 표현했다.

단순히 새로운 식물을 높은 산에서 발견했다는 것이 아니라, 산지로 올라감에 따라 가지의 간격이 넓어지고, 잎의 모양이 창처럼 뾰족해진다는 것이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 p 50>

괴테처럼 나도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나무들과 산에 있는 나무들, 그리고 양지와 음지에 사는 나무들을 관찰하며 산길을 걸었다. 관심 있게 산길을 관찰하며 걷는 이 순간은 온몸에 에너지가 넘친다. 마른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햇빛 때문에 내 발걸음이 더욱 가볍게 느껴졌다.

진달래도 부지런히 얼굴을 보여줄 준비를 하는 기세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고운 핑크빛 얼굴로 봄인사를 건넬 것이다. 누구라도 봄꽃을 보며 앞으로의 희망과 순간의 행복을 향유하는 것은 봄에의 '믿음'이다. 자연은 반드시 때가 되면 약속을 지킨다.


매화나무 아파트 양지바른 곳에 매화 봉오리가 콩알만 하다.
▲매화나무 아파트 양지바른 곳에 매화 봉오리가 콩알만 하다. 김남정

봄은 활동의 계절이기도 하다. 웅크렸던 몸과 마음을 일으켜 세워 밖으로 나가 새로움을 탐닉하는 계절이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피크닉, 여행, 등산 등 각자의 취향으로 야외활동을 하며 소통하는 계절이다.

결국 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우리에게 삶의 새로움을 주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찬란한 봄의 기운으로, 어렵고 힘든 일도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다.


봄이 주는 생명력과 희망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춥고 긴 기다림 끝에, '봄'은 우리 곁에 오고야 말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봄 #산길 #매화 #산수유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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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를 읽고, 글을 씁니다.나이 들어가는 삶의 감각과 가족. 부부의 시간, 일상에서 건져 올린 생각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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