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현습지 보도교 건설 관련 주민설명회가 대구 수성구 고산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금호강 공대위
13일 수성구 고산2동 행정복지센터 강당에서는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인 팔현습지 보도교 공사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 사업 시행처인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주재로 열린 이 설명회엔 200여 명의 대구시민이 몰려 이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팽팽한 긴장 속에 팔현습지 보도교 건설 주민설명회 열려
1시 30분가량 열린 이 설명회에선 먼저 시행사인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이 설명을 시작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측은 추가로 법정보호종 야생생물이 발견되는 등의 이유로 일부 수정된 사업변경안을 들고 나와 설명했다. 그 설명을 다 듣고 이 사업에 대한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실무자로서 필자가 먼저 발언할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팔현습지 전체 8㎞ 구간에서 특히 산과 강이 자연스레 연결된 2㎞ 핵심 구간에 수달, 삵, 수리부엉이 등 법정보호종 20종이 살고 있다. 이렇게 좁은 구간에 이렇게 높은 생물다양성은 팔현습지만의 특징으로 금호강 대구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곳은 산과 강이 자연스레 연결된 공간이라 깊은 산중에서나 볼 수 있는 담비까지 출현하는 곳으로 생태적 온전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팔현습지 하식애 구간은 야생의 생물들의 '숨은 서식처'(Cryptic habitat)로서 멸종위기종들의 마지막 피난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곳은 개발이 아닌 복원과 절대적 보전이 필요한 곳이다.
또한 이곳은 산과 강 그리고 범람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공간으로 금호강의 원시 자연성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생태적으로 경관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으로 개발이 아닌 복원과 절대적 보전이 필요한 곳이다.
따라서 팔현습지 안에 들어서 있는 너무나 이질적 공간인 파크골프장을 밖으로 빼내고, 팔현습지를 원상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해 누대로 보전해야 한다. 팔현습지는 광주 장록습지나 대전 갑천습지에 결코 뒤지지 않은 습지로 마치 도심 속 허파와 같은 기능을 하는 습지로 팔현습지가 온전히 보전이 된다면 인간과 야생의 조화로운 공존의 모델이 돼 대구를 너머 대한민국의 자랑거리가 될 습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어 무조건적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애초 이 사업의 목적인 수성패밀리파크에서 동촌유원지를 잇는 보도교의 대안으로서 팔현습지를 관통하는 보도교 대신 강촌햇살교를 넓혀서 반대편 산책길과 동촌해맞다리를 활용해서 디귿자 형태로 동촌유원지로 가는 것이다. 그렇게 가도 걸어서 5분, 자전거로 1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생태적으로 경관적으로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지키고 실리는 챙기는 일석이조의 방안이다."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측에서도 이 자리를 찾아 많은 의견을 피력했다. 고산2동 주민자치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정우씨는 찬성 측을 대표해서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고산지역 주민들이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요구했다. 그리고 낙동강유역청에서 이 사업이 타당하다고 판단해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주민설명회도 두 번 거쳤고, 환경단체 여러분들이 환경훼손 우려를 하셔서 거짓부실검토위원회도 개최된 걸로 알고 있다.
우리가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 훼손 우려를 안 한 건 아니다. 그 우려를 주민들뿐 아니라 환경단체에서 충분히 검토를 한 걸로 알고 있다. 또, 낙동강유역청이나 대구지방환경청에 이를 전달한 걸로 기억한다.
낙동강유역청이나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이를 충분히 검토해서 제3의 설명회를 개최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충분히 검토하고 공법도 바꿨으면 이제 추진해야 되지 않나 주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 빨리 추진해서 주민들이 더 편리해지고, 자연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사업 추진하겠다, 그러나 논의하겠다"

▲ 변경된 보도교 수정안 조감도
낙동강유역환경청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찬반 양측이 추가 의견이 더 나왔고, 주민설명회의 열기가 과열됐다. 수성구와 동구에서 이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많은 주민들이 현장을 찾아 추가 발언 기회를 계속 요구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찬반 양측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모든 의견이 다 소개되진 않았다.
이날 자리에 참석해 찬반 양측의 입장을 경청한 낙동강유역환경청 하천공사2과 이성호 과장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이 사업 진행은 2022년도부터 3년 동안 답보 상태에 있다. 충분히 논의도 많이 했다. 그리고 환경단체 쪽 분들 하고도 계속 논의를 해오고 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저희들이 고민하고 있다. 그런 과정이고 이미 진행되고 온 사안을 지금 당장 여기서 중지를 하고 더 이상 하지 않겠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계속 논의해 가겠다. (사업을) 진행하는데, 계속 논의를 해가겠다."

▲ 주민설명회장 한쪽에서 보도교 건설 반대 피케팅하고 있는 주민들
금호강 공대위
팔현습지가 중요한 생태 공간임은 분명하다. 낙동강유역환경청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고민이 깊은 것이라 본다. 특히 보도교를 건설하려는 곳은 팔현습지 중에서도 핵심적 생태 공간으로 개발보다는 보전이 필요한 곳이다. 그렇지만 이를 활용해 시민 편의를 증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찬성 측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닐 것이다.
과연 어느 선택이 더 바람직하고 합리적이며 미래지향적 가치를 지닌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곳은 우리 당대보다는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미래세대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옳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의 길로 나아가자"
그런 면에서 이런 지점들도 살펴보고 싶다. 인류가 지금 이만큼의 생존이라도 영위하는 건 사랑과 희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사랑과 희생의 정신이 우리 인간을 넘어 자연으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생태주의의 핵심이다. 생태는 이 지구공동체 전체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아름다운 지구공동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도 자연과 야생에 대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 팔현습지에 살고 있는 20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 야생생물 중인 한 종인 수리부엉이 부부가 올해 번식에 성공해 세 자녀를 키우고 있다. 팔현습지 하식애는 이들의 집이다. 함부로 개발되어선 안되는 공간인 것이다. 이들 '한울'님들을 모시는 것이 환경운동의 시작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동학의 2대 교주 최시형 선생은 동학의 핵심 가치인 '시천주'를 사람을 넘어 사물에까지 확대시킨 이로서 모든 생명이 바로 하늘(한울)이라 모든 생명을 섬겨야 한다고 했다. 자연을 배려하는 건 한울님들과의 공존을 의미한다.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는 마음, 바로 그 희생의 정신이 있어야 우리 지구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탐욕이냐 희생이냐 그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탐욕은 공멸일 뿐이고, 희생는 공존의 길이다. 무엇을 택할 것인가, 우리는 그 기로에 서 있다.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주민설명회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
금호강 공대위
보도교 사업 반대측 입장에서 서서 이날 발언한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이 사업 환경영향평가가 너무 부실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언의 마지막 순서에 다음과 같이 한승원 작가의 시를 조금 수정해서 인용했다.
"짐승 가운데 사람처럼
무섭고 더러운 짐승이 있을까.
꽃 가운데 사람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있을까"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우리의 선택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태껏 우리는 정말로 할 만큼 다 해 봤습니다. 이제는 지혜를 발휘할 때입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의 길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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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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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냐, 보존이냐... 팔현습지를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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