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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 전쟁' 최후의 승자는 누굴까요? 고려아연 정기주총 '촉각'

[90초경제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최씨 일가 또 순환출자 작전

등록 2025.03.14 16:39수정 2025.03.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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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1.23 [공동취재]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23일 오전 서울 중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1.23 [공동취재] 연합뉴스

오는 3월 28일, 2주 후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운명의 날' 입니다. 고려아연은 어제(1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 개최를 확정했습니다. 이날 주총 결과에 따라 앞으로 고려아연이 누구에 의해 경영될 것인지가 좀 더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치열했던 고려아연의 최윤범 회장 쪽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쩐의 전쟁'은 법원의 임시주총 가처분 인용과 주총에서의 표 대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 쪽에서 신청한 1월 임시 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의 대부분을 인용하면서, 당시 통과됐던 안건들도 효력을 잃었습니다.

법원의 결정으로 당시 주총 때 제한됐던 영풍 쪽 지분 25.4% 의결권은 다시 살아나게 됐습니다.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이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겁니다.

영풍은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지분을 새로운 유한회사인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했습니다. 최 회장 쪽에서 해외계열사가 아닌 국내 계열사를 통해 또 다시 순환출자 구조로 의결권을 제한하려는 의도를 막겠다는 겁니다(관련 기사: "최윤범 회장, 영풍 주식 되돌려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다시 불붙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지난 12일 자사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기존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하던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 형태로 이전 받아 고려아연-영풍 간 상호주 관계를 형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여전히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풍의 25.4%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에 영풍 쪽에선 "억지 주장"이라고 일축합니다. 이미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을 YPC에 현물로 출자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최 회장 쪽에서 '적용할 수 없는 논리'를 들어가며, 또 다시 정기 주총도 파행으로 이끌려는 것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지난 1월 임시주총 때도 최 회장 쪽은 위법성 논란 있는 상호 출자관계에 따른 의결권 제한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 주총을 진행했습니다(법원은 이후 당시 순환출자가 위법이라고 판단함. - 기자 주). 당시 의결권 지분 구조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영풍 쪽의 강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주총 임시의장을 맡았던 최 회장 쪽 대리인은 주총을 강행했습니다.


재계 주변에선 이번 정기 주총 자칫 양쪽 간의 물리적 충돌이나 파행으로 얼룩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 회장 쪽에서 또 다시 영풍의 의결권을 배제한 채 기존 안건을 다시 통과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미 되살아난 의결권과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영풍 쪽에서도 그대로 지켜보기 어려울 겁니다. 또 다시 경영권 분쟁의 공은 법원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70년동안 장씨와 최씨가문은 한지붕 아래 함께 회사를 키워 왔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이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3세 경영체제로 넘어오면서, 이들 두 가문의 신뢰는 금이 갔습니다. 세계 1위의 비철금속회사인 고려아연, 이를 세우고 키워왔던 두 가문이 이제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홈플러스 김광일 부회장(왼쪽)과 조주연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발표에 앞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홈플러스 김광일 부회장(왼쪽)과 조주연 사장이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입장 발표에 앞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뉴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조주연 사장이 "현재까지 상거래채권 3400억 원을 상환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그는 이번 회생절차로 인해 불편을 겪은 협력사, 입점주와 투자자 등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채권부터 순차적으로 지급 중이고, 대기업과 브랜드 협력사들이 조금 양보해주면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안정적인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기업들의 양보는 받으셨겠죠?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소득대체율을 여당 주장대로 43%까지 양보하기로 한 것인데요. 그 대신 민주당은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하나는 국가지급보장 명문화이고, 둘째는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딧 확대, 마지막으로 저소득층 보험료 지급 확대 등 입니다. 작년 여야는 이미 보험료율 13% 인상안에 대해선 합의했었고, 소득대체율을 놓고 44%(민주당)대 43%(국민의힘) 맞서 왔습니다. 일단 국민의힘의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국민 노후생활의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 개혁,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최근 서울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금리 인하 등으로 주택시장이 다시 들썩입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공식적으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은은 오늘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단행된 3번의 기준금리 인하가 올 경제성장률을 0.17%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현재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은의 고민은 계속됩니다.

기아가 오늘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주총으로 사내이사였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보수를 받게 됐습니다. 이날 안건 가운데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이 있었는데 작년 80억 원에서 올해 175억 원으로, 95억 원을 올리는 내용입니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의 등기 임원을 맡았지만 기아에선 따로 보수를 받지 않았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두 회사로부터 115억 1800만 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올해 기아의 보수까지 합할 경우, 3개 회사로부터 200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늘어난 보수 만큼 실적으로 보여 주시길…
#90초경제뉴스 #고려아연경영권분쟁 #최윤범회장 #영풍 #M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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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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