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자재마트도 원래대로면 아침마다 북적여야 하는데, 요즘엔 손님이 없다.
임경화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현재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알바 두 사람을 그만두게 할 수도 없다. 그들 사정이 어떤지도 뻔히 알다 보니 서로 꾹 참으며 버티고 있는 중이다.
우리 부부가 봉사 의미로 하고 있는, 매일 배달하는 무료 반찬 나눔 가정도 줄이기는 어렵다. 지금 상황이 어려운 사람은 더 어려울 세상이기 때문이다. 남편과 어떻게 할지 상의했지만, 우리가 좀 더 긴축하고 아끼면서 견뎌 보기로 했다.
이 모든 현상들이 긴 내수부진과 고물가, 고환율로 인한 식재료비 상승, 그리고 인건비 등 탓일 테다. 한 가지 다행인 건, 우리는 임대료는 나가지 않는다는 점. 개업 8년 즈음 열심히 일하고 성실하게 모아서 지금의 가게를 인수한 덕분이다.
뉴스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수가 IMF때보다 더 줄었다고 한다.
우리 가게는 아파트 상가에 입주해 있는데 1층에 우리 오른쪽은 아귀찜 배달전문점과 미용실이고, 왼쪽으론 병원용품 납품점과 인테리어 사무실이 있다. 모두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다.
경기가 이렇다 보니 상가 앞에 나오면 옆집 사장님들 하소연이 애처롭다.
배달업체는 배달업체대로 높은 배달수수료와 인건비로 힘들다고 하고, 미용실 원장님은 손님들이 머리를 하러 오지 않는다고 울상이다. 서민들은 아파도 병원보다 약국을 찾는다며, 용품 납품점 또한 병원들이 힘든지 요새 병원용품(주사기와 마스크 등)도 주문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들은 이런 국민들 심정은 알기나 하는 건지, 뉴스를 보다 보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돌아보니 내 어린 시절, 초등학교부터 여고까지 몇 년 동안 직업군인이셨던 아버지가 심장병을 얻게 되면서 전역한 이후 우리 집은 늘 우울했다.
집안에 아프신 아빠가 계시니 가족여행 외식은 꿈도 꾸지 못했고 늘 아빠가 돌아가실까 하는 두려움과 묵직한 집안 공기에 압도되어 100점 시험지도 마음껏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부모님은 나를 안쓰럽게 여기고 애달프게 생각하셨지만, 돌아보면 그때 어린 마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어쩌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우리 현실이 꼭 그때 같다고 느낀다.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을 국민들이 직접 우리 손으로 뽑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작년 12월 이후 공석이나 마찬가지다. 급기야 국민들은 상습적인 우울감에 휩싸이면서 나라 안팎 모든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어떻게 해서든 이런 국면에서도 내가 만드는 도시락에 최선을 다하고 정성껏 준비한다. 누군가 열심히 일한 뒤 만나는 우리 도시락으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언젠가는 지금의 오늘도 즐겁게 추억하게 되기를 기도하면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봄을 부디 만끽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도시락을 만든다.

▲ 오늘도 나는 정성껏 도시락을 만든다
임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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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와 노래를 좋아하는 곧60의 아줌마.
부천에서 행복한만찬이라는 도시락가게를 운영중이다.남은 인생의 부분을 어떻게 하면 잘 살았다고 소문날지를 고민하는 중이며 이왕이면 많은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행복한 미소를 글과 밥상으로 보여주고 싶어 쓰는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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