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음식물쓰레기 퇴비화 시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드는 인도 제로웨이스트 활동가들과 함께 퇴비화 시설 앞에 섰다.
고금숙
국내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설을 보러 가면 정작 음식물 쓰레기는 하나도 안 보인다. 중앙화된 시스템으로 제어되고 악취를 막기 위해 뚜껑을 닫아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방문한 일본 제로웨이스트 마을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설은 구석구석까지 다 볼 수 있었고, 음식물 쓰레기가 어떻게 기계에 들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재활용되는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설에서 가끔 들려오는 뉴스를 통해 그곳의 환경을 가늠해볼 수 있다. 메탄 가스 환기가 되지 않아 노동자가 죽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에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한다. 겨울에는 꽝꽝 언 음식물 쓰레기를 뜨거운 물로 녹여서 퇴비화시키고, 아무렇게나 버린 동물사체, 골프공, 숟가락 등의 이물질을 끄집어내기 위해 파리 사육장 같은 펌프 아래로 들어가 막힌 부위를 뚫는다. 다 사람 손으로 하는 일이다.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에 대한 안전보건 기준이 있지만 정작 처리 부분은 안전보건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주 리싸이클링 공장 사례처럼 재활용 처리 시설의 노동자는 하청으로 고용되어 손쉽게 해고된다. 시민들은 쓰레기 처리시설을 혐오시설로 생각해 도시 외곽으로, 지하 깊숙이 밀어낸다.
정작 이렇게 만든 사료는 국내에서 사용할 곳이 없어 아프리카와 베트남 양계장으로 보내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에 엄청난 에너지와 땀을 쏟아붓고 눈물과 피를 뿌려 퇴비와 사료를 만든다. 그런데 그 결과 이역 만리에서 값싼 공장식 축산업을 떠받치는 원료가 될 뿐이다.
우리에게는 더 나은 음식물 쓰레기 순환 체계가 필요하다
음식물 쓰레기는 엄밀히 쓰레기가 아니다. 자연은 모든 유기물 쓰레기를 원료로 사용한다. 따라서 유기물인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 잔재물이지 쓰레기가 될 수 없다. 우리는 이 순환을 끊어버리고 유기물을 쓰레기로 만들어 낭비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순환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우리가 바로 순환을 통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우리의 생명은 쓰레기 순환의 산물이다.
동물은 식물이 광합성을 하면서 내다 버린 산소를 호흡해 에너지를 얻는다. 척추동물은 몸 속에 남은 칼슘을 거둬들여 뼈를 만드는데, 과학저술가 스티븐 존슨은 이를 "인간이 똑바로 서서 걸어 다닐 수 있는 능력은 몸에 남은 독성 폐기물을 재활용"한 덕분이라고 썼다.
우리가 제로웨이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순환 시스템을 통해 자연의 일부로서 기여할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고 그 퇴비를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 곳에 거름으로 돌려주는 순환부터 시작해 보자.
가장 쉽고 빠르게 재활용의 최종 산물이 탄생하는 분야가 바로 음식물 쓰레기다. 그리고 이미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의 천국인 한국이라면 그 어떤 국가보다 더 빨리, 더 나은 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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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로 세금 1000억 줄임 ⓒ 유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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