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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나온 뒤 다시 불면증... 60대 친구들의 '이구동성'

[주장] 혼란스럽기만 했던 지난 3개월... 헌재는 하루 빨리 탄핵 결정 내려야

등록 2025.03.18 12:12수정 2025.03.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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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2023년 9월, <오마이뉴스>에 '"임기동안 전쟁이나 나질 않길..." 60대가 내린 슬픈 결론'이란 제목의 글을 쓴 적 있다. 해당 기사에는 16개월간 윤석열 정권이 벌인 실책과 사건사고에 대한 친구들과 내 생각이 담겼다. 비판 일색이었지만, 거기서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안타깝게도 윤석열 대통령으로 인하여 나라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다. 이보다 더 나쁠 수 없게.

2025년 3월, 대한민국은 기로에 서있다. 다시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극복하고 성숙한 나라를 향해서 갈지, 아니면 혼란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윤석열 탄핵이 기각된다면 1945년 해방 이후 남과 북이 분단되어 서로 반목하던 시절로 돌아갈 것 같은 불안이 엄습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극복해 낼 것이라는 믿음은 있지만, 그동안 애써 만들어 놓은 민주주의의 모든 토대가 무너진 상황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럽다.

사실 이런 상황 전개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단 한 표의 차이일지라도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니 임기를 잘 마치길 바랐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2년 6개월은 심히 우려스러웠다. 그래도 어쩌겠나 싶었다. 그런데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방식으로,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자기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판 것이다. 하지만 그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모든 것이 곧 정리될 듯이 보였다.

극우세력들의 어리석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김성욱

그러나 지난 2년 6개월 동안 독버섯처럼 자란 극우보수의 등장은 내란세력과 이를 동조하던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의 빛이 된 것 같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동에 선동을 거듭했고, 마치 포퓰리스트와도 같은 선동을 추종하는 이들이 늘어갔다. 그들에게는 고무적이었으며, 싸워볼만한 싸움으로 여겨진 듯하다.

그들은 아마 탄핵이 기각된다면, 자기가 한 모든 내란행위도 정당화될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 살 길이 보이는 것 같으니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까지도 재판과정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닐까. 사죄할 마음이 없는데 그것 말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럼 점에서는 딱하기도 하고 자기의 잘못을 모르는 어리석음이 추하게 느껴진다.

내가 단순히 탄핵 인용을 바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생각은 탄핵찬반집회를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는 이들의 집회와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이들의 집회를 비교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폭력적인 언어가 난무하는 집회와 문화축제와도 같은 집회 중에서 나는 성숙한 집회를 열어가는 이들의 편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탄핵 이후 어떤 이들이 주축이 되어 이 나라를 다시 새롭게 만들어갈까를 생각해 보아도 다르지 않다.


어느 국가에서나 진영간의 논리는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들의 논리는 참으로 위험하다. 가짜 뉴스에 편승한 것을 물론이거니와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을 종북좌파, 빨갱이 등 이념몰이를 하고 '죽여도 된다'는 구호까지도 망설임없이 내뱉는다.

나는 이런 이들이 득세하는 세상이 온다면,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탄핵이 속히 인용되어 그들의 불법적인 내란행위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12.3 비상계엄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윤석열 구속수감 뒤에 잠시 평온을 되찾았지만, 석방된 이후 다시 불면의 날들을 보내고 있다. 상식적인 재판관이라면 당연히 탄핵을 인용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탄핵정국에서 기이한 일들을 많이 겪다보니 '혹시라도'하는 생각에 또 잠을 이루지 못하고, 화병에 시달린다. 살다보니 이런 대통령을 다 겪는다 싶다.

2년 전 '전쟁이나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대화하던 친구들은 모두 탄핵인용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 만일?"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면, "어휴, 그러면 이 나라에서 살기 싫은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하지만 나는 안다. 살기 싫어도 꾸역꾸역 살아야하는 것이 조국이고, 그냥 꾸역꾸역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답게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국민 된 도리라는 것을. 아무리 각자도생 사회라지만,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고,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것을.

헌법재판소는 속히 결정하라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권우성

나는 유년 시절 박정희 유신독재를 경험했지만 그때는 그 의미를 알지 못했다. 1980년 광주를 짓밟은 전두환 군부독재 때는 청년기여서 1987년 6월 항쟁이 있기까지 여느 청년들처럼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살았다. 이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이명박, 문재인, 윤석열 참으로 많은 대통령들을 경험했다. 그 중에는 좋아했던 대통령도 있고 싫어했던 대통령도 있었다. 싫은 정도를 넘어서 미워했던 대통령도 있었다. 하지만 전두환 이후 윤석열은 그야말로 최악의 대통령이다. 누가 대통령을 해도 그렇게 는 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래도 어쩌겠는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광장의 극우보수세력들이다. 그리고 여전히 헌재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지 않는 피의자, 말은 승복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헌재를 압박하는 여당이다.

비상계엄 이후 그들은 국민이나 나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내란 수괴의 내란행위를 옹호하고, 자신들의 생각과 다른 이들을 모두 패악질이나하는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서부지법 폭동사태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은 떠올리기 싫을 정도다. '탄핵이 기각된다면, 이런 이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되겠지'라는 생각에, 상상하기도 싫다.

헌법재판소는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는 국민을 위해서라도 속히 판결을 내리길 바란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비상계엄 #탄핵 #극우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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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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