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명태균과 2월 중순 절연? 오세훈 해명 뒤집는 항공권 확인

오 시장 측근과 만난 2021년 3월 19일 티켓 확보... '비공표 조작 여조 보고서→티켓 예약' 반복...후원자 입금도 확인

등록 2025.03.25 06:49수정 2025.03.25 07:16
29
원고료로 응원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야권(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그해 "3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기 위해" 명태균씨와 김태열(미래한국연구소 소장)씨가 서울행 비행기표를 발권받았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범야권(오세훈-안철수) 후보 단일화 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그해 "3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만나기 위해" 명태균씨와 김태열(미래한국연구소 소장)씨가 서울행 비행기표를 발권받았다.김화빈

"명태균씨와 1월 말 관계가 악화돼 2월 중순 절연했다"던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명을 뒤집는 자료가 확인됐다.

<오마이뉴스>는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를 통해 명씨와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장의 2021년 3월 19일 항공권 예약 내역을 확보했다. 해당 날짜는 미래한국연구소가 3월 17·18일 오 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돌린 직후이자, 김 소장이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을 만났다고 한 날이다.

김 소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021년 3월 19일 명씨와 함께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근처 카페에서 강 전 부시장을 기다렸고 이후 명씨와 강 전 부시장이 30분 간 대화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해당 날짜 나흘 뒤인 나흘 뒤인 2021년 3월 23일 오 시장은 여론조사서 안철수 후보를 꺾고 범야권 서울시장 단일화 후보로 확정됐다. 그로부터 사흘 뒤인 2021년 3월 26일 오 시장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는 강씨 계좌로 500만 원을 입금했다.

오 시장은 명씨와의 연관성을 두고 줄곧 '1월말 관계 악화, 2월 중순 연락 단절'을 주장해왔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28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과의 인터뷰에서 "(명씨가) 자기 여론조사를 사라고 해서 1차로 '당신 물건 안 산다' 했던 게 (2021년) 1월 말경"이라며 "2차로 계속 (명씨가) 얘기해서 끊어냈던 게 2월 중순 정도"라고 말했다.

'비공표 조작 여조 보고서→비행기표 예약' 패턴

 명태균과 오세훈 서울시장
명태균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출처:명태균페이스북, 서울시 홈페이지

항공권 내역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강씨는 위 항공권을 포함해 비공표 여론조사와 맞물리는 시기에 구매한 항공권 내역을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제 명의의 계좌로 (여론조사와 관련된) 비용이 들어오면 제 카드로 비행기표를 긁었다"며 "명씨가 김해공항에서 서울로 간 티켓 발권 내역 등을 검찰에 다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항공권 구매 시기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강씨는 명씨의 지시에 따라 비공표 여론조사를 조작해 보고서를 만들고 이어 명씨의 서울행 항공권을 구매했다. 이러한 패턴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경선부터 오 시장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할 때까지 총 8번 반복됐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씨가 명태균씨의 지시를 받고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수행한 뒤 보고서를 만들고 명태균·김태열(미래한국연구소 소장)씨의 서울행 비행기표를 발권했다. 해당 일자는 2021년 2월 17일이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씨가 명태균씨의 지시를 받고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수행한 뒤 보고서를 만들고 명태균·김태열(미래한국연구소 소장)씨의 서울행 비행기표를 발권했다. 해당 일자는 2021년 2월 17일이다.김화빈

강씨는 "(검찰 포렌식 결과) 예전에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제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동안 명씨, 김 소장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가 발견됐다"라며 "해당 대화에는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 보고서를 명씨가 전달받은 기록, (보고서 전달 이후) 명씨 지시에 따라 제가 서울행 비행기표를 예매한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는 강씨를 통해 ▲ 명씨의 서울행 비행기표 8건 내역 ▲ 미래한국연구소의 오 시장 관련 1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와 원본 데이터 ▲ 김한정씨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일시 등을 확인해 그 패턴을 분석했다.

[국민의힘 경선] 나경원 우세가 접전으로, 조작 여론조사 후 김한정 입금

① 2020년 12월 22일 비공표 여론조사 → 2021년 1월 20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② 2021년 1월 22일, 1월 25일, 1월 29일 비공표 여론조사 → 2021년 2월 8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2월 5일 국민의힘 본경선 후보 확정을 앞두고 오 시장과 관련해 3차례 비공표 여론조사를 돌렸는데, 실제 조사보다 인원을 두 배 이상 부풀리는 방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 <오마이뉴스>가 해당 일자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 1월 22일 : 실제 816건, 조작 1058건 ▲ 1월 25일 : 실제 724건, 조작 2793건 ▲ 1월 29일 : 실제 633건, 조작 2026건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작된 보고서를 들고 김해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명씨의 항공권을 예매했다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명씨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 "2021년 1월 20일, 23일, 28일, 2월 중순에 (강 전 부시장을)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 시기의 여론조사는 표본을 부풀리는 단순 조작이 대부분"이라며 "(정치 야인 생활을 한) 오 시장이 국민의힘 본경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가 이뤄진 뒤 김한정씨는 강씨 명의 계좌로 ▲ 2월 1일 1000만 원 ▲ 2월 5일 550만 원 ▲ 2월 18일 550만 원을 입금했다.

③ 2021년 2월 14일 비공표 여론조사 → 2021년 2월 15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④ 2021년 2월 17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⑤ 2021년 2월 19일, 23일, 26일 여론조사 → 2021년 2월 28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오 시장이 본경선에 진출한 이후에도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는 계속됐다. 위 여론조사에서도 실제 응답자 수가 보고서에서 부풀려졌고 '나경원 우세'이던 결과는 '나경원·오세훈 접전'으로 바뀌었다. 김한정씨는 역시 강씨 계좌로 700만 원을 입금했다.

<오마이뉴스>가 2021년 2월 23일자 여론조사 원본 데이터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조사 완료 건수는 572건이었지만 보고서엔 1366으로 표기됐다. 원본 데이터(572건)서 '나경원·오세훈 가샹 양자 대결' 결과는 나경원(41.1%)이 오세훈(34.4%)보다 약 6.7%p 앞섰지만, 최종 보고서에는 나경원(39.2%)과 오세훈(36.1%) 접전으로 나타났다.

[안철수와 단일화] 지상욱 의뢰대로 여론조사, 직후 서울행 비행기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과 2021년 3월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과 2021년 3월 25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유세차에 올라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취재단

오 시장이 2021년 3월 4일 국민의힘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미래한국연구소는 범야권 단일화 국면에서 오 시장의 경쟁력·적합도를 알아보는 비공표 여론조사 또한 수차례 수행했다.

⑥ 2021년 3월 4일 비공표 여론조사 → 2021년 3월 5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⑦ 2021년 3월 11일, 3월 12일 비공표 여론조사 → 2021년 3월 15일 명씨 서울행 비행기표

위 조사 모두 종전처럼 응답자수를 부풀렸다. 특히 3월 11·12일 비공표 여론조사는 지상욱 당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과의 연관성이 불거진 사례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담겨 있는 지 전 원장과 명씨의 3월 11일 카카카오톡에는 이러한 내용이 담겨 있다.

지상욱 : 1. 적합도 (중략) 2. 적합도양보안 (중략) 3. 경쟁력으로 할 경우. 3가지 방식으로 각각 샘플 500샘플로, 재질문 넣고, 즉 모름/무응답 없이. ARS로 해야? ARS로는 재질문 대신 선택답을 1번2번 두개로? 이 내용에 대해서 그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자료와 답을 줄 수 있나요?
명태균 : 네, 연락 드리겠습니다.

실제 지 전 원장의 의뢰대로 3월 12일자 여론조사 질문지가 구성됐고 적합도, 적합도양보안, 경쟁력 모두 오 시장이 우위를 보였다. 명씨의 항공권 내역엔 이 조사 사흘 뒤인 3월 15일자 항공권도 담겨 있다.

 지상욱 당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명태균씨에게 의뢰한 내용이 미래한국연구소 질문 문항으로 반영됐다. 이 여론조사는 2021년 3월 12일 이뤄졌다.
지상욱 당시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이 명태균씨에게 의뢰한 내용이 미래한국연구소 질문 문항으로 반영됐다. 이 여론조사는 2021년 3월 12일 이뤄졌다.김화빈
#명태균게이트 #오세훈 #여론조사조작 #비행기표
댓글2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지귀연 판사가 얼마나 재판 이상하게 하는지가 관전 요소" "지귀연 판사가 얼마나 재판 이상하게 하는지가 관전 요소"
  2. 2 "가슴 노출 심한 옷 입으라고, 그래도 웃어야죠" 치어리더들의 속내 "가슴 노출 심한 옷 입으라고, 그래도 웃어야죠" 치어리더들의 속내
  3. 3 [단독] 대장동 정영학 "검찰, 내 엑셀파일에 임의로 숫자 입력해 출력" [단독] 대장동 정영학 "검찰, 내 엑셀파일에 임의로 숫자 입력해 출력"
  4. 4 '선거의 왕'이 무릎 꿇었을 때, 많은 국힘 의원들이 보인 노골적 반응 '선거의 왕'이 무릎 꿇었을 때, 많은 국힘 의원들이 보인 노골적 반응
  5. 5 "OO님 트윗 보고 갔다" SNS로 윤석열 간담 서늘하게 한 사람 "OO님 트윗 보고 갔다" SNS로 윤석열 간담 서늘하게 한 사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