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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봄맞이 루틴, 씹을수록 고소한 이 나물요리

제철요리로 감각하는 봄의 맛... 봄나물 이용한 냉이김밥 만들기

등록 2025.03.21 17:54수정 2025.03.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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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절이 김치
겉절이 김치 어혜란

'어머, 이게 봄동이에요? 너무 맛있다!'

지난주 먹었던 시언니의 봄동겉절이에 반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왔던 탄성이다.


남편의 생일을 맞아 3월 초, 남편 친누나인 시언니댁을 찾았다. 형제애가 충만한 남매라, 평소에도 자주 얼굴을 보면서도 서로의 생일만큼은 꼭 빼놓지 않고 챙긴다.

지난해 갑작스럽게 시부모님을 모두 떠나보낸 남매. 아픔과 상실감이 남달랐던 터일까.

평소 외식을 선호하지만, 올해는 특별히 시언니가 직접 남편의 생일상을 준비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누나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힘든 아픔을 겪었지만 서로를 챙기며 위기를 넘어가려는 가족애가 새삼 감동적으로 느껴졌다.

귀한 한약재를 듬뿍 넣은 달큼한 갈비찜, 노릇노릇 구워낸 계란말이, 우렁을 넣어 끓인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맛깔스러운 음식이 한가득 차려진 상을 보고 있으니 저절로 군침이 돌았다.

그 어떤 슬픔도, 그 어떤 시련도 단숨에 씻겨내려 주는 '마법의 묘약' 같았다. 누나의 생일상을 받은 남편의 마음에도 어느새 살며시 '봄꽃'이 내려앉은 듯, 남편 얼굴이 행복하고 감격스러워 보였다.


모든 음식이 감칠맛 나고 미각을 돋웠지만, 그날, 유난히 내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은 다름 아닌 '봄동 겉절이'다.

혹독한 겨울추위를 견디고 자란 봄동은 단맛이 더 깊고 아삭아삭했다. 새콤달콤한 양념에 시언니의 손맛이 더해져 그 어떤 음식보다도 입맛을 돋우었다. '봄동이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나' 새삼 감탄하며 싱그러운 봄의 정취를 느꼈다.


꽃처럼 활짝 피어난 봄동

제철 재료로 만든 음식은 그 어떤 산해진미에도 비할 바가 못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제철에 먹는 봄나물은 보약'이라는 옛말처럼, 귀한 보약 한재를 다려 마신 느낌이 들기도 했다.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에서 기어코 뿌리를 내리며 꽃처럼 활짝 핀 봄동 겉절이는 그 어떤 음식보다도 달큼하고 활력을 주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민, 앙증맞은 새순
나뭇가지 사이로 빼꼼 얼굴을 내민, 앙증맞은 새순 어혜란

평소에도 시장 구경을 즐기지만 이맘때면 유난히 장을 보러 나서는 발걸음에 흥이 돋는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걸치게 되지만, 시장 곳곳에 스며든 이른 봄기운은 몽글몽글 마음을 들뜨게 한다.

마트 매대에 수북이 진열된 각양각색의 초록빛 나물들을 감상하는 일은 그 어떤 전시보다 흥미롭게 느껴진다. 다채로운 봄나물들의 향연을 마음껏 즐기며, 향긋한 봄나물 향을 맡으며, 비로소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푸릇푸릇 냉이가 콕콕 박힌 밥
푸릇푸릇 냉이가 콕콕 박힌 밥 어혜란

봄동, 쑥, 달래, 남해초 그 이름도 다정한 각양각색의 봄나물이 있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특히 냉이를 좋아한다. 냉이 특유의 향긋함은 내게 봄의 첫 소식을 전해주는 요정 같기도 하다. 쌉싸래하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한 냉이를 다듬고 요리하며 나만의 이른 봄맞이를 준비한다.

냉이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꿋꿋이 뿌리를 내리고, 2월이면 싹을 틔운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한 냉이는 불모지에서도 끈질기게 뿌리를 내리며 번성한다. 특히 3~4월이 제철이다.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기력을 회복하는데도 으뜸으로 꼽힌다. 춘곤증을 이겨내는데 특효약이라고 알려져 있다.

냉이는 뿌리째 먹는 나물로 다양한 음식들과 완벽한 궁합을 만들어내며 특별한 봄의 맛을 선사한다. 야들야들한 차돌박이를 더해 솥밥으로 지어 먹기도 하고,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어도 좋다. 냉이 된장찌개는 냉이 특유의 향긋함이 구수한 된장과 더해져 나 역시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냉이김밥 재료
냉이김밥 재료 어혜란

이번에는 특별히 냉이 김밥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어느 날 우연히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보게 된 마카롱 여사님의 냉이 김밥 레시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냉이가 주인공을 맡은 요리라 김밥재료가 단출해 더 좋았다.

재료는 냉이, 당근, 스팸, 계란이 전부다.

1. 먼저 손질한 냉이를 물에 살짝 데치고, 물기를 꽉 짜준 다음 송송 다져준다.
2. 다음으로 채 썬 당근을 10분 정도 소금에 절여준 후, 물기를 짜주고 기름에 달달 볶는다.
3. 계란지단, 스팸까지 구워주면 재료 준비는 끝.
4. 마지막으로 고슬고슬한 밥을 올리브유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냉이를 넣어 준다.
5. 재료를 올려 김밥을 꾹꾹 말아주면 완성!

 냉이가 콕콕 박힌 냉이김밥
냉이가 콕콕 박힌 냉이김밥 어혜란

새싹이 돋듯 푸릇푸릇 한 냉이가 밥 사이에 콕콕 박힌 김밥은 보기에도 싱그럽다.

한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고소한 봄기운이 퍼졌다. 없던 입맛도 살아 돌아오게 할 만큼 별미였다. '너무 맛있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눈 깜짝할 새 남편과 한 접시를 해치웠다.

'봄이 왔음을 기념하는 나만의 음식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라는 <제철행복> 김신지 작가의 말처럼, 식탁에서 맞이하는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은 그 어떤 봄의 환영식보다 반갑고 유쾌했다.

떠나는 봄이 아쉽지 않도록 자주자주 제철 봄나물 즐기며 봄을 자축하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김밥 #냉이나물 #냉이나물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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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고 꿈꾸며 독서하는 삶을 살고싶은 모카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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