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세종시청 회견실에서 열린 최민호 시장 기자간담회
김병기
최 시장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의 영향으로 가뭄 발생이 빈번해지고, 갈수기 유량 부족 문제도 점점 심각해졌다"라면서 "우리 시는 도심하천, 공원에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세종보 재가동을 촉구해 온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당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종보의 용수는 농공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사용되지 않고, (호수)공원의 용수는 양화취수장의 개선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는 기자의 질문에 최 시장은 "앞으로 어떤 수요가 생길지 모른다"고 얼버무린 바 있다.
유진수 처장도 "금강유역 물관리위원회 1기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호수공원 등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양화취수장의 취수구를 조정하는 것을 확인했다"라면서 "2020년경에 세종시 물 관련 담당 과장도 '세종시의 물 부족 문제는 이 시설로 완료가 됐다,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물관리위원회에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최 시장의 세종보 탄력 운용과 홍수 예방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박창재 처장은 "공주보를 탄력 운용했을 때 수위 변동으로 인한 수생태계의 변화와 교란으로 생물종들은 적응하기 어려워진다"라면서 "한편으로 세종보는 오히려 홍수위를 올려 수해 위험을 키우는 구조물"이라고 지적했다.
임도훈 실장도 "어제 확인해 보니 세종보 정기 점검을 한다면서 대형 크레인으로 보 틈새에 쌓여있는 퇴적물 20~30톤을 파내는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라면서 "매년 고장이 나서 '고물보'라는 이름이 붙은 세종보가 기후위기로 인한 스콜성 강우나 장마 때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한다면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병기의 환경새뜸] 현장 생중계 : https://www.youtube.com/live/wWUYYGaXNXs?si=FRyGdZbVSq1-yXXS
[쟁점4 : 경제효과] 지역경제 기폭제 vs. 해체하는 게 이득
최 시장은 "세종보를 재가동하면 금강의 수위가 상승하고, 수변 공간을 활용한 휴양·레저·관광산업의 활성화가 기대된다"라면서 "다양한 친수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성을 개선하기 위한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고, 앞으로도 친수공간 조성으로 침체된 지역 상권과 경제를 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또 "세종보를 활용해 연간 9,300㎿h의 전력 생산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재가동을 서둘러야 할 이유 중 하나"라면서 "이는 한솔동 주민(2024년 12월 31일 기준 1만 8,016명) 절반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이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의 낭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종보 소수력 발전량부터 과장됐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박창재 처장은 "세종보는 완공 이후 가동을 했던 5년 동안 잦은 고장으로 소수력발전 가동률이 25%를 넘지 못했다"라면서 "이 기간동안 유지수리 비용만도 119억 원에 달했기에 엄청난 전기발전을 했다는 말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 24일 세종보 기자회견에서 조성희 장남들시민모임 사무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보철거시민행동
조성희 장남들시민모임 사무국장은 "도심 안에 이렇게 강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수생태계가 살아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기에 세종이 세계적인 생태관광지가 될 근거가 될 수 있다"라면서 "대관람차를 만들고 오리배나 띄울 생각만 하지 말고 살아있는 야생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생태관광을 하는 게 지역경제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시장은 보의 경제효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때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과학적인 검증에 따라 세종보 해체를 결정한 것도 경제성 때문이었다.

▲ 2019년 2월 22일,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경제성 분석 결과 표
4대강조사평가기획위
위의 표는 2019년 2월 22일,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가 발표한 경제성 분석 결과이다. 세종보 해체에 드는 비용은 114억 원(114.67). 해체에 따른 물이용 대책 비용은 86억 원(86.08)이다. 보의 경제성 수명인 2023년부터 2062년까지 40년간 소수력 발전을 운영할 수 없어 발생하는 손실 비용은 131억 원. 하지만 수질과 수생태 개선비용으로 867억 원의 이득이 있다. 또 유지관리비 83억 원이 절감된다.
따라서 2062년까지 세종보 해체에 따른 비용은 친수효과와 홍수조절 편익 등을 포함해서 총 331억 원인데, 편익 비용은 972억 원이다. 결국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세종보 해체시 B/C 값은 2.92으로 100원을 투입하면 292원의 이윤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4대강 보의 경제 효과를 주장해 온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4년 5월에 3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종보 보수공사를 완료했다. 해체 비용의 4분의 1 가량이 투입됐다. 매년 고장이 나서 '고물보'로 불렸던 세종보의 수리비용은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의문이 들었다.
[관전평] '최석열'의 무지와 독선 vs. 축적된 과학

▲ 20일 세종시청 회견실에서 열린 최민호 시장 기자간담회
김병기
"세종에는 윤석열 대신 '최석열이 있다'는 말이 회자됩니다.(중략) 최민호 시장과 윤석열은 도플갱어이지요."
최 시장 기자간담회를 지켜봤던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원이 지난 20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관전평이다. "최 시장은 윤석열처럼 회의 시간에 혼자서 자기 말만 한다"는 말을 전하면서 최 시장이 독선적인 시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환경단체 기자회견을 합친 관전평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과학'과 '무지'의 대결이었다.
가령 보와 녹조의 상관관계는?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등이 수년간 모니터링한 과학적 결과물을 근거로 제시했지만 최 시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억지 주장을 과학으로 포장했다. 최 시장은 가뭄 효과를 주장하면서 세종보에 담수할 물의 용처도 제시하지 못했다. 홍수예방 효과에 대해서도 보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면 된다는 식의 막연한 주장을 펼쳤다.
최 시장은 물이 많아지면 레저산업 등을 통해 경제가 저절로 살아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역시 근거없는 낙관으로 보였다. 세종시민들의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는데, 세종보가 가동됐을 때 세종시청에 악취와 날파리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게다가 녹조가 낀다면 세종시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은 치명적일 수 있다.
임도훈 실장은 "작년 8~9월에 낙동강 유역 시민 96명의 비강을 조사했는데, 46명의 콧속에서 청산가리 6600배에 달하는 녹조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됐다"라면서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은 시민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최 시장은 지금 정치정략적 목표로 시민들을 호도하거나 거짓 선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세종보 재가동을 기대하고 설치한 마리나 시설(12억) 등의 이용률이 낮아 세금 낭비 규모도 늘어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말을 들었을 때 지금은 고인이 된 마라나선착장 대표 김영준씨와 한 인터뷰가 떠올랐다. 지난 2024년 5월, 김씨는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https://omn.kr/28t0g
썩은 강에서 경제가 살아날 리 없다. 세종시민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건 '많은 물'이 아니라 '맑은 물'이다. 세종시민들에게 녹조가 창궐하고 시궁창 악취 풍기는 강바닥에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득시글한 '많은 물'이 굳이 필요할까?
최 시장은 기자간담회 때 환경단체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들도 기자회견에서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만약, 양자가 한 테이블에 앉는다면 어떤 모습이 연출될까? 세종시청 회견실에서 4일 간격으로 열린 두 행사를 보면 토론의 승패를 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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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장님, 무지를 과학으로 착각한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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