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5.03.28 09:46수정 2026.02.05 21:31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며칠 전엔 아내의 기념일이 있었습니다.
함께 걸은 세월이 어느덧 29년, 그 아내가 회갑을 맞이한 것입니다. 회갑상을 거하게 차리는 대신, 저는 케이크 하나와 마음을 담은 편지 한 장을 준비했습니다.
회갑(回甲)은 '육십갑자'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아내이자 엄마로서 걸어온 시간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에서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챙겨온 아내라서 그 소중함은 더욱 큽니다. 가족을 위한 헌신에 대한 위로와 존경을 표하고자 했습니다. 인생 2막,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나길 새롭게 다짐하는 날입니다.

▲ 인생 2막,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나길 새롭게 다짐하는 날입니다.(자료사진)
amstram on Unsplash
점심 무렵, 우리 가족은 외출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백화점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코스 요리를 천천히 즐겼습니다.
울고 웃으며 함께 걸어온 지난 시간을 되짚었습니다. 행복한 순간을 남기기 위해 사진도 부탁했습니다. 특별한 순간을 영원히 담고 싶었습니다.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즐거워 보였던 아내의 모습. 외식 자리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 웃음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습니다. 은퇴 후의 삶은 어쩌면 가까운 사람의 미소를 지켜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읽다
맛있는 식사와 설렘 가득한 쇼핑을 마친 뒤,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이제, 제가 준비한 진심 어린 편지를 낭독할 시간입니다. 생일 노래와 함께 말이지요.
케이크에 초를 꽂고 정성껏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읽었습니다. 순간, 가슴 한편이 울리는 듯했습니다.
사랑하는 당신에게
오늘은 당신의 회갑이네요.
이 특별한 날, 그동안 말로 다 전하지 못한 고마움과 사랑을
이 편지 한 장에 담아 전하고 싶군요.
우리 함께한 세월 동안
당신은 언제나 가족의 중심이었고,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었지요.
당신 덕분에,
아이들은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나는 포근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당신의 그 긴 헌신과 사랑에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의 날들은 당신이 더 웃고, 더 누리고,
더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늘 지금처럼
우리 함께 걷는 이 길이 참 소중합니다.
당신의 남편으로부터.
회갑은 또 하나의 시작이라고 하지요. 아내에게 편지글을 쓰면서, 저는 다시 한 번 다짐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인생 2막은 '함께의 가치'를 먼저 두는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누구보다 내 곁을 지켜준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아름답게 이 길을 걸어가기로 말입니다. 이제 저는 이들에게 마음의 이벤트를 자주 열어주려 합니다.
아내의 회갑은 곧 제 인생 2막의 새로운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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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공직에 몸담고 퇴직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의 삶을 다시 배우는 60대 인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인생 2막의 의미를 발견하는 글을 씁니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장년과 노년의 삶을 기록하며,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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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한 세월이 29년, 아내 회갑날... 편지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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