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비슷한 듯 다른 '고독한 미식가' 추천 일본식 중화요리

라멘과 교자, 볶음밥과 마파두부 그리고 탄탄멘

등록 2025.03.30 11:58수정 2025.03.30 11:58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독한 미식가 라멘을 먹는 고로상
▲고독한 미식가 라멘을 먹는 고로상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화면 캡쳐

가수 성시경과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출연하는 넷플릭스 <미친맛집>이 화제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가 지난 19일 극장판으로 개봉하면서 두사람이 소개하는 한국과 일본의 맛집들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공개된 6화는 일본 도쿄 일대를 배경으로 진행된 맛집 투어의 마무리로, 과거 마츠시게 배우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시모키타자와의 40년 노포 중국집이 등장한다. 중화요리는 어느 지역에나 있지만 그 맛과 종류는 천차만별인데, 특히 한국과 일본을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대다수는 중국 산둥성 출신이다. 국민 중식메뉴라 할 수 있는 짜장면도 산둥성 요리인 작장면((炸醬麵)에서 유래했다. 반면 일본의 화교들 중에는 대만 출신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한국식 중화요리와는 다르게 발전했다.

중화소바 라멘의 원형인 중화소바
▲중화소바 라멘의 원형인 중화소바 정세진

일본에서 중화요리 하면 먼저 떠올리는 음식이 라멘과 교자라고 한다. "라멘은 일식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원은 중국 란저우 지방의 납면(拉麵)이며 일본인들도 라멘이 중국에서 왔다는 데 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마치 한국의 짜장면처럼, 라멘은 중국집을 중심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인스턴트 라멘을 발명한 안도 모모후쿠 역시 대만 출신의 화교다.

<미친맛집> 6화에서 마츠시게 배우는 라멘과 교자를 주문한다. 중화요리집 라멘, 특히 도쿄식은 닭육수와 간장 베이스 양념이 기본이다. 토핑으로 올라가는 차슈는 돼지고기에 팔각과 오향분 등 향신료를 넣고 푹 삶은 후 얇게 썰어낸다. 분홍색과 흰색 나루토 어묵, 다진 쪽파, 맛달걀, 죽순을 발효시킨 멘마까지 올리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식 라멘이 완성된다.

야끼교자 녹말물을 뿌리고 굽는 야끼교자
▲야끼교자 녹말물을 뿌리고 굽는 야끼교자 정세진
한국에서는 교자가 서비스 메뉴가 됐지만, 일본식 중국집들은 여전히 직접 빚은 만두를 내놓는 곳이 대부분이다. 라멘에 곁들이는 야끼교자는 만드는 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팬 위에 기름을 두르고 교자를 올린 후, 녹말물을 끼얹고 뚜껑을 덮는다. 바닥은 바삭하게 익고 윗부분은 찐만두처럼 촉촉해 두 가지 식감을 즐길 수 있다.

한중일 모두 밥을 주식으로 하는 만큼 볶음밥도 중화요리점의 시그니처 중 하나다. 일본식 볶음밥인 차항에는 짜장소스와 짬뽕국물 대신 담백한 탕만 곁들여진다. 주재료도 달걀과 파로 심플한데 고슬고슬한 밥알에 달걀이 골고루 입혀져야 하므로 중식 요리사의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로도 불린다. 중화요리를 다룬 만화 <요리왕 비룡>의 첫 번째 과제가 달걀볶음밥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마파두부 나가사키 중국집의 마파두부
▲마파두부 나가사키 중국집의 마파두부 정세진
일본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또 다른 중국집 메뉴로는 마파두부가 있다. 한국식 마파두부가 고추장으로 맵고 단 맛을 낸 반면, 일본에서는 초피 양념으로 마라맛을 살려 중국 본토 스타일에 좀 더 가까운 편이다. 다만 매운 정도로 따진다면 일본 마파두부는 '순한맛'에 속한다. 중화요리 맛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필자가 방문했던 나가사키의 경우, 단맛이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끝으로 <미친맛집>에도 소개된 일본식 중화요리 한 가지를 더 소개한다. 한국에서도 친숙해진 탄탄멘이다. 원조인 중국 쓰촨식은 국물 없이 땅콩 소스와 고추기름에 비벼 먹는데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매운 국물로 바뀌었다고 한다. 뜨끈한 국물 버전도 매력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비빔면도 색다르다.


탄탄멘 '지유켄'의 시루나시 탄탄멘
▲탄탄멘 '지유켄'의 시루나시 탄탄멘 정세진

한국과 비슷한 듯 또 다른 일본식 중화요리는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마니아들이 늘고 있다. 을지로 3가 '지유켄'이나 서교동 '미스타교자', 숙대입구 '키보 에다마메' 같은 가게들을 방문하면 일본식으로 재해석된 중화요리의 또 다른 면모를 체험할 수 있다.
#중화요리 #일본 #고독한 #미친맛집 #라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언론사에서 국제경제, 유통, 산업 등 여러 부서를 거치다 현재 프리랜서 음식 작가로 활동중입니다. 두 권의 음식 단행본을 출간했으며 역사와 음식, 기타 잡지식에 관심이 많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나 빼고 다 잤다"는 고2 딸의 하소연, "수업 들어줘서 고맙다"는 교사 "나 빼고 다 잤다"는 고2 딸의 하소연, "수업 들어줘서 고맙다"는 교사
  2. 2 2년간 싸운 군의원 "김건희 특검, 양평군 도시건설국장 주목해야" 2년간 싸운 군의원 "김건희 특검, 양평군 도시건설국장 주목해야"
  3. 3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영화계 실망... "모욕감 느낀다"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영화계 실망... "모욕감 느낀다"
  4. 4 구치소에서 버티는 윤석열...이럴 때 판례는? 구치소에서 버티는 윤석열...이럴 때 판례는?
  5. 5 원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막힌 일... 눈물 나는 24명 '최후진술' 원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막힌 일... 눈물 나는 24명 '최후진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