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현안 관련 경제관계장관간담회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지난 29일 저녁 8시15분께 기획재정부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30일(일) 오후에 긴급 현안 관련 경제관계장관간담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직접 회의를 주재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추진이 발표됐습니다.
기재부는 재난· 재해 대응,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 등 3대 분야로 집중하는 '필수 추경' 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조건'도 붙였습니다. 국회 여야의 '동의'가 전제돼야 추경안을 제출하겠다고 했습니다. 추진 배경을 두고, 기재부는 "산불 현장방문 등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확인했고, 피해 복구와 재난 예방을 위한 추가 재정투입 필요성이 있어 긴급하게 추진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를 100% 인정하더라도, 이번 추경은 규모와 내용, 시기 등에서 여전히 논란거리가 많습니다. 우선 10조 원이라는 규모가 적절한지 의문입니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극심한 소비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 편성 요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경제 전망에 보수적인 한국은행마저도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5%로 예상하면서, 0.2%포인트 성장률을 올리려면 추경 규모가 15조~20조 원은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선 시기에 따라 30조 원 이상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미 1분기 국내 경제는 소비와 투자 등에서 침체 국면이 역력합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관세 전쟁도 시작됐습니다. 모든 정책은 '타이밍'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기를 놓치면 효과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특별하고, 긴급하게 써야 할 예산을 마련하고 집행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죠.
게다가 기재부는 '여야 동의'라는 전제 조건까지 달았습니다. 정부의 예산 심의권이 국회에 있다는 건, 상식이죠. 행정부인 정부는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추경안을 만들어 제출하면 됩니다. 그리고 국회 심의 과정을 지켜보고, 의견을 전달하고, 수정이 필요하면 고치면 됩니다. 물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정이 토론과 조정, 합의가 필요하겠죠.
그런데 문제가 또 있습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를 대표하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에 대한 신뢰입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재산공개 과정에서 미 국채 30년물을 사들였고, 작년 말 기준으로 1억 9712만 원어치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 투자자가 미국 정부가 발행한 채권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매매 과정에서 원화와 달러화를 사거나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달러를 살 때보다 팔 때 환율이 높을수록, 수익은 커지게 마련입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부자 감세와 재정 축소, 3고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정책 논란이 계속됐었죠. 최 부총리는 지난 2023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미 국채에 1억 7000여만 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습니다. 최 부총리는 당시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국채를 팔았죠. 그런데 작년에 또 미 국채에 투자한 겁니다. 국민을 대놓고 무시한 꼴입니다.
최 부총리는 이번 미 국채 매입 시기를 밝혀야 합니다. 특히 작년 12·3 비상계엄 이후라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계엄 이후 환율 폭등으로,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에 쏟아 부은 돈만 약 46억 달러에 이릅니다. 국가 위기 상황에 경제 사령탑이 원화를 팔아서 달러로 미 국채에 투자했다면, 법적으로 이해 충돌의 문제가 됩니다. 지난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냈던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 부총리가 미 국채를 구입하고 사실상 경제 운영을 한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했습니다.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2년 반 넘게 수많은 국민과 기업들이 고물가와 고환율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겹게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최 부총리는 경제 사령탑이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가 눈앞에 벌어졌는데도, 그는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임명 권고에도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습니다. 국회에서 통과된 각종 법안도 거부했습니다. 게다가 두 번에 걸친 미 국채 투자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시장은 최 부총리에 대한 신뢰를 접었습니다. 그가 내놓은 '10조 추경안'이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 관세 경계, 국내 정치 불안, 주식 공매도 재개 등의 영향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을 나타냈다. 2025.3.31
연합뉴스
다음은 <오마이뉴스> 경제부가 꼽은 나머지 경제뉴스.
오늘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였습니다. 1년 5개월 만에 금지됐던 주식 공매도 전면 재개, 미국발 상호관세에 따른 기업 이익 하락 탓으로 여겨집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금요일보다 3%(76.86포인트)나 하락해2481.12로 마감했습니다. 두 달 만에 2480대로 밀려났습니다. 공매도는 자신이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을 빌려서 내다 판 뒤에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는 방식입니다. 금융당국에선 공매도 재개에 따른 일부 과열 종목을 점검하겠다고 합니다.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던 이유를 되새겨봐야 합니다.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등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2월 주택통계'를 보면,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5만 698건인데요. 전월보다 32.3% 증가한 수치입니다. 수도권이 2만4026건이었는데,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가 4743건으로 1월의 3233건보다 46.7%나 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주택의 인허가 건수는 50% 가까이 줄었고, 준공 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 아파트도 늘고 있습니다.
쳥년층의 평균 연 소득이 3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은행권 등으로부터 빚을 지고 있는 청년층의 평균 대출잔액은 3700만 원이라고 합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내놓은 '2024년 청년금융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청년층 평균 연 소득은 3092만 원이고 한 달 평균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147만 원이었습니다. 전체 청년의 44.8%가 대출 경험 있고, 평균 신용점수는 806.3점이라고 합니다. 청년들 대부분은 생활비 상승에 따른 지출 증가를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습니다.
명품 온라인플랫폼 '발란'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다고 합니다. 최형록 대표는 "올해 1분기 투자유치 과정에서 자금 확보가 지연돼 단기 유동성 경색에 빠졌다"라면서 "입점사의 상거래 채권을 안정적으로 변제하고 발란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2015년에 설립된 발란은 한때 시장가치가 3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다가, 최근 몇년 새 판매 부진과 고객 이탈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시장에선 발란의 회생 가능성에 여전히 의구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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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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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신뢰 잃은 최상목의 10조 추경, 효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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