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재판위원회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남재영(사진) 대전빈들공동체교회 목사에게 2024년 12월 5일 출교를 선고했다.
오마이뉴스 장재완
들어가며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이동환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 3명은 '함께 하는 축복식'이라는 이름으로 성소수자를 축복했습니다. 달리 특이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이동환 목사가 읽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초에 하느님/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 우리의 모습으로 계신 하느님/하나님을 사랑합니다. (후략)'
그런데 이로 인해 이동환 목사는 자신이 속한 기독교 교단인 감리교로부터 '정직 2년'이라는 교회재판의 판결을 받았고,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어서 출교 판결을 받기까지 했습니다(정직 2년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 2024나2042490 총회재판위원회판결 무효확인의 소로 변론 종결 이후 판결 선고를 기다리고 있고, 출교 사건은 수원고등법원 2023가합103692 연회재판위원회판결 무효확인의 소로 계속 중에 있음).
이에 남재영 목사를 비롯한, 성소수자 친화적 목회를 진행하는 목사들 또한 여러 지역의 퀴어문화축제 등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는 축복식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중 남재영 목사는 2024. 6. 1.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꽃잎을 뿌리며 성소수자를 축복하였는데, 일부 퀴어혐오적인 자들이 남재영 목사를 비롯하여 축복식을 진행한 목사들을 기독교대한감리회에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범과를 저질렀다며 고소하였습니다(감리교 '교리와 장정' 1403단, 제3조 제8항 위반).
그러나 이와 같은 고소는 수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고소인이 될 수 없는 자가 고소하였다는 점, 권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고, 당최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동성애자를 축복'한 것이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범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등 실체적인 문제도 다수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리인단은 사회 법정에서 징계무효확인의 소송을 진행하기로 하였고, 이에 앞서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였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된 지금으로서는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점이 징계, 그것도 가장 큰 수위의 징계인 '출교'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 그리고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하루하루 지새웠던 시간이 조금 이상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으나, 교회 내부에서의 소송은 법원에서 적극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법리는 곤란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는 가처분 결정에 지나지 않기에 매우 작은 승소이나, 앞으로 나아갈 길의 밝은 한 발자국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사건의 경위
남재영 목사는 빈들공동체교회의 담임목사로, 교회는 1985년 설립 당시부터 사회 선교를 목적으로 했습니다. 남재영 목사와 빈들공동체교회는 사회적 약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노숙인, 쪽방촌의 가난한 이웃, 세월호 가족 등 소수자들을 위해 선교해 왔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동환 목사에 대해 출교 처분이 있자, 이에 감리교 소속 단체인 '차별넘어' 135명의 회원들이 2024. 6. 10. 이동환 목사의 출교 판결을 '현대판 마녀사냥'이라 주장하며 "우리도 이동환 목사처럼 출교시키려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고, 이어서 남재영 목사는 성소수자 환대 목회의 일환으로, 2024. 6. 1. 제25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여 꽃잎을 뿌리고 기도문을 낭독하는 형식으로 축복식을 집례하였습니다.
또한, 남재영 목사와 빈들공동체교회 교인들은 교회가 있는 대전에서 최초로 진행된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설치해 전도지를 만들어 배포하였습니다.
그런데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 동성애대책위원회 소속인 이선규 목사 외 11인은 2024. 7. 24. 남재영 목사를 피고소인으로 하여, 남재영 목사가 감리교 교리와 장정 1403단 제3조 제8항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에 해당하는 범행을 하였다고 주장하며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에 고소장을 접수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래 3항에서 밝힐 것과 같이, 절차적으로도, 실체적으로도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고소였는데도 하자가 바로잡히지 않은 채 진행되었으며,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는 남재영 목사를 출교 판결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른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소인을 출교한다. 출교는 면직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목사직을 박탈하고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추방을 뜻한다. 재판비용은 피고소인이 부담한다.'
한평생을 낮은 곳에서 목회에 힘써 온 그리고 이제는 새롭게 손을 내밀 사람을 찾은 남재영 목사에게 이와 같은 판결은 당연히 수긍할 수 없는 판결이었습니다. 동시에, 교회 내 연회재판의 상급심인 총회재판으로 상소할 것인지, 바로 사회재판으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교회재판에서 절차적 문제를 무시하고 '교회 재판의 특성'이라는 말로 일축하는 태도를 보여온 점, 남재영 목사가 '비정규직, 노숙자, 장애인 등 누구도 돌보지 않는 영혼을 찾아나서는 사회선교를 해왔고, 이는 성소수자라고 제외되지 않는다'라고 한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은 점, '동성애를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에도 그저 찬성하거나 동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반복하고 있는 점 등을 보아 남재영 목사와 대리인단은 교회재판으로 상소하지 않고, 바로 관할법원인 대전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 및 본안소송을 제기하기로 하였습니다.
재판의 진행 및 판결
대리인단은 출교 처분의 절차적 하자와 실체적 하자를 각 다루는 한편, 교회재판의 사법심사의 한계에 대하여서도 충분히 다루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남재영 목사가 정년을 1년가량 앞두고 있다는 점을 보아 보전의 필요성을 자세히 작성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출교 처분의 각종 절차적 하자를 다루었습니다. 남재영 목사는 교회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기소장을 송달받지 못하였고, 이미 고소·고발 사건에 연루된 '감리교 남부연회 동성애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심사위원이 심사위원회에 속해 있어 제척 및 기피 사유가 있는데도 그 기피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또한, 교회재판법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은 사회재판법에 준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교회재판에서의 공소는 심사위원회가 제기하여 수행하여야 하고 재판에는 검사가 출석하여야 하나 고소인과 고소인의 대리인이 마치 검사와 같은 지위에서 의견을 진술한 사실이 있음을 작성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출교 처분의 실체적 하자를 다루었습니다. 교리와 장정 제1403단 제3조 제8항은 '동성애 찬성·동조'행위를 처벌하고 있는데, 여기서 규정하고 있는 '찬성·동조'의 의미가 같은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마약법 위반, 도박 등의 행위와 같이 이에 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단순히 의견이 일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도 이에 해당되는 것인지 여부가 확실치 않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나아가 목사가 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하고 축복식을 집례한 것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고, 목사로서 감리교 교리에 입각하여 동성애자 역시 이성애자와 동일하게 영혼을 가진 사람으로 보아 구원을 위한 전도를 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행위인데, 이러한 혐오·차별에 대한 반대의 의사표시와 목사의 일상적인 상무이자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전도 및 목회 활동을 범과로 보아 처벌하는 것은 남재영 목사의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언급하였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종교단체의 권징결의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하여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온 바, 이에 대하여 세심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종교단체의 징계결의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67665, 67672 판결을 인용하는 등으로 대비하였습니다.

▲ 남재영 목사 공동변호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특히 남재영 목사의 경우,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낮은 자리에서 감리교회의 목사로서 목회해온 자로, 현재 만 69세에 도달하여 1년 뒤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분입니다. 부당한 출교 처분이 이루어짐으로써 은퇴 후 받을 수 있었던 원로목사 주택과 퇴직금, 그리고 소정의 생활비를 모두 받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었습니다. 기독교대한감리교는 은퇴한 목회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은급금을 지급하는데, 남재영 목사는 매년 은급 관련 금액을 직불하여 왔으나 이 사건 출교로 인해 은급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처분 심문기일 당일에는 남재영 목사 본인, 그리고 대리인단 전부(법무법인 덕수 신하나 변호사, 신세영 변호사, 법무법인 디엘지 강송욱 변호사, 법무법인 선한 허자인 변호사)가 출석하였습니다. 신하나 변호사님이 구두변론을 맡아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지점을 맡아 정리해주셨고, 남재영 목사님도 현재 상황과 자신의 신념에 대하여 짧게 진술하셨습니다.
이후, 신하나 변호사님의 주도로 43면에 달하는 참고서면을 하나 더 제출하였습니다. 선행 사건인 이동환 목사 징계에 대한 사건 설명, 해당 징계의 헌법상 기본권 침해 여부, '교리와 장정'에 대한 설명과 그 개정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당연한 일을 했다는 이유로 몸담았던 공동체를 잃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 후 3월 19일 밤 열두시경, 갑자기 결정문 pdf 파일이 올라온 순간이 기억납니다.
이 법원 2025가합200343 연회재판위원회 무효확인 사건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의 채권자에 대한 2024. 12. 5. 자 출교처분(기감남화 2024-367번)의 효력을 정지한다.
로 시작하는 결정문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의의 및 과제
이 사건 결정문을 살펴보면 이 사건 출교처분에 대해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거나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채권자의 피보전권리가 소명된다. 또한 이 사건 출교처분으로 인하여 채권자의 교인으로서의 권리가 전면적으로 박탈되는 점, 이 사건 출교처분의 효력이 지속되면 채권자가 재직하였던 빈들공동체교회의 담임목사 지위를 둘러싼 분쟁과 혼란이 초래된 가능성이 상당한 점"을 들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였습니다.
어떻게든 모든 사람을 축복하여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목회자들을 찍어내려고 절차도 지키지 않고, 가장 강한 징계인 '출교' 처분을 남발한 교단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입니다.
다만, 그 징계가 부당한 것인지에 대하여서는 다투지 않았습니다. 아직 남재영 목사에 대한 본안소송은 진행 중이고, 어쩌면 이 사건 가처분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이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남재영 목사 1인에 대한 소송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닙니다. 교계는 이 순간에도 계속하여 목사들을 징계하고 있습니다. '동성애 반대'라는 혐오적인 주장 하에 찍어내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더 나아가, 동성애 혐오는 이 땅에 설 자리가 없음을 밝혀내야만 합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동성애는 죄가 아니라는 것을요. 기독교를 믿는 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그가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집짐승과 온갖 들짐승과 땅을 기어 다니는 온갖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창세기 1장 26절 내지 27절 중)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살고 있는 우리 모두를 축복하는 목사님들을 위해, 종교를 넘어 응원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허자인 변호사 (법무법인 선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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