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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걷어찬 정부에 야권 "투자자 보호 포기 선언"

거부권 행사에도 재추진 의지... 민주당 "어떤 일이 있어도 상법 개정 포기 않겠다"

등록 2025.04.01 16:15수정 2025.04.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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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권한대행 국무회의 주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 권한대행,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회의 주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 권한대행,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상법 개정을 계기로 삼아 한국 증시에 투자하겠다던 외국인 투자자들, 미국 장으로 떠났지만 다시 기회 보던 투자자들 모두 돌아오지 말라고 발로 걷어찬 거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주식 투자자들의 염원을 담은 '상법 개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야권의 한 국회의원이 내놓은 평가다. 그도 그럴 게 이번 상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다. 이사들이 회사에만 충실의무 지면서 회사에는 '득'이 되지만 일반 주주들에게는 '실'이 되는 결정을 내리는 일이 반복되자 이를 막아보자는 취지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로 인한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과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에 따른 환율 폭등 등 악재만 가득한 국내 증시에 '상법 개정안'은 몇 안 되는 '호재'였다. 그러나 이날 한 대행의 거부권 행사로 국내 증시는 다시 한번 중요한 변곡점을 맞게 됐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자기부정이자 투자자 보호 포기 선언"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몇 안 되는 증시 '호재' 걷어찬 한덕수... "투자자 보호 포기 선언"

더불어민주당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재벌 만난 한덕수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재벌 만난 한덕수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법률안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거부권 행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법 개정안이 "기업의 경영의사 결정 전반에서 이사가 민형사상 책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됨으로써, 적극적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야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다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은 이날 오전 공동 성명을 내고 한 대행의 거부 논리를 "하나같이 허술하고 기만적"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이사의 충실의무가 확대된다고 해서 정당한 경영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며 "경영진이 주주의 이익을 무시한 채 전횡을 휘두를 때 비로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배임죄 강화로 인한 경영 위축' 주장에 대해서는 "경영상 판단의 원칙은 이미 대법원에서 인정되고 있으며,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배임죄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이 대안으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대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면피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이후 재벌 만난 한덕수 규탄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1일 오전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상법개정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했다. ⓒ 유성호


당내에서 상법 개정을 주도해 왔던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TF' 역시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이사 충실의무 확대는 작년 초 윤석열 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 주요 과제의 하나로 설정한 것이었고 대통령, 경제부총리, 법무부 장관, 금융감독원장이 찬성하고 추진해 오던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내용의 상법 개정을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면 수용하고, 민주당이 주도하면 반대하는 것이냐"며 "자가당착이자 국민 우롱"이라고 '직격'했다.


TF 측은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LG화학의 물적분할과 자회사 상장, 고려아연의 자사주 고가매입과 유상증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사들이 회사에 유리한 선택을 내려 일반 주주들에게 피해를 입힌 사례들을 언급하며 "(거부권 행사는) 회사의 이사들이 주주들 이익에 반하는 거수기 결정을 해도 책임을 묻지 말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반 투자자 보호 포기선언이나 다름없다"라고도 했다.

상법 개정,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

TF 측은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 개정은 택일이 아니라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지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당초 TF 측은 이번에 거부권이 행사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조항과 함께 ▲상장회사에 전자주주총회 방식 도입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 수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 등을 상법 개정의 주요 내용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와 전자주주총회 도입 등 두 가지 내용만 포함돼 있다.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위험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의 내용을 더 보강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상법개정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정책위의장 역시 힘을 보탰다. 차 정책위의장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증시와 국민경제가 오늘 거부권 행사로 더 힘든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다"며 "다시 상법개정을 추진하여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은 이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뿐 아니라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상법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덧붙였다.
#상법개정안 #상법 #주식시장 #코스피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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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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