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5.04.02 10:53수정 2025.04.02 10:5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은 부러움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있다. 누군가를 부러워한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종종 그런 감정을 품는다. 부러움이라는 감정은 묘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때면, 마음속에 작은 불씨가 톡 하고 튄다. 돌이켜보면, 내 도전은 늘 그런 순간에서 시작된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지금으로부터 30년도 훌쩍 지난 이야기다. 나는 네 자매 중 막내였고, 언니들은 늘 반장이나 부반장을 도맡곤 했다. 자연스레 그런 역할은 '언니들 몫'이라 여겼다. 어느 날, 친한 친구가 부반장 후보로 손을 드는 모습을 봤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나도 해보고 싶다." 경쟁심인지, 단순한 부러움인지 정확히 알 순 없었지만 그 조심스러운 마음이 내 손을 들게 했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부반장이 되었다. 그게 내 인생 첫 도전이었다.
우리는 종종 어떤 일은 애초에 내 몫이 아니라고 믿으며 자란다. 그러다 문득, 아주 작은 물음 하나가 익숙한 선을 넘는다.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조용한 질문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 그날 이후, 새로운 시작 앞에 설 때면 그때의 떨림이 마음 한켠에서 떠오른다. 그랬기에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나는 고개를 쉽게 끄덕이지 못한다. 내겐 오히려 부러움이 원동력이었다. 그 감정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13년 다닌 회사를 그만둔 지 5~6년쯤 되었을 무렵.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돌보는 익숙한 하루 속에서 이따금 설명하기 힘든 초조함이 마음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그냥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2020년, 처음으로 인스타그램에 가입했다. 거기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선물받고, 감상을 올리는 사람들의 계정을 발견했다. 이런 책 중심의 활동을 '북스타그램', 혹은 '책스타그램'이라 부른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북스타그램'이라는 낯선 세계였다. 감탄은 곧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나도 서평단에 신청했다. 신간을 내 돈 주고 사지 않아도 출판사에서 무료로 보내준다는 사실이, 처음엔 꽤 짜릿하게 느껴졌다. 꾸준히 하다 보니 굳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아도,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을 주는 경우도 하나둘 생겼다. 책을 받아 읽고, 감상을 올리는 일이 제법 즐거웠다. 뜻밖에도 나와 잘 어울리는 세계였다.
비슷한 시기, '브런치 작가'라는 말도 처음 들었다. 브런치스토리(브런치에서 이름 변경)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으로, 심사를 통과하면 글을 연재할 수 있는 곳이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온라인 등단처럼 여겨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것이 부러워 나도 용기 내 도전했지만, 두 번 연속 탈락했다.

▲브런치 작가 신청 불합격 안내 메일
심은혜
'왜 나는 안 되는 걸까?' 평소엔 경쟁심이 크지 않은 편인데, 글 앞에서는 이상하게 오기가 생겼다. 몰랐던 내 안의 모습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그래,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 그런 마음이 일었다. 그 마음이 결국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도전 끝에, 드디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 합격 메일
심은혜
그러다 우연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쓴 책을 읽었는데, 마음이 또 움직였다. 예전 같았으면 멀게만 느껴졌을 '시민기자'라는 세계가, 어쩐지 닿을 듯했다. 그래서 나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에 도전해봤고, 지금은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나의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가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누구나 시민기자로 가입해 자신의 삶을 기록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마음이 모여, 서로의 삶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곳. 그 점이 특히 좋았다. 나는 그중에서도 '사는 이야기' 면을 가장 즐겨 읽는다. 브런치도, 인스타그램도 좋았지만, 요즘은 부모님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오마이뉴스에 더 마음이 간다.
우리 부모님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젊은 세대와 중장년이 함께 머무는 이 공간은 서로의 삶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는 곳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내 기사가 실리면, 부모님은 두 번씩 읽으신다.글을 통해 세대와 세대 사이에 따뜻한 다리가 놓이는 느낌이다. 그 다리에 나도 조금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볼까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문득 궁금해졌다. '부러움'과 '질투'는 어떻게 다를까? 검색해보니, 부러움은 누군가의 성취를 보며 "나도 그러고 싶다"는 마음이고, 질투는 내가 가진 걸 누군가가 빼앗을까 봐 불안해하는 감정이라고 했다.
그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부러움은 나를 움직이게 했지만, 질투는 나를 갇힌 감정 속에 머물게 했다. 그래서 이 말은 이렇게 바꿔야 하지 않을까.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질투가 지는 거다."
진짜 지는 건 부러움이 아니라, 질투에 머물러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부러움은 출발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작지만 묵직한 도약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부러움이 시동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이 움직였으면 한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 하나가 피어나길 바라며 조용히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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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터울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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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주부를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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