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는가> 표지 .
다산초당
가짜뉴스의 발화자가 된 '개소리 정치인'
20세기 나치독일의 히틀러가 언론을 폭력적으로 장악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썼다면, 21세기 미국의 트럼프는 언론의 약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미디어 전략을 구사했다. '언론에 뿌리깊은 객관성이라는 문화적 목표, 주요 후보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뉴스거리라는 해묵은 가정, 회피와 조작, 사소한 거짓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습성'(138쪽)은 트럼프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지지자들을 선동할 수 있는 유리한 토대를 제공했다.
2016년 '옥스포드 사전'은 트럼프 당선 이후 '탈진실(Post-truth)'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라거나 "오바마가 나를 도청했다"는 '가짜뉴스'는 트럼프 발 대표적인 '개소리'로 꼽힌다.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반대층을 공격하는 수단으로도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8개월 동안 트럼프는 '가짜뉴스'라는 용어를 무려 106회나 사용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으로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밥 우드워드는 2019년 '제20회 세계지식포럼' 행사에서 "가짜뉴스는 트럼프가 만든 용어"라며 "언론을 공격하고 언론의 신빙성을 훼손하려고 시도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를 무기로 든 트럼프의 미디어 전략은 반대편을 공격하고 핵심 지지층을 자극하며 정치의 양극화를 부추긴다. 부정선거 음모론, 가짜뉴스를 신봉한 나머지 급기야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양식도 트럼프와 많이 닮았다.
"명확성은 민주주의의 토대이다. 혼란은 독재자의 도구다. 저질 정보, 망상, 허위 정보는 민주주의를 손상시키고 정보 스모그를 만들어서 무엇이 사실이고 사실이 아닌지 합의하려는 시도를 소모적으로 만든다. 사회 전반에 이런 불확실성이 커지면 독재자와 전제군주, 선동꾼이 힘을 얻는다." (361쪽)
저자의 말처럼 "탈진실 사회의 접근법은 독재자의 접근법"(363쪽)이다. 저자는 정치적 무관심과 냉소주의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테지만 '더 해로운 수위'가 있다고 우려한다. 얄팍한 근거나 사실만으로도 공론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개소리 매커니즘이 작동하는 한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붕괴될 것이다.
음모론에 맞서는 개소리 대처법
'개소리'는 '거짓말'과 다르다. 거짓말은 사실이 아닌 것이지만, 개소리는 사실이든 거짓이든 신경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소리는 두말할 것도 없이 '진실의 적'이다.
탄핵 심판 내내 윤석열과 그의 변호인단이 하는 말, 국민의 힘 의원들의 공공연한 내란동조 행위, 전광훈, 전한길 등 아스팔트 극우들의 오염된 언어, 서부지법을 때려부순 자들의 폭력적인 언행들이 전부 '개소리'이다. 극우세력과 극우정치인, 이들과 손잡은 언론이 한데 뭉쳐 '개소리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의 토대를 공격하는 개소리 발화자들의 해악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탈진실 시대에는 음모론이 기승을 부린다. 그렇지만 이러한 음모론에 저항할수록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온다. (중략) 개소리의 기승은 단 하나의 해결책만 있지 않으며 정보 생태계의 주체 모두가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야 하는 문제다. 우리는 정치권과 미디어가 처한 현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중략) 현실감각을 유지하고 음모론에 맞서면서 서로 기본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은 건전한 민주주의를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진실이 무의미해진 세상은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360쪽)
음모론은 사회에 악영향만을 끼친다. 개소리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려면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따옴표 저널리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 뉴스를 클릭하고 소비해주니까 계속 양산되는 것이다. 보지 말고, 듣지 말아야 한다. 불매해야 한다. 그러니 그들의 목소리가 허공에 하릴없이 흩어지도록 해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음모론에 저항할수록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온다."(3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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