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12월 17일 <동아일보> 1면 헤드라인에 '전두환 씨 무기로 감형'이라고 나와 있다. 그 밑에 달린 부제도 '노태우 씨'로 칭하고 있다.
네이버라이브러리, 동아일보
전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사실 vs. 대통령 호칭 자체도 예우 박탈해야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 제7조 제2항 제1호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와
제7조 제2항 제2호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를 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 있다. 전두환씨와 노태우씨는 12·12 군사 반란과 권력 찬탈, 5·18 광주민주화운동 학살의 책임자로서 대통령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 정서가 반영돼 한동안 '전두환씨'로 칭했다.
그러다 어느 때부터인가, 자연스레 '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이라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박근혜씨'로 불러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이라 칭한다.
물론, '전직대통령예우에관한법률' 제7조 '권리의 정지 및 제외' 항목을 보면 재직 중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등에 대한 호칭을 별도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 대통령 박근혜씨'라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보면, '탄핵 혹은 금고 이상의 형으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을 수 없다'는 논리는, 모두 실형을 받거나 탄핵으로 불미스러운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할 수 없다는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라는 호칭 자체가 존중을 넘어 예우이기 때문에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국가 존망과 혼란을 야기한 이들에게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인다면 결국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격을 용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반면, 그럼에도 '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여야 한다는 주장은 '전직 대통령'이었다는 점은 사실(팩트)이기 때문에 이는 가장 중립적인 표현이라 강조한다.
호칭에 앞서 장본인들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있어야
호칭이 어떻게 불리든 간에, 국민은 그들로부터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입었고, 국가가 혼란을 거듭했고, 이를 역사가 기록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들은 여전히 호칭에서 '전 대통령 OOO'로서 예우를 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역사적인 과오와 죄에 대해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꼬집고 싶다. 호칭 문제에 앞서 반성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 2022년 4월 13일, KBS 뉴스에 출연한 장은백 변호사는 "전직 대통령 예우 박탈은 미래에 탄핵 재발 등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진정한 반성과 성찰을 강조했다.
KBS 뉴스 캡처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호칭 문제는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로 정리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 점에 대해 장은백 변호사(법무법인 이우스)는 2022년 4월, KBS와 한 인터뷰에서 "(호칭에 대한)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도 중요하지만, 먼저 사과해야 하는 사람들이 사과하고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야 이런 불필요한 논쟁들이 종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은 권력을 쥐고흔드는 지배자가 아니다. 국민의 공복이자, 국민에 대한 봉사자다. 공복은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이다. 그런 단 한 사람을 위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붙여준 호칭이 바로 '대통령'이다. 그렇기에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만큼은 모든 걸 내려놓고 헌법에 따라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호칭이란 결국 가치 판단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원하는 건, 이러한 혼란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전 대통령'이라 불리고 싶다면, 그 품격에 맞게 말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서라면 끝까지 싸우겠다" - 영국 작가 에블린 홀 - / seoulpol@hanmail.net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