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유튜브 출연 영상.
Youtube '고성국TV'
외국인 혐오를 조장하는 건, 전 세계 극우 세력의 공통 분모다. 그들을 범죄자로 낙인찍기 위해 온갖 억측과 왜곡이 난무한다. 유엔은 물론,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불법 체류자라는 용어 대신 '미등록 체류자'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그의 공식 선거 홍보물엔 '진짜 보수'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적혀있다. 인종차별과 보수는 양립할 수 없는 가치인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 극우와 보수가 혼용되면서 경계선이 흐릿해졌고, 마치 동의어처럼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강산 후보에게 투표한 32%가 바로 그들이다. 그가 내건 '자국민 우선주의'가 독일 나치의 '게르만 우월주의'와 하등 다를 바 없는데, 이 둘을 구분하지 못 한다. 히틀러의 '유대인 청소'는 천인공노할 일이지만, 자유통일당의 이런 공약들은 옹호하는 행태가 이율배반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대놓고 부정한다.
"그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는 10대 아이들
진짜 심각한 문제는 철모르는 10대 아이들의 납작한 인식이다. 적잖은 아이들이 만약 선거권이 있었다면 그에게 투표했을 거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극우 커뮤니티에는 이강산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거나 '공약이 신박하다'는 내용의 글이 적지 않다.
당장 아이들은 불법 체류자를 체포해 추방하겠다는 게 왜 외국인 혐오냐며 반문한다. 이를 문제 삼는 이들이야말로 '친중파'이며 '반국가 세력'이라는 주장까지 거침이 없다. 이런 내용을 지적하기는커녕, 그의 공약 중 단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의 '젊음'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다. 아이들은 이왕이면 젊은 정치인을 선택하는 게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할아버지뻘 되는 분들보다야 말이 통하는 젊은 분들이 정치를 하는 게 자신들에게도 더 득이 될 거라는 '상식적인' 판단이다.
아이들은 구로구청장 후보자들의 나이를 비교해 보라고 했다. 당선자와 이강산 후보의 나이 차이가 무려 23년 터울이었다. 청년 세대가 청년 정치인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건 당연하다. 300명 국회의원의 구성이 50~60대 남성 일색이라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요즘 10대 아이들은 전혀 지역과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들은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둘 다 '구리다'고 말한다.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의 파면은 당연하고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손가락질할지언정 민주당에 호감이 간다는 경우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들은 지역과 정당 상관없이 학벌 좋고 말발 좋은 청년이 중국 혐오와 페미니즘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선거에 나서면 무조건 찍어준다고 말한다. 이강산 후보는 적어도 요즘 아이들에게 맞춤한 정치인인 셈이다. 보수와 진보의 경쟁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
혹자는 그가 얻은 32%의 득표율에 거품이 끼어있다고 주장한다. 전광훈 목사를 따르는 극우 세력과 지역에 거주하는 개신교 신자들의 표일 뿐이라는 거다. 신자들의 투표를 독려하며, 개신교를 기반으로 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공약했으니, 아예 틀린 분석이라고 할 순 없다.
설혹 그 분석이 정확하다고 해도, 결코 간과해선 안 될 게 있다. 그를 지지하지만, 지금 선거권이 없어 투표장에 가지 못하는 미래의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 이번 보궐선거에서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가 얻은 32% 득표율이 '최저치'일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한다.
장담하건대, 아이들의 '극우화'에 두 손 놓고 있다가는 머지않아 자유통일당이 수권 정당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32% 득표율은 이미 원내 정당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걸 의미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이들의 강고한 연대가 더욱 절실해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내 꿈은 두 발로 세계일주를 하는 것이다.
공유하기
자유통일당 후보의 32% 득표율, '최저치'일 수도 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