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지능 청년 지원 시민토론회... "낙인에서 기회로"

등록 2025.04.04 15:58수정 2025.04.0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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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화성시민대학에서 열린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을 위한 시민토론회' 현장.
지난 2일 화성시민대학에서 열린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을 위한 시민토론회' 현장. 느린IN뉴스

경기 화성특례시가 경계선지능 청년의 취업과 고용 안정을 위한 '화성시형 고용 지원 모델' 마련에 본격 착수한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경기화성병)은 지난 2일 화성시민대학에서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을 위한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송연숙 이사장을 비롯한 전문가와 당사자 부모, 관계자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가 70~85 사이로, 일반적인 기준에서는 장애로 분류되지 않지만 학습과 사회적 적응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말한다. 이들은 지원체계가 부족한 현실 속에서 교육, 취업, 자립 등 인생 전반에서 크고 작은 벽에 부딪히며 살아간다. 이번 토론회는 경계선지능인 청년들이 겪는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를 주최한 권칠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학령기를 지난 청장년기 느린학습자의 어려움에 주목해야 한다"며 "사회적 인식 제고와 함께 지속가능한 취업·고용지원 모델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열린 시민토론회에서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시민토론회에서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느린IN뉴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또한 "화성시는 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높아 경계선지능 청년층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모든 청년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변민수 선임연구위원과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최혜경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이후 토론에는 ▲배현경 화성시의회 예결산위원장 ▲박시현 청년 부모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정호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이 참여해 현실과 대안을 공유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변민수 연구위원이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을 위한 화성시형 시범사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변민수 연구위원이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을 위한 화성시형 시범사업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느린IN뉴스

발제자로 나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변민수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경계선지능인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며 "이번 화성시 시범사업이 취업까지 연계되는 실질적인 지원 모델이 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화성시는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도시로, 적절한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청년들은 반드시 참여할 것"이라며 "이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최혜경 대표는 부모이자 활동가 입장에서 바라본 청년 취업 지원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경계선지능 청년에 대한 연구와 법적 정의가 미비해 고용주들이 채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들을 위한 지원책이 단기적 사업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와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쪽에서부터 권칠승 의원실 김도근 보좌관,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배현경 화성시의회 예결산위원장, 변민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연구위원, 최혜경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대표, 박시현 청년 부모, 이정호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
왼쪽에서부터 권칠승 의원실 김도근 보좌관,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배현경 화성시의회 예결산위원장, 변민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연구위원, 최혜경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대표, 박시현 청년 부모, 이정호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 느린IN뉴스

당사자 가족의 생생한 목소리도 현장을 울렸다. 만 29세 경계선지능 청년의 부모인 박시현씨는 "아들이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에도 성공했지만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는 집에만 있다"며 "일할 의지가 있어도 기회를 얻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전 아들이 경계선지능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정보의 부재로 막막함이 앞섰다"며 "지원 마련을 통해 느린학습자 청년들이 낙인이 아닌 기회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성시형 시범사업을 함께하는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올해 시범사업을 통해 50명의 대상자를 발굴하고, 10명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한 뒤 5명을 지속 고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지원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투자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시범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호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장은 "경계선지능 청년에 대한 지원은 초등학생 시기에만 집중돼 있지만, 이들의 발달적 특성은 청년기까지 이어진다"며 "청년기 지원은 현재 아동과 보호자에게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남부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2023년부터 경기도화성오산교육지원청의 예산을 지원받아 경계선지능 아동 전문 프로그램 '나빌레라'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이날 토론에 참석한 배현경 화성시의회 예결산위원장은 "경계선지능 청년의 70%가 소득이 없고, 그나마 일하는 경우에도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청년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시 조례에 청년 지원 관련 조항을 추가하고, 취업 지원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화성시는 경계선지능 청년의 취업을 위한 고용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화성시가 경계선지능 청년들에게 '낙인'이 아닌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로 앞장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느린IN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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