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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 야생의 세계로 들어간 아이들 " 감동이었어요"

대구 초중고 아이들, 금호강 팔현습지를 깊숙이 탐방하고 쓰레기 주워

등록 2025.04.06 11:38수정 2025.04.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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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강 팔현습지가 연초록으로 물들며 극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금호강 팔현습지가 연초록으로 물들며 극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정수근
 새봄을 맞은 금호강 팔현습지. 연초록빛으로 물들며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새봄을 맞은 금호강 팔현습지. 연초록빛으로 물들며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정수근

팔현습지의 새봄이 절정을 보이고 있는 날인 5일 아침 대구 초중고 아이들이 대구 방촌의 금호강 한 제방 앞으로 모였다. 수성구의 황금중과 경북고 그리고 달성군의 유가초 아이들이 금호강 팔현습지를 찾은 것이다. 이들은 새봄을 맞아 참으로 빛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그 금호강 팔현습지의 새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보고자 모였다.

모두 26명의 아이들이 모였다. 이들은 필자의 안내에 따라 팔현습지로 드는 길을 안내받아 팔현습지 그 야생의 세계로 첫발을 디뎌 본 것이다. 팔현습지는 하천 생태계와 육상 생태계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독특한 곳이다.

새봄을 맞은 팔현습지의 야생의 세계로

작은 야산을 두 개나 끼고 있고 넓은 범람원이 있고 그리고 금호강이 흐른다. 그러니까 산과 하천숲 그리고 초지와 강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다양한 생태계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곳이다. 생물다양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치다. 마치 강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역처럼.

이곳에 살고 있는 법정보호종(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만 20종이니, 대략 3㎞ 구간일 뿐인 이곳 팔현습지의 핵심 공간은 생태적 온전성을 오롯이 품고 있어서, 환경단체들은 "이곳은 개발이 아닌 복원과 보전을 통해 꼭 지켜져야 하는 너무나 중요한 습지"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멀리 팔현습지 왕버들군락이 보인다
멀리 팔현습지 왕버들군락이 보인다 정수근
 팔현습지 왕버들군락도 연초록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
팔현습지 왕버들군락도 연초록으로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다. 정수근

그 팔현습지가 새봄으로 단장하고 막 기지개를 펴면서 한창 피어오를 무렵이라, 4계절 중 이맘때 팔현습지가 단연 돋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그곳으로 아이들이 들어가 본 것이다. 마치 비밀의 정원 속으로 들어가듯 아이들은 조심조심 팔현습지로의 첫발을 디딘 것이다.

우선 막 버드나무가 새순을 피어올리고 있는 하천숲으로 들어가 그 앞의 금호강을 만나봤다. 한참 갈수기인지라 물이 많지 않아 부유물은 바닥에 쌓여서 가슴장화를 싣고 강으로 아이들이 들어가자 부유물이 일어 이내 강은 탁해진다. 갈수기 강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민물조개들을 하나하나 잡아서 보여주었다. 아이들이 채취한 민물조개는 대칭이, 말조개, 펄조개로 민물조개 3총사를 모두 만나보았다. 이외에도 재첩과 같은 작은 조개와 다슬기도 있지만 부유물 때문에 이들까지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금호강으로 직접 들어가 민물조개를 직접 잡아보고 있다.
금호강으로 직접 들어가 민물조개를 직접 잡아보고 있다. 정수근
 아이들이 금호강에서 잡은 다양한 민물조개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금호강에서 잡은 다양한 민물조개를 보여주고 있다. 정수근

이렇게 저서생물을 통한 수중 생태계를 탐사하고 하천숲을 가로질러 들어가 팔현습지 하식애를 만났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이곳 팔현습지의 명물인 수리부엉이 가족을 만나게 됐다. 특히 올해 번식에 성공한 수리부엉이 부부 팔이와 현이가 세 자녀를 낳아서 한참 기르고 있는 중이어서 이들의 모습을 멀리서나마 만나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린 것이다.


야생의 수리부엉이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대다수 아이들이 야생의 수리부엉이를 처음 접해볼 정도로 도시의 아이들에겐 생소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바로 그 도심에서 이런 야생의 수리부엉이를 그것도 육아(육추)에 전념하고 있는 수리부엉이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필드스코프를 통해 수리부엉이를 직접 관찰해본다.
아이들이 필드스코프를 통해 수리부엉이를 직접 관찰해본다. 정수근

 수리부엉이 삼 형제. 금이, 호야, 강이.
수리부엉이 삼 형제. 금이, 호야, 강이. 노영이
 수리부엉이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현수막을 열심히 읽어보고 있는 아이들
수리부엉이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현수막을 열심히 읽어보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아이들은 필드스코프를 통해 엄마 수리부엉이인 현이와 그 세 자녀들인 금이와 호야 그리고 강이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연신 신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 모습 또한 아름다웠다.

왕버들숲도 만나고 '쓰담걷기'로 쓰레기도 줍고

팔현습지 하식애를 벗어나면 넓은 범람원 습지가 나타난다. 이곳은 넓은 초지가 발달한 곳으로 이곳엔 두더지부터 각종 들쥐 그리고 양서파충류가 살아가는 곳이다. 마침 이곳에서 한 아이가 두더지 새끼를 발견해 친구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강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알려진 도룡뇽도 만났다. 산과 강 그리고 범람원이 연결된 이곳 팔현습지만의 독특한 생태계란 사실을 이들이 몸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팔현습지 범람원에서 목격한 두더지
팔현습지 범람원에서 목격한 두더지 정수근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만난 도룡뇽. 쓰레기를 줍기 위해 나무판자들 들어올리자 그곳에 도룡뇽이 나타났다.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만난 도룡뇽. 쓰레기를 줍기 위해 나무판자들 들어올리자 그곳에 도룡뇽이 나타났다. 정수근

두더지와 도룡뇽을 그대로 놔주고 아이들은 팔현습지의 또다른 명물인 왕버들숲으로 들었다. 왕버들숲은 왕버들답게 초록을 뿜어 올리는 속도가 다른 버드나무와 달라 아직은 옅은 연초록빛으로 단장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다발로 자라는 수령 150년은 된 왕버들과 그 안에 새들어 살고 있는 팽나무를 관찰해보고, 죽은 왕버들나무 꼭대기에 딱따구리가 집을 지어놓은 딱따구리 아파트도 신기한 듯 바라봤다.

 팔현습지 더욱 깊숙한 곳을 들어가는 아이들
팔현습지 더욱 깊숙한 곳을 들어가는 아이들 정수근
 왕버들숲으로 들어간 아이들
왕버들숲으로 들어간 아이들 정수근
 포식자가 사냥하고 남긴 고라니 사체를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있는 아이들
포식자가 사냥하고 남긴 고라니 사체를 직접 눈으로 살펴보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그리고 고라니 사체도 만났다. 그 모습은 이곳이 야생의 세계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다. 이곳에 살고 있는 담비가 사냥을 한 것인지 수리부엉이 아빠 팔이가 사냥하고 먹다 남긴 것인지 고라니 어린 개체의 사체가 한쪽에 고스란히 놓여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아이들은 신기한 듯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아이들은 새봄을 맞은 팔현습지의 야생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와 봤다. 새봄을 맞아 막 초록을 피어올리고 있는 습지에서 야생의 존재들 또한 만나본 뜻깊은 시간을 맞은 것이다. 그런데 곳곳에 눈에 띄는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장마나 폭우가 질 때 흘러들어와 이렇게 습지 곳곳에 들어와 박혀 있는 것이다.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쓰담걷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금호강 팔현습지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쓰담걷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팔현습지 곳곳에 놓인 쓰레기를 줍고 있는 아이들
팔현습지 곳곳에 놓인 쓰레기를 줍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아이들은 마지막 체험으로 플로깅 일명 '쓰담걷기'(지구를 쓰다듬듯이 그곳에 놓인 쓰레기를 주으며 걷자라는 뜻)를 통해 사람들이 버린 그 쓰레기와 대면하고는 가져간 마대자루에 열심히 담았다. 멀리서 보니 정말 지구를 쓰다듬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렇게 주운 것이 마대자루 10자루는 됐다. 그래도 쓰레기는 곳곳에 더 있다. 쓰담걷기가 더 진행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이처럼 야생의 팔현습지도 만나고 그곳에서 인간 문명생활의 부끄러운 자화상도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쓰레기 투기에 대해 성토하게도 된다. 자연보호자가 된 듯이.

"팔현습지 감동이었어요"

그래서인가 이날 황금중 아이들은 이렇게 새봄을 맞은 야생의 팔현습지를 둘러보고 다음과 같은 다양한 소감을 문자로 보내주었다.

"평소 관심이라곤 없었던 환경에 대해 오늘 깊게 알게 된 것 같다. 평소 툭툭 던지던 쓰레기도 이젠 버리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보아서 뜻깊은 하루였다."(신승연)

"평소 환경에 관심이 있어 금호강 팔현습지 생태 탐사를 신청하게 되었다. 늘 주위에 있는 작은 범어천, 수성못만 보다 거대한 습지를 직접 체험해보니 새로운 경험이었다. 주위에서 볼 때면 늘 궁금했던 물닭, 중대백로와 같은 새들의 종과 여러 식물들을 알아가면서 습지의 다양한 생태 환경을 알아가니 이런 귀한 환경을 더더욱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영윤)

 하천숲을 가로지르며 팔현습지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는 아이들
하천숲을 가로지르며 팔현습지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딱따구리 아파트를 관찰하고 있는 아이들
딱따구리 아파트를 관찰하고 있는 아이들 정수근

"처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자연을 지키는 일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생겨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자연과 생태계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실제로 쓰레기를 주으면서 직접 체험을 해보니 색다른 경험이었다. 수리부엉이, 오리, 중대백로 등등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이었다."(서예은)

"팔현습지를 다녀온 경험은 정말 특별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태계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수리부엉이를 관찰할 수 있었던 순간이 인상 깊었다. 그 우아한 모습과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자연의 왕처럼 느껴졌다. 수리부엉이가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어 더욱 감동적이었다."(이예림)

"팔현습지를 방문하여 수리부엉이, 오리, 중대백로, 쇠백로, 민물조개, 도롱뇽 등 다양한 생태계의 동물들을 만나보며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이런 예쁜 동물을 위해,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생태계를 보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플로깅 활동도 하였다. 플로깅 활동을 통해 생각보다 쓰레기가 많이 버려진 것이 놀라웠으며, 앞으로 '나부터'라는 생각을 가지고 쓰레기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 이번 생태 활동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한번 더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공혜주)

 팔현습지에 들어서게 될 보도교. 산과 강이 오롯이 연결된 생태계가 더 다리가 들어서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게 되면 이곳 생태계는 완벽히 교란된다.
팔현습지에 들어서게 될 보도교. 산과 강이 오롯이 연결된 생태계가 더 다리가 들어서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게 되면 이곳 생태계는 완벽히 교란된다. 환경부

한편, 이러한 팔현습지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산과 강이 연결된 바로 그 공간 앞으로 산책 및 자전거도로용 보도교가 건설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이 벌이는 이 사업은 애초에 대구시가 강력히 건의해서 이루어진 사업으로, 20종이나 사는 법정보호종 야생동물들의 '숨은서식처'가 환경부에 의해 망가질 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랫동안 이 사업을 반대해오고 있는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박호석 공동대표는 말한다.

"이 사업은 이 나라 환경부가 정상적이라면 절대로 하지 못할 사업이다. 어떻게 생태환경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최선전의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의 핵심 서식처를 망치는 토건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말인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 반드시 손을 봐야 할 적폐 중의 적폐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로 지난 16년 동안 낙동강을 비롯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그간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들을 갈무리해 최근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펴냈습니다.
#금호강 #팔현습지 #수리부엉이 #쓰담걷기 #왕버들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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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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