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꿈꾸는 사람들 ‘도깨비’가 주최한 공정무역행사에서 나눔샵을 운영하며 공정무역캠페인을 진행한 '도깨비' 사회복지사들과 김춘식 센터장(가장 오른쪽)
부천시민연합 부설 지역아동센터 도깨비
김춘식 센터장은 일례로 예전에 활동가들과 환경교육 공모사업을 준비하던 일을 들려주었다. "공모사업을 준비하면서 의류, 먹거리, 공정무역과 공정여행 등으로 총 42주 교육과정을 구성했는데, 그중 20주가 공정무역이었어요. 42주나 되는 교육안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죠. 이번 기회에 교육하고 싶은 내용을 모두 담은 체계적인 교육안을 만들고, 부천의 환경교육단체로 우뚝 서보자고 여럿이 결의했어요. 그러기 위해 강사들이 자신이 만든 강의교안을 모두 공유해주었어요. 사실 본인 강의안을 공개하는 게 쉽지 않아요. 강사들 입장에서는요. 하지만 강의교안을 공유하면서 같이 성장하려고 노력했어요. 거의 1년 동안 그걸 모아서 전체 커리큘럼을 정리하고 표준 강의교안을 만들 수 있었답니다."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하던 김 센터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2023년에 '도깨비'가 주관했던 마을행사 '착한소비 나눔shop'에는 부천시민연합, 부천동종합사회복지관, 원미창조태권도, 부천시민아이쿱생협, 공정무역협의회가 함께 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다양한 부스 활동을 즐겼다. ESG 퀴즈쇼, 공정무역 커피 드립백 만들기, 에코백 색칠하기 등이 줄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공정무역을 체험할 수 있었다. '도깨비' 행사였지만 지역의 다양한 기관들이 함께 만든 공동작품이 되었다.
그의 손을 맞잡아준 사람들은 또 있었다. 2023년 처음으로 공정무역학교 인증을 신청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던 김 센터장은 그동안 '도깨비'에서 했던 공정무역활동 자료들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인증에 필요한 자료들이 마치 미리 준비되어 있었던 것처럼 충분히 갖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생협 활동가들에게 먹거리 교육을 의뢰했는데 그들이 교육내용에 환경, 공정무역을 담아서 교육안을 짰던 것이었다. 김 센터장은 "그때는 먹거리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천천히 학습하고 실천하면서 공정무역을 알아갈 수 있도록 (생협활동가들이) 인도해 주었던 거예요. '도깨비'가 지역아동센터 1호 공정무역학교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도깨비'를 이렇게 성장시키고 싶었던 공정무역 활동가들의 큰그림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에 꼭 필요한 공정무역실천활동
이제 김춘식 센터장은 자신의 큰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한다. 부천시에 있는 57개 모든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이 공정무역을 만나고 공정한 세상을 느끼며 성장하는 그림 말이다. 지역아동센터는 학교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의사결정 절차가 복잡하지 않다. 지역아동센터가 지켜야 하는 규정에 맞다면 교육내용과 방법, 급·간식 품목 등을 결정하는 데서 구성원들이 상당한 재량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지역아동센터에서 공정무역실천활동을 할 때는 지역 내 여러 인적, 물적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센터 내부의 교사들, 지역의 공정무역 관련자들이 각자의 역량에 맞게 실천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활동이 풍성해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화된다. 아이들의 자치활동과 자발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몸과 마음의 성장을 돕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성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공정무역실천활동은 지역아동센터에 꼭 필요하다"고 김 센터장은 힘주어 말한다.
"공정무역제품을 사용하는 걸 넘어서 공평, 공정, 사회관계, 친구관계, 인생 계획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지금은 타인이 제공하는 삶을 사는 시기지만 조금 있으면 본인들이 계획하는 삶을 살 거니까,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죠."
부천시는 올해 10월 공정무역활동을 집중적으로 알리는 '2025 포트나잇' 행사를 주관한다. 부천시공정무역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춘식 센터장은 '도깨비' 아이들과 함께 공정무역을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준비하려고 한다. 자신에게 홍콩공정여행이 그랬던 것처럼 '2025 포트나잇'이 지역의 다른 아동센터와 새로운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깨비'의 생기발랄한 공정무역실천활동은 아동교육을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귀중한 모델이 되고 있다. 김춘식 센터장의 뜨거운 열정과, 함께 하는 이들의 단단한 마음이 일으킬 나비효과는 부천을 넘어 더 넓은 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공유하기
지역아동센터 도깨비들의 생기발랄한 공정무역실천활동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