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풀이 늘어나는 대학 건물

나무와 풀 심는 류코쿠대학... 주변 온도 상승 억제하고 자연과 더 가까워지려 노력

등록 2025.04.09 10:57수정 2025.04.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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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건물 옥상을 나무와 풀로 꾸미고 벌통을 두었습니다. 벌통은 농학부에서 실습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부 옮겨다 놓았습니다.
학교 건물 옥상을 나무와 풀로 꾸미고 벌통을 두었습니다. 벌통은 농학부에서 실습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부 옮겨다 놓았습니다. 박현국

일본 학교는 4월 초에 개학합니다. 류코쿠대학에서는 올 봄학기 개학에 맞춰 시가현에 있던 사회학부가 교토시내 후카쿠사 캠퍼스로 옮겨왔습니다. 사회학부 이동에 따라 학교 캠퍼스 안에 새 건물을 여럿 지었습니다.

이번 새로 지은 건물 안팎에는 층별로 나무나 풀을 심어서 꾸몄습니다. 옥상에도 나무와 풀을 심고 벌통을 갖다 놓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1층 자습실은 온통 나무와 풀로 꾸미고, 향기가 나는 나무 조각이나 가루를 바닥에 깔아놓거나 유리 병 안에 담아 놓기도 했습니다.

대학 건물뿐만 아니라 최근 부분적으로 새로 지어서 문을 연 도쿄역 앞 '다카나와 게이트시티' 건물 역시 집 안팎을 온통 나무와 풀로 꾸몄습니다. 집 안팎 어디서나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등 단단한 건축재료가 아닌 부드럽고 환경 친화적인 나무와 풀을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 일상 둘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지속가능성(SDGs)' 입니다. 산업혁명 이후 이어 온 개발과 발전은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이상 기후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바닷물의 온도 상승과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 현상은 당장 우리들의 일상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학교 1층에 있는 자습실은 나무와 풀은 물론 나무 향기가 나는 나무 조각을 깔아 두어 언제나 나무 향기가 나도록 했습니다.
학교 1층에 있는 자습실은 나무와 풀은 물론 나무 향기가 나는 나무 조각을 깔아 두어 언제나 나무 향기가 나도록 했습니다. 박현국

최근 건물을 지으면서 풀과 나무로 꾸미고 장식하는 것은 지속가능성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다면 집 안팎에 풀과 나무를 심어 조금이라도 둘레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집 안에서 창가의 나무와 풀을 보면서 높은 곳에 있다는 불안을 없애고, 땅 위 자연 속에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최근 사람들은 도시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자연 환경을 가까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시선 역시 둘레 하늘과 땅과 자연을 보는 시간보다 휴대전화의 작은 화면이나 모니터에 더 열중합니다. 따라서 건물을 드나들면서 쉽게 자연 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건물 안팎에 풀과 나무 그리고, 풀 향기를 갖추어 언제든지 가까이에서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일부 지역 단체를 중심으로 집을 지을 때 지붕의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보조금을 지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것 역시 전기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화석연료를 줄이려는 뜻입니다.


 새로 지은 학교 건물은 남녀 화장실 구별을 없애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 역시 시대의 흐름입니다.
새로 지은 학교 건물은 남녀 화장실 구별을 없애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것 역시 시대의 흐름입니다. 박현국

사람들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삶은 자연을 파괴하고, 뭇 목숨을 짓밟아왔습니다. 지구상에서 사라진 목숨이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발전과 변화가 필요하다면 자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때입니다.

사람은 집을 짓지만 집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습니다.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는 단순히 기능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집, 삶의 근본과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학교 건물 앞에 계단식 화단이 있어 늘 가까이에서 풀과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소음을 막고, 현대 예술이 추구하는 ‘낯설게 하기’를 나타낸 듯도 합니다.
학교 건물 앞에 계단식 화단이 있어 늘 가까이에서 풀과 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소음을 막고, 현대 예술이 추구하는 ‘낯설게 하기’를 나타낸 듯도 합니다. 박현국

참고 누리집> 류코쿠대학, https://www.ryukoku.ac.jp/ , 도쿄다카나와게이트웨이, https://www.takanawagateway-city.com/ko/, 2025.4.9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맡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옥상벌통 #지구온난화 #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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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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