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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입학을 애태우며 기다리는 어르신들

    [갑이네 시골살이 40] 어르신 입학을 가로막는 경상북도 교육청

    등록 2025.04.09 14:07수정 2025.04.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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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모르는 것을 묻고 가르쳐 주는 어르신들
    서로 모르는 것을 묻고 가르쳐 주는 어르신들 증산초등학교

    올해 초등학교 입학식이 사라진 학교가 184곳이라 한다. 앞으로 이런 학교는 폐교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폐교는 단순히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그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다. 마을이 사라지면 그곳은 황폐해진다.

    국가에서 시골 마을을 살리기 위해 여러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공시설 접근성을 개선하여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연결 도로를 확충하고, 자연을 잘 가꾸고 정리하여 다른 지역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우선해야 할 정책이 학교 살리기여야 한다.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해 나갈 학교가 없다면 누가 시골에 살려 하겠는가? 학교가 있어야 마을이 산다.

    오창민 경향신문 논설위원도 사라지는 초등학교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경북 김천시 증산면에선 동네에 하나뿐인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70, 80대 어르신 10여 명이 입학하는 방법까지 썼다. 이렇게 해서라도 학교를 지킬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경향신문. [여적] 입학생 없는 초등학교. 2025.02.10.)

    위 기사에 나온 것처럼 증산면 주민들은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리고 '증산초등학교 발전위원회'도 만들었다. 그렇게 하여 지난해 학령초과자 15명이 증산초등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런데 올해는 엄연히 입학생이 있는데도 입학하지 못하고 있다. 증산초등학교에 학령초과자 8명이 입학할 예정인데,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어도 입학의 길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이 이에 대한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어려움이 있었다. 학령초과자 15명이 입학하여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데도 경상북도 교육청이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 김천시가 지원한 2,000만 원으로 지난 한 해를 보냈다.


     증산초등학교 학령초과자 무상교육 지원 요청 민원 답변. 1월 20일에 접수하였는데, 두 차례나 연기하고 3월 25일이 되어서야 답변서를 보내왔다.
    증산초등학교 학령초과자 무상교육 지원 요청 민원 답변. 1월 20일에 접수하였는데, 두 차례나 연기하고 3월 25일이 되어서야 답변서를 보내왔다. 정호갑

    올해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증산초등학교 발전위원회에서 학령초과자 무상교육 지원 요청을 2025년 1월 17일에 김천교육지원청에 제출하였다. 김천교육지원청은 민원 처리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한 끝에 지난 3월 25일에야 답변을 보내왔다.

    답변에는 작년과 달라진 내용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마치 신중하게 숙고하였던 것처럼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이다. 입학 시기를 넘기기 위한 꼼수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미 여러 차례 그 내용이 타당하지 않음을 일일이 법과 지침을 들어가며 밝혔는데도 정말 다람쥐 쳇바퀴를 돌리듯 답습하고 있다.


    그래도 답변을 다시 꼼꼼히 읽어 본다.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없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증산초등학교 학령초과자의 의무교육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과 교원 추가 배치를 하지 않음.

    상기 의견을 제시한 배경에는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교원 정원이 감축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 것은 물론 초·중등교육법의 구조와 취지를 감안했을 때 취학의 의무대상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취학의무 대상자들의 행·재정적인 지원이 반사적으로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헌법 제31조 제1항 모든 국민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고, 교육기본법 제8조에 따라 모든 국민이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에 관하여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여 국민이 국가에 대해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할 수 있음을 뜻하지 않으며, 따라서 모든 국민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요구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학령초과자들도 당연히 취학의무 대상자들과 함께 똑같이 행·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교육받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 교육받을 권리에 나이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그 어느 법률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왜 학령초과자들은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교육 예산이 그렇게도 빈약한가? '따뜻한 경북 교육'을 외치는 경북교육청이 과연 할 일인가?

    두 번째로 제시한 이유는, 아무리 읽어도 그 뜻을 이해할 수 없다. 학령초과자들을 위해 새로 학교를 지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학령초과자들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겠다는데 이를 '국민이 국가에 대해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합창 발표회에 참여한 어르신들
    합창 발표회에 참여한 어르신들 증산초등학교

    다시 헌법 31조를 읽어 본다.

    제31조 ①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 ③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⑥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 그리고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그 어디에도 나이가 많아 의무교육 대상자에서 제한한다는 말이 헌법에도 법률에도 없다.

    무엇보다 학령초과자들이 당시 학교에 가지 못한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지 않은가? 당시 초등학교는 의무교육이라지만 등록금을 내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는 극빈의 상황인데 어찌 감히 학교에 다닐 수 있었겠는가?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설움, 그 설움으로 흘린 눈물, 그로 인하여 주눅 든 삶을 헤아려 보았는가? 어린 나이에 가고 싶은 학교도 못 가고 경제 활동에 참여해야 했던 그분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국가가 지금이라도 그토록 원하는 교육의 기회를 주고 다독거려 주어야 하지 않나?

    지난해 입학한 학령초과자는, 학교를 다니게 해 준 교장이 부모보다 더 좋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학교에 와서 배움의 한을 풀게 되었으니 이제 저승에도 갈 수 있겠다고 한다. 그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느낀 마음이 어느 정도인지 헤아려지지 않나?

    적어도 교육을 책임지는 기관이라면 그들의 맺힌 한을 풀어주기 위해 없는 예산도 여기저기서 마련해야 하지 않나? 그것이 진정 교육청, 교육부의 책무가 아닌가?

    그런데 경상북도 교육청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모든 국민이 가진 의무교육의 권리를 왜 이렇게 비틀고자 하나? 도대체 이토록 학령초과자 입학을 막으려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학령초과자 입학은 학교를 살리고, 마을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이 길이 헌법이나 법률에 어긋나지 않는다.

    작년에 먼저 입학한 학령초과자들이 행복하게 학교에 다니는 모습을 보며, 올해는 자신도 꼭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못 배운 설움을 풀고자 애타게 기다리는 어르신들에게 더 이상의 아픔을 드려서는 안 된다.

    경상북도 교육청은 학령초과자 입학을 위해 지금이라도 발 벗고 나서는 것이 '따뜻한 경북 교육'을 실천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관련기사]
    <인간극장>도 나왔는데... '79세 초등생'들 학교가 위기입니다 (https://omn.kr/2aue4)
    "우리도 학생입니다" 일흔 넘은 어르신들이 간곡히 호소한 이유 (https://omn.kr/2aw1k)
    #증산초등학교 #학령초과자 #만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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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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