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미래를 바꾸는 30일 챌린지

푸른별환경전사들과 함께 한 '1일 1 환경실천'

등록 2025.04.12 17:44수정 2025.04.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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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별환경전사'들과 함께 하는 30일 챌린지 참여자 모집
기간 2월 3일부터 3월 11일까지.
누구나 참여 가능.

2025년 구정이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았을 때, 내가 회원으로 있는 여성단체 '울림' 단체방에 올라온 공지였다.

'푸른별환경전사'는 여성단체 울림의 회원 중에서 기후정의 실현을 목표로 만든 소모임으로 '1일 1 환경실천' 챌린지를 진행한다. 최소 한 가지씩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한 뒤 그 내용을 온라인 공간에 인증하면 챌린지 완성. 2024년부터 '푸른별환경전사'들의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1일 1 환경실천'이 부담되어 참여를 망설였다. 올 초에 시작하는 3기에 참여하였고, 3월 11일 마지막 챌린지까지 30일 동안 하루도 빠지지 완주하였다.

30일 챌린지, 왜?

'푸른별환경전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40여 명이 조금 넘는다. 모두 완주를 하지는 못하였지만, 기후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였다. 30일 동안 환경전사들이 인증한 환경을 위한 1일 실천 내용들은, ' 전원코드 뽑기', ' 짧은 거리 걸어 다니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잔반 남기지 않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핸드폰 문자와 사진 삭제' '비닐·종이 제거 후 분리수거 배출', '플라스틱·유리용기 재사용'과 같은 것들이었다.

환경을 위한 실천은 쉽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사실 챌린지라는 이름을 내걸고 수행하기에는 대부분 일상적인 것들이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왜 굳이 '푸른별환경전사'라는 명찰을 달고서 '1일 1 환경실천'을 계획하였을까? 그 해답은 '30일 챌린지'에 숨어 있었다.

실천으로 의식은 변화된다

빈 그릇 챙겨 다니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당에서 남기는 밥을 챙겨온다
▲빈 그릇 챙겨 다니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식당에서 남기는 밥을 챙겨온다 까밉

EM활성액 만들기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세제 만들기
▲EM활성액 만들기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세제 만들기 신박

지금은 마트나 시장에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마트에서 비닐봉지를 무료로 주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장바구니를 이용하는 것이 더 환경적인 활동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들기', '텀블러 휴대' 캠페인이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장바구니와 개인컵을 휴대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개인컵을 휴대한 사람에게 커피값을 할인해 주는 커피전문점이 생겨났다. 개인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푸른별환경전사 중에서도 더 능동적이며 적극적으로 챌린지를 수행하는 회원들이 늘어갔다. 얼쑤회원은 빈통을 챙겨 식당에서 남겨 버려질 밥을 담아 오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신박회원은 'EM활성액'을 직접 만들어 설거지와 집안청소에 사용했다. 또 다른 회원 중에는 텀블러 휴대로 커피값을 할인받는 내용을 인증하였고, 빵집에서 주는 플라스틱 포크를 반납하는 회원, 또 비닐 케이스를 발급처로 반납하는 회원도 있었다. 환경전사로 활동하는 시간을 통해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회원들이 늘어갔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 플라스틱? 해결 못 하면 최악의 발명품 될 것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 개별 포장된 플라스틱 쓰레기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 개별 포장된 플라스틱 쓰레기 김남순

30일 챌린지가 끝나기 하루 전, 마트에서 청경채, 버섯, 두부, 양상추를 샀다. 재료 네 개를 샀을뿐인데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네 개 나왔다. 식재료의 개별 포장이 어제오늘 시작되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무관심으로 허용되던 식품 포장재가 처음으로 문제로 인식되었다.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과대포장으로 발생되는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는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이 되지 않는다. 정책과 기업의 변화 없이는 쓰레기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또 다른 환경전사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세플라스틱의 심각성을 알려주었다.

"별생각 없이 마셨던 티백차에 미세플라스틱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네요. 플라스틱류 섬유로 만들어진 삼각티백뿐 아니라 종이티백도 20% 정도는 코팅이라고. (...) 우리가 매주 카드 한 장 분량 무게의 플라스틱을 먹는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걱정이네요. 집에 있는 플라스틱 용기들 진짜 덜 쓰도록 노력해야겠어요."

플라스틱에 담겨 있는 양념통으로 절로 눈길이 갔다. 간장, 된장, 고추장, 식용유, 소금 등 거의 대부분 주방에서 쓰는 양념들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다. 플라스틱 생수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플라스틱통이나 병을 재사용하는 것에도 우리는 익숙하다. 값싸고 변형이 자유로운 플라스틱으로 우리 생활은 많은 편의를 제공받았다. 우리는 '플라스틱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이다. 그런데 그 편리함이 이제는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플라스틱 시대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있기나 한 것일까?

<쓰레기> 책의 저자인 이동학은 '플라스틱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렸지만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최악의 발명품으로 남을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그의 경고가 아니라도 쓰레기 문제는 전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중국에서 더 이상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이 없을 거라는 발표 이후 많은 국가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동학은 쓰레기 문제의 원인을 '도시화와 과잉생산과 과소비를 부추기는 세계화자본주의 구조에서 ' 찾는다. 그의 말에 의하면 "기후난민은 이미 전쟁 난민 수를 초과하였다." <쓰레기>에서는 기후위기와 쓰레기 문제가 결코 무관하지 않다며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실천, 정책이 세워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특히 플라스틱 쓰레기의 심각성은 완전한 소각도 매립도 되지 않은 채, 아주 작은 형태로 쪼개져 영구히 남기 때문이다.

30일 챌린지는 새로운 시작이다

예전에 비하면 우리 주변의 환경은 너무나 깨끗하다. 도로는 흙먼지 없는 시멘트로 포장되었고, 쓰레기가 흘러내리던 파란 쓰레기통도 거리에서 사라졌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보도되기 전까지는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던 것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오늘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몇 배나 증가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사고 버리고 씻고 분리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물건만이 아니라 쓰레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작년 봄 과수농가에서는 개화기에 내린 서리로 과수에 맺힌 꽃망울들이 냉해 피해를 입었고, 가을 추수가 끝난 벼 밑동이 다시 자라 벼가 맺히는 기이한 일들이 일어났다. 기후변화로 생기는 문제는 식물에만 국한하지는 않는다. 미세한 변화는 곧 인간에게도 위기로 작용된다.

푸른별환경전사들의 '1일 1 환경실천' 30일 챌린지가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하는 이유이다. 환경전사들이 실천했던 사소한 행위들은 지구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조용한 혁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쓰레기 #플라스틱쓰레기 #미세플라스틱 #환경실천 #기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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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귀촌하여 농사를 짓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회문제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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